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하나되는 남북을 꿈꾸다!
-평양예술단 공연 관람 후기-
‘북한의 공연’이라고 하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아가씨들이 과장된 발음으로 ‘아리랑’을 부르거나, 또는 사람들 한 무리가 반듯하게 서서 절도 있게 군무를 추는 모습을 대부분 연상할 겁니다. 반면에 우리나라에선 TV를 틀면 예쁘고 멋진 아이돌 가수들이 번쩍거리는 옷을 입고서 전자음 많은 노래에 맞춰 최신 유행하는 춤을 춥니다. 우리의 문화에 대해 ‘이것이 최첨단이다’, ‘이것이 선진문물이다’라는 생각 탓인지, 북한의 공연을 볼 때면 진심으로 예술을 감상하는 마음보다는 ‘유치하고 미개한 것’이라고 얕보는 마음이 앞서지는 않나요? 60년이란 세월 동안에 남과 북 사이에 너무 많은 것들이 달라져 버린 걸까요?
얼마 전 남북이 하나되는 날을 바라며 북한의 전통무용을 남한에서 공연하고 있다는 예술단이 있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북한에서 직접 예술 활동을 익히고 공연해 온 예술인으로 구성된 예술단이라고 합니다. 바로 평양예술단입니다. 북한에서 노래든 무용이든 예술을 전공으로 배워온 분들이 자신의 재능을 살리는 것이 한국에서 적응하는 데 가장 적절하고 빠를 것이라고 생각하여 자발적으로 뭉친 예술단이라고 하는데요. 상생기자단이 평양예술단의 공연을 직접 보기 위해 찾아가 보았습니다.
지난 2월 11일 목요일, 경기도 부천의 한 백화점에서 평양예술단의 공연이 있었습니다. 상생기자단이 직접!! 보고 왔습니다.(사실은 1월 달부터 공연 취재를 할 수 있겠냐고 연락을 드렸는데, 2월에야 겨우 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어요. 귀한 기회였습니다. ㅎㅎ)
평양예술단의 공연은 어떤 모습일까? 잔뜩 궁금한 마음을 안고 신나게 달려갔습니다~. 마침 비가 오는 날이라 고생고생 하면서 공연장으로 가야 했습니다. ㅜㅜ 힘들게 도착한 공연장! 드디어 공연이 시작되었는데요, 곱게 한복을 입으신 사회자 분이 한때 모 개그프로그램에서 유행했던 ‘꽃봉오리 예술단’ 같은 조금은 익살스런 말투로 소개하는 것부터 이색적이었어요. 한복을 차려 입은 가수와 무용수들이 등장해서 차례차례 공연을 선보였는데요, 북한의 전통 무용을 공연하는 중간 중간에 한국 관객들에게 익숙한 트로트나 유행가 공연도 이어졌습니다. 관객들도 익숙한 유행가는 따라 부르기도 하면서 다들 즐겁게 관람했어요. 정말 환상적이었답니다^^ 안타깝게도 못 보신 분들을 위해 공연 스케치를 살~짝 담아왔습니다.
♬물동이춤
사랑에 빠진 시골 아가씨의 설레는 마음을 표현한 춤이라고 해요. 바깥 날씨는 비 오는 한겨울이지만, 이곳에서만큼은 봄처녀 분위기가 제대로 나네요~ 물동이를 든 무용수들이 음악에 맞춰 하늘하늘 춤추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단순히 물을 퍼 담는 옛날 물건으로만 여겼던 물동이의 둥글둥글한 몸체가 하늘하늘한 무용수들의 몸동작이 어우러지면서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하더군요.
♬사당무
‘남사당패’의 그 ‘사당’을 떠올리시면 될 거예요. 무동 복장을 한 무용수들이 나와서 꼭 날아다니는 것처럼 이쪽저쪽으로 사뿐사뿐 움직이는데, 세 사람만 등장했는데도 무대가 꽉 차 보였어요.
발랄한 봄 옷에서 여름을 나타내는 시원한 파란 옷으로 변신하는 중!
여름 옷에서 샛
노란 가을 옷으로 다시 한 번 변신했네요!마지막으로 눈 같이 새하얀 겨울 옷으로 갈아 입었어요. 다시 봐도 신기한 마술춤!
♬마술춤
봄·여름·가을·겨울 네 계절이 바뀌는 것처럼 각 계절을 형상화한 옷으로 순식간에 갈아입는 마술춤은 단연 백미였어요. 관객 분들도 무용수들이 순식간에 다른 옷으로 갈아입을 때마다 감탄을 지르셨습니다.
♬아방무
궁무의 한 종류인 ‘아방무’는 평양예술단에서 직접 제작했다고 합니다. 음악이나 스케일이 정말 웅장했어요. 북한의 최고 예술단에서 무용을 전공하신 분이 창작한 안무라서 평양예술단에서도 각별히 자랑하는 춤이라고 합니다.
오민지(가명) 평양예술단 부단장님은 “우리가 북한의 문화를 알리는 것도 있지만 우리도 역시 이곳의 문화를 접해야 하기 때문에, 공연을 할 때면 순수 북한의 음악과 무용을 가지고 하는 것보다는 (남한의 공연과) 어울리는 내용이 되도록 합니다. 관중들의 반응이나 호응에 따라 공연을 짜나가는 경향이 있죠.”라고 말했습니다.
평양예술단의 최종적인 목표나 꿈을 물었더니, 오 부단장님은 “대표님이나 단장님이나 꿈이 무척 큽니다. 저희들은 굉장한 큰 꿈을 가지고 있어요. 나중에 통일이 된다면 김일성 동상이 있던 자리에 하나의 큰 극장을 세워서 우리만의 독특한 공연을 하자고 생각해왔습니다. 우리가 북한에서도 자라고 남한에서도 살면서 양쪽의 문화를 다 체험해 온 (남·북한의)일부이니까 우리끼리 꾸며갈 수 있는 우리만의 특색 있는 공연을 하자는 큰 꿈을 가지고 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넋을 놓고 보았더니 어느새 1시간이 훌쩍 지나 있더라구요. 아직도 북한의 예술 공연은 촌스럽다고만 생각하시나요? 글쎄요, 북한의 것은 북한의 것대로, 우리의 것은 우리의 것대로 나름의 매력이 있는 게 아닐까요? 후에 통일된 우리나라에서는 예술의 종류가 지금보다 훨씬 더 다양해지고 폭이 넓어질 것 같아 오히려 좋은 일일 것 같아요. 굳이 평양예술단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북한의 예술을 다들 직접 두 눈으로 꼭! 볼 기회를 가져보았으면 합니다.ㅎㅎ
취재. 김지애 기자 (jiae32@naver.com)
이윤호 기자 (bobos0919@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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