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배기찬 박사의 '새 코리아' 이야기

 ▲CCC여름수련회 모습▲CCC여름수련회 모습

 지난 8월 24일부터 28일까지. 강원도 평창에 8천여 명의 대학생들이 모였습니다. 그 이유는 한국대학생기독교선교회(CCC)에서 주최한 수련회 때문인데요. 이곳에서는 예배뿐만 아니라 이 사회를 이끌어갈 대학생들을 위한 여러 강의들도 열렸습니다. 많은 강의들 중 저희 기자단 눈에 띈 강의는 단연 북한과 통일.
북한과 통일에 관련된 강의가 무려 5개나 열려 어디를 찾아가야 할지 고민이 되었는데요! 그 중 가장 뜨겁고 열정적으로 북한에 대해 알기 원하고 통일을 위해 기도하는 대학생들이 모인 ‘분단 70년과 새코리아, 통일코리아’ 강의로 향했습니다.


 분단 70년과 새코리아, 통일코리아 강의는 배기찬 박사의 짧은 이야기와 학생들의 질의응답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강의를 맡은 배기찬 박사는 2007~08년까지 대통령비서실 안보정책실 동북아비서관으로 일했을 뿐만 아니라 2007년 10월에는 남북정상회담 수행원으로 평양에 방문 하신 적이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한 분이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강의를 듣는 학생들의 열기와 질문을 하기 위한 모습은 더욱 뜨거웠고 배기찬 박사도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언급했습니다.

▲배기찬 박사▲배기찬 박사 (출처:네이버 프로필)

(박사님의 이야기를 재구성하여 작성했습니다.:-)

  저는 대학시절 통일을 위해 살아야겠다고 다짐한 후 주로 통일, 남북관계, 동북아 국제관계, 국제 정치에 대한 연구를 계속 해왔어요. 그러다 지난 노무현 정부시절에는 故 노무현 대통령의 비서관으로서 남북정상회담 수행원으로 평양을 방문했죠. 그리고 10.4 합의문을 작성하고, 김정일을 만나보기도 했어요.
그동안의 과정에서 느낀 것을 여러분께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그동안 우리는 남한과 북한이 합하면 ‘통일’ 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옛날, 특히 1960~70년대에는 분단되기 이전의 모습을 되찾는 것이 통일이라고 여겨왔죠. 그런데 지난 70년 동안 남북은 너무 많이 변했어요.
남한은 건국 이후 엄청난 변화와 발전을 이루어냈지만 북한은 경제적, 사회적으로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죠. 물론 나아가서는 남한도 그렇게 완벽하고 행복한 나라는 아니지만요. 그러니 이제는 단순히 분단 이전으로의 회복을 통일이라고 볼 수 없고, 그런 상태가 바람직하지도 않아요.
그래서 저는 통일은 ‘새 코리아’ 라고 말합니다. 통일은 나라를 새롭게 만드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결국 저는 통일이라는 것은 모든 동포, 8천만 코리언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살리며 행복하게 사는 나라를 만드는 창조적인 과정이라고 봐요. 기존에 생각 하던 통일을 보면 남과 북을 적절히 통합시키거나, 현재 남한 체제를 북한에 확장시키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그러한 통일에서는 통일세대인 젊은이들이 할 일이 별로 없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새 코리아를 만드는 창조적 과정에서는 젊은이들이 할 일이 많을 겁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해 통일 코리아를 설계해나가며 조금씩 변화해야 해요. 그렇게 이루어낸 통일에서 통일 된 새 나라를 만들어 나가는 세대는 젊은 세대가 될 거에요. 그 때는 남한과 북한이 하나 된 젊은 세대가 통일코리아를 가꾸어가겠죠.

 저는 대학시절 통일에 헌신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이렇게까지 분단이 오래갈 줄 몰랐어요. 사실 이렇게 오래갈 줄 알았으면, 통일을 꿈꾸지 않고 돈이나 벌었을 거 에요. 한 1~20년 갈 줄 알았는데.. 지뢰폭발이나 확성기 사건을 보면 지금까지 통일을 위해 일해 온 것이 허무하기도 해요.
하지만 통일을 위한 꿈을 버릴 수 는 없어요. 이제는 여러분들이 함께 통일을 위해 헌신하고 일해야 할 때입니다.

‘분단 70년과 새코리아, 통일코리아’ 라는 강의 제목의 뜻이 무엇일까 궁금증이 풀리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그저 평화통일만을 생각하고, 통일을 하면 어느 체제로 어떻게 운영되어질지 막연한 물음만 반복해왔는데 박사님께서는 ‘새 코리아’ 라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통일 된 대한민국의 모습을 꿈꾸게 하셨습니다.

박사님의 짧은 이야기 후, 학생들의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분단 70년과 새코리아, 통일코리아 강의▲분단 70년과 새코리아, 통일코리아 강의

- 어떠한 계기로 대학시절 통일을 위한 꿈을 꾸게 되셨는지
 고향이 대구 농촌인데, 아주 보수적인 동네였어요. 저는 나름대로 공부를 잘해서 서울대에 입학하게 되었고, 시골에서 서울대에 갔으니 엄청난 일이며 집안에서도 기대가 컸죠. 저도 출세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그런데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서울대 같은 곳은 데모를 많이 한대요. 그런데 데모를 하다 잡히면 무조건 정학 아니면 퇴학이니까 출세해야하는 저는 절대로 데모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죠. 그러던 중 봄에 또 데모를 하는데 사복 경찰이 여학생을 잡아가는 거 에요. 긴 머리 여학생의 머리채를 잡고서는 끌고 가요. 그니까 사나이 가슴에 불이 났죠.
가만히 내버려두자니 사나이 가슴이 봐주지를 않고, 구하려 하면 저도 잡혀가니깐 안절부절 못했어요. 자칫하면 인생이 끝나니깐.. 이를 계기로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인생이 과연 무엇이고, 인생에서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다가 ‘사랑’ 이 중요함을 알고 사람 사이의 사랑에서 두 사람이 하나 되듯이 민족 간의 사랑은 ‘통일’ 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인생의 가치 있는 일을 위해 민족의 사랑인 ‘통일’을 위해 사는 꿈을 꾸게 되었어요. 그 뒤로는 데모도 무서워하지 않고 참여하는 변화 된 삶을 살기 시작했죠.

 보통의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특별한 계기로 통일을 꿈꾸게 된 박사님께서는 지금까지도 북한과 통일에 대한 연구를 하시며 '새코리아'를 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박사님이 생각하시는 통일의 과정은 어떤 것인지
 우선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이라고 공식적인 대한민국 정부의 통일방안이 있어요. 이 통일방안은 3단계로 이루어지는데 1단계는 교류협력단계, 2단계 국가연합단계, 3단계 완전통일단계에요.
1단계인 교류협력단계부터 차근차근히 나아가 연합을 하고, 완전통일을 하겠다는 방안이죠. 이는 보수정부 시절 만들어지고 이후로 계속 개선, 입각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러한 방안을 두고 여러 상황에서 정책이 달라지다보니 북한이랑 자꾸 부딪히는 거라고 생각을 해요. 일관성이 없다보니 북한은 불안해서 핵도 만들고, 도발도 하게 되죠. 오히려 일관되게 3단계 통일방안에서 교류협력단계를 20년 이상해오고 점차 2단계, 3단계 나아갔다면 남과 북의 사이가 더욱 좋지 않았을 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통일의 과정은, 일관적이고 합의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먼저 말한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의 단계를 일관성 있게 지키는 것이 필요해요. 철도와 도로 보수 등을 도와주고, 부족한 식량을 채워주는 등 지속적으로 교류한다면 북한도 불안해하지 않을 겁니다. 그런 뒤에 연합을 하고, 통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여기서 전제되어야 하는 것은 통일은 남과 북이 모두 합의해야 한다는 것이에요. 물론 북한이 합의하려면 오래 걸릴 수밖에 없어요. 왜냐하면 북한사람들의 의식을 바꿔놓아야 하기 때문이에요. 이를 위해 상호신뢰를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서로 왕래를 하고 정보를 소통하는 과정을 밟다보면 신뢰도 쌓이고, 합의를 통한 통일도 가능해질거에요.

▲분단 70년과 새코리아, 통일코리아 강의▲분단 70년과 새코리아, 통일코리아 강의

 ‘분단 70년과 새코리아, 통일코리아’ 강의는 짧았지만 강렬한 인상을 안겨주었습니다. 통일을 꿈꾸는 청년들이 얼마나 될지 기대하지 않았던 처음과 달리, 북한과 통일에 대한 많은 강의와 그 강의를 들으러 온 학생들의 열정적인 모습을 보니 통일시대를 열어갈 젊은이들이 있어서 든든했고 저희 또한 통일을 꿈꾸고 알리는 청년이 되리라 다짐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그 동안 생각해보지 못했을 ‘새 코리아’ 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통일이란 둘이 합쳐지거나, 하나의 모습으로 변하는 것이라고만 여겨왔을 것입니다. 통일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는 배기찬 박사의 말은 앞으로 통일을 위해 일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많은 자극이 될 것입니다. :-)

 

여러분의 공감 하나가 통일부기자단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글 내용에 공감하셨다면, 공감을 꾸욱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