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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문화공간

[영화로 보는 북한 ⑨] 삶의 슬픔이 침묵으로 흐르는 곳 : <두만강 (Dooman River, 2009)>

  '두만강'은 백두산의 동남쪽 대연지봉 동쪽 기슭에서 발원하는 석을수를 원류로 하여 마천령산맥과 함경산맥에서 발원하는 대지류를 합해 동해로 흘러드는 강입니다. 저는 지난 6월 30일~7월 5일에는 중국 대련~연길까지의 여정으로 '북중접경지대'를 탐방하고 왔는데요, 6일차에는 직접 두만강에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두만강에서는 약 100m의 다리만을 두고 북한과 중국이 마주보고 있습니다. 바로 눈앞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갈 수 없고, 사진에 조차 담을 수 없다는 사실에 많은 분들이 가슴 아파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인지 영화 <두만강 (Dooman River, 2009)>은 그 제목부터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국경이라는 경계 혹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야기에서, 삶의 슬픔이 침묵으로 흐르는 그곳에 담긴 그들의 절규가 들려옵니다. 

 

 

 

창호(조선족 소년)(최건), 정진(북한 소년)(이경림)

창호 할아버지, 창호 누나 순희(윤란)

 

 

 

12살 창호는 연변 조선족 자치주와 북한 함경도를 사이에 둔 두만강 변의 한 마을에서

할아버지, 누나 순희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어릴 적 두만강에 빠진 누나 순희를 구하려다 익사하였고,

그 충격으로 순희는 말을 못하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한국으로 돈 벌러 떠나고 없습니다.

 

 

창호네 마을 사람들은 가난한 살림에도 불구하고 강을 건너온 탈북자들에게

식량이나 은신처를 제공하며 인간적인 정으로 그들을 도와주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창호는 식량을 구하기 위해 강을 넘나드는 북한 소년 정진과 만나게 됩니다. 

 

 

우연히 마주하게 된 둘, 먹을 것을 달라는 정진에게

창호는 대신 같이 축구를 해달라며 부탁을 들어줍니다.

 

 

그렇게 둘은 '친구'가 되었습니다.

 

 

정진은 무슨 일이 있어도 축구시합에 함께 나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합니다.

.

.

.

그런데

그 후 자주 넘어오는 탈북자들로 인해 마을사람들이 피해를 입게 되면서

소년들의 사이도 점차 멀어집니다.

 

 

한편 어느 날 밤 창호네 집에 찾아와 숨겨달라고 애원하는 탈북자를

창호의 할아버지가 창고에 숨겨줍니다.

 

 

다음 날 창호와 할아버지가 시내에 나간 사이

누나 순희는 탈북자 남성에게 음식을 대접합니다.

그러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게 되고... 이 일로 순희는 임신을 하게 됩니다.

.

.

.

마을의 분위기와 누나의 사건으로 창호는 탈북자들에게 분노하게 됩니다.

그렇게 정진마저 증오의 대상이 되어 그를 때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축구시합 당일, 정진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시 한 번 목숨을 걸고 마을로 옵니다.

이 모습을 보며 창호는 정진의 진심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창호의 친구가 이를 공안에 신고하여

정진이 잡혀가게 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를 보며 창호는 정진을 풀어달라고 공안의 지붕에 올라가서 애원합니다.

그러다

지붕 아래로 스스로 몸을 던집니다...

 

 

 

* 인터뷰 출처 : KTV 생방송 모닝 와이드 - 영화 매거진 (http://www.ktv.go.kr/program/contents.jsp?cid=375517)

 

 

장률 감독 :  "<...라구요>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아버지가 살아계실 적에 꼭 한번이라도 죽기 전에 두만강에 꼭 한번 가고 싶다 그런 가사가 있습니다. 한국의 많은 사람들도 옛날에 그 두만강을 건너갔다가 돌아온 사람들도 있고, 아직까지 그 공간에 사는 사람들의 희로애락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같은 민족의 같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강이라고 생각합니다."

 

<...라구요>

                                                                                   강산에 1집 수록곡

두만강 푸른물에 노젓는
뱃사공을 볼수는 없었지만
그 노래 만은 너무 잘 아는 건
내 아버지 레파토리
그 중에 십팔번이기 때문에
십팔번이기 때문에
고향 생각나실 때면
소주가 필요하다 하시고
눈물로 지새우시던 내아버지
이렇게 얘기했죠 죽기전에
꼭 한번만이라도 가봤으면
좋겠구나 라구요-

눈보라 휘날리는 바람찬
흥남부두 가보지는 못했지만
그 노래만은 너무 잘 아는건
내 어머니 레파토리
그 중에 십팔번이기 때문에
십팔번이기 때문에
남은 인생남았으면 얼마나
남았겠니 하시고
눈물로 지새우시던 내어머니
이렇게 얘기했죠 죽기전에
꼭 한번만이라도 가봤으면
좋겠구나 라구요-

 

 

질문  : 어떤 시선으로 영화를 보면 좋을까요?

 

장률 감독 : "보통은 사건, 이슈… 그쪽으로 많은 관심을 가집니다. 그래서 그것보다는 그 안에 사는 한 사람 한 사람의 희로애락에 관심을 두셨으면 좋겠습니다."

 

 

 

  영화의 포스터는 작품을 보기 전부터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얼음판에 누워 웅크려 있는 창호. 이는 바로 12살 소년이 '죽는 것이 무언인지 상상을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두만강 근처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탈북 도중에 추위로 인해 목숨을 잃는 사람들을 보는 것이 일상이었다고 합니다.

  영화 속 소년들은 길을 가다가 일행 중 누군가가 죽어도, 이내 각자 제 갈길을 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는 어린 소년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상황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울 정도로 참담하고 뼈아픈 광경입니다. 그렇지만 감독은 탈북자들을 단순한 동정의 대상으로 그리지 않고, 인간이 생명의 위협을 받는 극한의 상황에 처했을 때 어느 정도로 잔인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탈북자 남성이 자신을 숨겨주고 음식을 나눠준 창호의 누나 순희에게 범죄를 행하는 부분). 이를 통해 우리는 인간성 상실을 비롯한 삶을 위협하는 여러 문제들의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됩니다.  

  이처럼 영화 <두만강>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사람들, 그리고 이를 지켜보며 함께 그 경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사실적이고 세밀하게 그렸습니다. 꽁꽁 얼어있는 두만강, 차가운 칼바람의 소리. 영화를 보고난 후면 여러분께서도 추위와 삶의 고통으로 점철된 얼어버린 두만강 위를 창호와 함께 걷는 기분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겨울의 한가운데, 지금 이토록 우리의 마음을 춥게 만드는 것이 비단 겨울날씨 때문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며... 

지금까지 영화 <두만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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