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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과아벨' 탈북처녀 오영지가 꼭 가야할 곳

 


 하나원 나온 오영지가 꼭 가봐야할 곳 


 

 

‘카인과 아벨’에서 탈북처녀 오영지 역을 맡은 한지민이 하나원(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에 입소했다. 그곳에서 국민체조를 하고 배식을 받는 ‘귀염공주’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하나원은 새터민(북한이탈주민)들을 대상으로 한국사회에 조기 적응할 수 있도록 3개월간 사회적응, 6~8개월간 직업훈련을 실시하는 곳이다. 오영지는 이 시설 안에서 많은 사람들을 사귀고 남측생활적응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차근차근 배워나갈 것이다. 그렇다면 제한된 교육기간이 지난 후에는 어떻게 될까? 오영지가 하나원 퇴소 후 ‘똑사시라요’를 외치러 또다시 지하도 계단을 전전해야 하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하나원 퇴소 후에도 오영지의 남한적응과정을 도와줄 기관이 있다. 그곳은 바로 ‘지역적응센터(가칭)’. 통일부는 새터민이 지역사회에 적응하고 정착하는 것을 돕고자 올해부터 새롭게 지역적응교육을 실시하기로 하였다. 지역적응교육은 ‘새터민이 새로운 삶의 터전인 남한에서 취업을 하고, 학교를 다니며, 주민들과 교류하는 과정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들이 우리사회에 굳건하게 뿌리내리도록 돕고자 하는 프로그램인 것이다. 이에 지역적응교육을 실시할 ‘지역적응센터’ 3곳을 이미 지정하였으며, 오는 3월말 정식으로 개소할 계획이다.


서울 북부(노원·강북·성북·동대문구)는 ‘공릉종합사회복지관’, 경기 서부(김포·부천·광명·군포·안양·의왕)는 ‘덕유사회복지관’, 대구는 ‘북한이주민지원센터’를 지정하였다. 올해 지역적응교육은 이렇게 시범적으로 서울·경기의 일부 지역과 대구에서 시행하고, 내년 이후부터 단계적·체계적으로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하나원에서 교육기간을 마쳐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자 마음이 조급해진다. ‘다시 '똑’을 팔러 지하도로 나가야 하나..' 막막하기만 하다. 그러던 중 한 선생님이 내게 누군가를 소개시켜준다며 데리고 나갔다. 하나원 퇴소후에 나를 도와주실 분이라고 한다. 처음 보는 분인데도 웃음이 한없이 따뜻하다. 나는 정말 복 받은 사람인가보다. 하나원에서도 그렇게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는데, 이제 ’공릉복지관‘에서 또 고마운 도움을 받게 되었으니.

  내가 하나원에서 활동한 여러 가지 정보자료가 공릉복지관으로 송부되고, 이를 토대로 내게 어러가지 도움을 주고 계신다. 한달에 두 번씩 가정방문을 해주시며 일상생활부터 경조사까지, 내 가족처럼 챙겨주신다. 같이 모여서 교육받을 때는 할 수 없었던 깊은 이야기까지 선생님과 나눌 수 있어 다행이다.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서러움과 외로움이 사르르 녹는 느낌이다. 내 이웃집에 있는 새터민 중학생 영수는 이런 경우에 맞춘 무료공부방과 장학금 지원 등을 받고 있어, 즐겁게 학교에 잘 다니고 있단다.

  한번은 몸살로 앓아누웠는데 혼자 있어 병원도 가지 못하고 밥도 먹지 못하던 차에, 가정방문 의료단이 방문을 두드린 적이 있다. 누군가 옆에서 든든한 도우미 역할을 해주고 있다는 생각에 감사의 눈물이 흘렀다.

  오영지, 나의 하루는 매일매일이 크리스마스같다. 가끔 문 앞에 생필품이나 밑반찬 등이 배달되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명절에는 함께모여 떡국도 먹고, 송년행사나 명랑운동회도 연다. 며칠 전에는 새터민 합동 결혼식도 열렸는데, 나도 저런 아름다운 결혼식의 주인공이 될 수 있겠지?

  비록 새로운 곳에서 적응하는 것이 외롭고 힘겨운 싸움일지라도, 이렇게 고마운 사람들이 옆에 있고 행복한 일들이 함께하는 이상 앞으로 웃을 일만 가득할 것 같다.

 

위의 글은 오영지가 하나원 퇴소후 ‘공릉종합사회복지관’에 인도됐을 경우를 가정하여 쓴 글이다. 오영지처럼 하나원에서 교육을 마친 새터민들을 위해 3주간 교육을 포함하여 1년간 북한이탈주민의 지역사회 적응을 도울 예정이다. 지역센터들은 각 지역에 정착하는 새터민들에게 친근한 이웃으로서 각종 어려움을 현장에서 해결해주는 종합지원센터로서 자리잡아 갈 것이다.


참, 이제 막 개소하는 ‘지역적응센터’의 이름은 국민여러분의 따뜻한 관심이 담긴 새이름으로 교체되길 바란다. 3월 11일부터 17일까지 통일부홈페이지에서 '지역적응센터 명칭 공모전'이 진행되며, 총24명의 입상자들에게 140만원상당의 상품권이 지급된다. 새터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불어넣는 새로운 삶의 터전이, 우리의 이웃을 감싸 안는 정성스러운 손길이 느껴지는 새이름을 달고 힘찬 발돋움을 내딛기를 기대해본다.


 

통일부 정책협력과 한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