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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구경만 해도 좋아 <이북도민 체육대회>

 

 다들 시험기간이 한창인 요즘! 상생기자단 역시 주말임에도 시험공부를 하러 학교를 찾았는데요. 학교 옆에 위치한 효창공원 운동장이 평소와 달리 북적거렸습니다. 무슨 행사라도 있나?...하고 기웃거려보니 올해로 28회를 맞은 <대통령기 이북도민 체육대회>가 한창이더군요. 10월 17일 효창공원 운동장에서 열린 이 행사는 북한이탈주민들이 일년에 한 번 한 자리에 모여 실향의 아픔을 함께 나누며 축구, 달리기, 줄다리기 등 다양한 경기를 통해 단합을 다지는 자리인데요. 해마다 대통령을 비롯해 여러 의원들이 참석하여 행사의 의미를 되새기며 이북도민을 격려했고, 올해는 김황식 국무총리가 참여해 자리를 빛내주었습니다.

 

 

 

체육대회에 직접 참여한 분들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운동장에는 '평안남도', '함경북도'라고 쓰인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려있고 색색의 모자를 쓴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 환한 웃음을 띤 채 다양한 경기에 참여하고 계셨습니다. 유독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많이 오셨음을 한눈에도 알 수 있었는데 거동이 불편하심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찾으신 이유는 사람들과 함께 있는 자체만으로도 고향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북적거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옆에 계신 할아버님들과 담소를 나누던 한 어르신께 "오늘 어떤 경기에 참여하셨나요?" 라고 여쭈어보니 "난 구경만 했지. 모처럼 고향 친구들 만나니까 좋구만." 이라고 답변해주셨습니다.

 

 

 

 

 

 

할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나니 이 큰 운동장이 꽉 찰만큼 많은 사람들이 모인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저도 지방에서 서울로 대학을 다니기 위해 고향을 떠나왔는데 가끔 고향친구들을 만나면 마음이 편하고 근심걱정이 모두 사라지는 기분이 듭니다. '고향사람'이라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위로가 되며 고향에 대한 동일한 기억이 서로를 이해하는 큰 힘이 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또 다른 한켠에서는 남한 생활의 힘 든점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계셨습니다. 실례가 될까하여 자세한 이야기를 여쭙진 못했지만 고향을 떠나와도 사는 것이 녹록치 않음을 토로하셨습니다. 하지만 그 곳에 계신 다른 분들이 그 아픔을 이해하면서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조언을 해주는 모습은 참으로 따뜻해 보였습니다.

 

<이북도민 체육대회>는 단순히 경기를 통해 우승을 결정짓는 자리가 아니라 일 년에 한 번뿐이지만 좀처럼 만나기 힘든 이탈주민들이 한 자리에 모여 마음 편하게 하루를 보내고 아픔을 잊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이 의미 있는 행사가 다양하게 열리며 이북도민뿐만 아니라 남한 사람들도 함께 어울리는 특별한 장이 마련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