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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정책토론회를 통해 본 남북학술문화협력사업

 

 

지난 8월 9일 화요일, 프레스센터에서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가 주최하고 한겨레평화연구소가 주관하며, 통일부에서 후원하는 정책토론회가 열렸습니다.

 

개회식에서는 김덕룡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의 인사말과 엄종식 통일부 차관의 축사가 있었습니다.

 

 

김덕룡 상임의장은 “남북학술문화협력 사업은 인도적 차원의 지원과 더불어 사람의 통합을 만들어 나가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남북의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통일한반도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그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본격적인 토론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윤덕희 명지대학교 북한학과 교수가 사회자를 맡았고, 전영선 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의 주제발표가 진행되었습니다.

 

<주제발표>

남북 학술문화협력사업의 현황과 추진방향

 

■ 학술문화협력 사업 추진 현황

 

1. 학술 분야

 

○언어

 

- 남북 사이의 학술 교류는 1990년대 중반 이후 꾸준히 진행되었다. 그러나 보다 전문화되고 본격화된 것은 2000년 이후이다. 2001년 6월 15일 남북은 금강산에서 민족통일대토론회가 개최되었다.

- 주목할 사업은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이다. 이 사업은 남북의 언어학자들이 참여하는 문화통합사업으로 남북이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여 2013년까지 추진할 예정.

 

○역사

 

- 2000년 이후 고대사, 고구려, 일제강점기를 중심으로 진행

- 2004년 2월 28일 평양에서 ‘남북역사학자협의회결성에 관한 합의서’ 합의

- 남북역사학자협의회는 남북공동 학술단체로는 분단이후 최초로 결성된 단체

 

2. 문화재 분야

 

○역사 관련 유물

 

- 북한 지역의 문화재를 남한에서 전시하는 형태로 진행

- 2004년 9월 10일부터 12일까지는 ‘고구려고분군 세계 문화유산 등재기념 남북 공동 전시회’가 금강산에서 열림

- 2007년 5월 18일부터 7월 17일까지는 ‘만월대 남북 공동 발굴’ 조사를 실시

- 이외에도 불교계를 중심으로 한 불사 복원 사업 및 각종 학술 대회 추진

 

3. 방송 분야

 

○남북 방송교류

 

- 국민의 정부 들어 언론사의 방북도 잦아지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현지 취재 경쟁 시작

- 2000년 남북정상회담은 방송교류를 활성화하는 계기

- KBS의 남북정상회담 기념 교향악단 합동연주회, 각 방송사의 평양 뉴스생방송 등을 전개하였고, 방송위원회는 2005년에 제2회 남북방송인토론회를 개최하고 북과 더불어 방송 영상물 소개모임도 가졌다.

- 방송교류 가운데 주목할 만한 교류는 남북합작드라마 <사육신>임. 조선중앙방송위원회가 외주 제작방식으로 진행하여 KBS를 통해 방영. 북한에서 대본작업과 배우, 촬영을 전담하였고 KBS가 제작비와 방송장비를 부담하여 완성된 드라마를 구매·방영하는 방식이었음.

 

■학술문화협력 사업의 특성과 추진 방향

 

1. 학술 분야

 

○언어학 분야

 

- 언어학 분야는 민족어를 보존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남북 사이에 형성되어 있음.

- 언어학 분야의 다양한 교류는 미래 통일사회를 준비한다는 명분도 있음.

 

○역사학 분야

 

- 고구려와 관련한 교류가 가장 많고 다음으로 일제시대, 고조선 관련 교류가 활발.

- 역사가 남북의 역사관 차이가 분명한 만큼 남북이 합의할 수 있는 공통의 역사가 이 시기로 모아짐.

 

○추진방향

 

- 우선적으로 이념적 거부감이 없는 분야를 중심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

- 학술적 측면의 필요성이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진행되어야 함.

 

2. 문화재 분야

 

○역사 관련 학술연구 조사 사업

 

- 남북은 같은 민족으로 반만년의 공통된 역사를 갖고 있지만 남북의 상이한 역사의식가ㅗ 역사관의 차이 때문에 남북이 합의하에 연구할 수 있는 공통의 역사공간이 고구려와 일제 강점기가 중심

 

○문화재 복원과 관련한 종교학술 교류 사업

 

- 종교 관련 문화재 교류는 불교 교류로서의 의미만이 아니라 전통 사찰건축의 복원이라는 점에서 역사 문화재 복원에 대한 남북교류의 의미도 동시에 갖고 있음.

- 남북 간 불교교류 활성화는 물론 남북 화해 협력과 신뢰 형성에 기여

 

○추진방향

 

- 북한의 학술적 연구가 이루어졌거나 역사적 가치가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진행

- 종교계의 꾸준한 복원 노력과 대북지원 사업의 추진 필요

 

3. 방송 분야

 

○사회문화 교류 행사를 통한 방송 언론단의 방북 취재 형태

 

- 특히 2000년 이후 남북교류가 활성화되면서 방송사들이 동행 방북하여 현지에서 진행하는 것을 공중파를 통해 보여줌.

 

○순수 방송언론 분야의 교류

 

- 2006년 11월 ‘남북언론인 토론회’개최

- 2000년 언론인 사장다느이 반북이 있었음

- 2006년 금강산에서 남북언론인 토론회 개최

 

○방송지원

 

- 한국방송위원회의 국제스포츠 위성 중계 지원도 대중적 관심을 환기하는 의미 있는 교류 사업

 

○추진방향

 

- 방송언론 분야의 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은 <사육신>과 같이 남북이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가 있기 때문.

- 남북 합동공연이나 스포츠 중계, 북한 내의 취재는 물론 남북이 받아들일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야 함.

- 정부에서는 ‘학술문화진흥원’의 운영을 적극 검토하여 학술문화분야의 교류에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추진해야 할 필요성

 

 

주제발표 후에는 사례발표 및 토론이 이루어졌습니다.

 

 

 

최호철 고려대학교 교수는 “겨레말 큰사전 사업을 통해 첫째, 남북 언어의 이질과 해소 및 사회문화적 동질감 회복에 기여하고 둘째, 남북 및 해외 언어자료를 집대성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며 셋째, 정기적인 마북 학술 교류 사업 추진을 촉진한다”며 기대효과를 밝혔습니다.

 

신경철 한국고고학회 회장은 “개성 만월대 발굴조사, 고구려고분 발굴조사, 아리랑 무형유산 등재 협력 등, 비정치적이고 중요하며 시급성 있는 사업은 실현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정책적 유연성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마찬가지로 대북제재 중이지만 평양소재 고구려고분 발굴조사 사업에 참여한 일본의 사례를 들며 동북아의 역사전쟁에서 뒤지지 않아야 함을 제언했습니다.

 

이어 이승철 청주고 인쇄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북측소장 고문헌자료는 현재 훼손이 심각한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며 안전한 보존관리 방안을 모색해야 함을 밝혔고, “고문헌조사 협력사업은 문화통일의 초석”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마지막으로 김용기 KBS 남북협력기획단 팀장은 남북방송교류협력사업에 대해서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과연 방송 분야의 남북교류가 가능할까?’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했었다, 하지만 남북이 협력하여 결국은 감동적인 성취를 이루어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2000년대 초에 성사되었던 교류사업 수준을 다시 복원하는 것을 일차적 목표로 삼고 추진해야 하며, 인적 교류를 대폭 확대할 수 있는 공동 제작과 참여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는 말로 마무리 지었습니다.

 

 

통일은 지리적인 국토의 통일, 정치적인 체제의 통일도 중요하지만 심리적, 문화적 통일도 중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토론회에서는 남북학술문화협력사업을 되짚어봄으로써 통일의 탄탄한 밑거름이 될 수 있던 좋은 자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