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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문화공간

[집에서 만드는 북한요리4]놋쟁반에 끓여 먹는 보양음식 '어복쟁반'

 

집에서 만드는 북한요리 4

 
놋쟁반에 끓여 먹는 보양음식   어복쟁반

 

 잠을 설치게 하던 더위도 어느새 자취를 감추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기분 좋게 느껴지는 9월이 다가오면 여름내 땀으로 흘려보낸 원기를 회복시켜줄 음식을 찾게 된다. 이럴 때는 온 가족이 둘러앉아 보글보글 끓이면서 먹는 전골이 제격이다. 특히 부드럽게 삶아낸 양지머리와 유통(젖가슴살), 우설(소혀) 등의 편육과 배, 버섯 등을 넣고 육수를 부어 식탁에서 끓이면서 먹는 어복쟁반은 국물이 시원하고 담백하여 맛이 일품일 뿐만 아니라 국물에 메밀국수를 말아 먹는 색다른 묘미가 있는 이북 음식이다.
평안도에서는 소의 뱃살을 일컬어 ‘어복’ 이라 하는데, 어복쟁반은 소의 배 부위인 양지머리를 주재료로 사용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또한 ‘어복장국’이라고도 하고 ‘소고기쟁반’이라고도 하는데, 육당 최남선은 ‘어복장국’이라 한 것은 쟁반은 그릇을 일컫는 것으로, 그릇을 먹을 수는 없으므로 장국으로 표현한 것으로 추측하였다.
평안도지방은 예로부터 메밀이 많이 생산되어 보통의 음식과 달리 전골인 어복쟁반에도 일반 밀국수가 아닌 메밀국수를 넣고 즐겨먹었다. 어복쟁반에 들어가는 메밀은 찬 성질을 갖고 있는데 쇠고기와 배가 이러한 메밀의 찬 성질을 완화시켜 주며, 메밀속의 단백질 분해효소가 고기의 소화를 도와주기 때문에 서로 궁합이 아주 잘 맞는 음식이라 하겠다.
어복쟁반에는 재미있는 일화가 전해지는데, 아주 오랜 옛날 지금의 평양 지방에 쇠고기를 무척 즐겨먹던 임금이 병에 걸려 기름기를 없애고, 맛있게 고기를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들어 내라는 명령을 내렸다. 따라서 요리사는 놋으로 만든 쟁반에 기름기를 뺀 쇠고기 편육과 여러 가지 채소를 곁들여 육수를 부어 끓여 먹는 음식을 올려 크게 칭찬을 받았는데 그 놋 쟁반의 가운데가 움푹 들어가 뒤집어 보면 임금의 배를 닮았다고 하여 ‘어복쟁반(御腹錚盤)’이라 하였다고 전해진다. 즉 어복쟁반의 생긴 모양이 쟁반요리를 좋아했던 왕의 배꼽을 닮아서 그렇게 붙여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와 같이 어복쟁반은 반드시 둥근 놋쟁반에 담는데 놋그릇은 닦으면 닦을수록 빛이 나고 세월이 지날수록 그윽한 아름다움을 갖는 특징이 있는 그릇으로 식품의 독성을 가려내며, 식중독균을 죽이는 살균작용도 한다. 따라서 놋그릇은 음식을 먹는 사람들의 건강까지 배려하는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있는 그릇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찬 음식은 차게, 더운 음식은 더욱 따뜻하게 먹는 것이 음식의 제 맛을 살리는 비결 중의 하나인데 놋그릇은 보온성이 탁월해 음식을 담았을 때 따뜻한 온도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어 어복쟁반의 맛을 더욱 상승시켜준다.
어느덧 더위가 가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는 9월이 되었다. 이 가을에 온가족이 둘러 앉아 어복쟁반으로 삼복 더위에 지친 원기를 회복하여 보는 것이 어떨는지 권해 본다.

 

  

  

 

      어복쟁반 만들기

 

 

[재료 및 분량]

 

 

도가니 600g(½개),우설 200g, 쇠고기(양지머리) 200g, 물 3.4kg(17컵),향채 : 파 50g, 마늘 50g, 청장 15g(2½작은술), 소금 2g(½작은술), 표고버섯 25g(5장),느타리버섯 150g

양념 : 소금 4g(1작은술), 참기름 8g(2작은술)

달걀 120g(2개), 배 125g(¼개), 잣 10g(1큰술),  메밀국수 100g

양념장 : 청장 45g(2½큰술), 굵은고춧가루 2.2g(1작은술), 다진 파 14g(1큰술), 진 마늘 8g(½큰술), 깨소금 2g(1작은술), 참기름 6g(½큰술)


[만드는 법]

 

1. 도가니와 우설은 물에 담가 1시간 마다 물을 갈아주면서 핏물을 빼고, 쇠고기는 면보로 핏물을 닦는다. 향채는 손질하여 깨끗이 씻는다.

 

2. 배는 손질하여 폭․두께 0.5㎝ 정도로 채 썰고(100g), 잣은 고깔을 떼어 면보로 닦는다.

 

 

 

 

3. 냄비에 물을 붓고 센불에 올려 끓으면, 도가니와 우설을 넣고 5분 정도 튀하고 우설은껍질을 벗긴다. 냄비에 다시 도가니와 우설, 물을 붓고 센불에 올려 끓으면, 중불로 낮추어 3시간 정도 끓인다. 끓이는 도중에 뜨는 거품과 기름을 걷어 내고, 쇠고기와 향채를 넣고 1시간 정도 더 끓인다.

 

 

 

 

4. 도가니, 우설, 쇠고기는 건져서, 가로 3cm 세로 4cm 두께 0.3cm 정도로 썰어, 편육을 만들고 양념의 ½량을 넣고 양념한다. 국물은 식혀서 면보에 걸러(800g), 청장과 소금으로 간을 맞추어 장국을 만든다.

 

 

5. 표고버섯은 물에 1시간 정도 불려, 기둥을 떼고 물기를  닦아 폭 0.5cm 정도로 채 썰고, 느타리버섯은 끓는 물에 데쳐서 폭ㆍ두께 1cm 정도로 찢어 나머지 양념 ½량을 넣고 양념한다.

 

 

 

6. 냄비에 달걀과 물, 소금을 넣고 센불에 올려 끓으면 중불로 낮추어 12분 정도 삶고, 물에 담갔다가 껍질을 벗겨서 길이로 4등분 한다.

 

7. 냄비에 물을 붓고, 센불에 올려 끓으면 메밀국수를 넣고 삶다가 끓어오르면 100g(½컵)의 물을 붓고 끓어오르면 다시 100g(½컵)의 물을 더 붓고 30초 정도 삶아 건져서, 물에 비벼 씻어서 물기를 뺀다(210g).

 

8. 전골냄비에 양념한 편육과 버섯 · 달걀 · 배 · 잣을 올린 후 메밀국수를 돌려 담고, 장국을 부은 다음 센불에 올려 끓으면, 중불로 낮추어 끓이면서 먹는다. 양념장을 곁들여 낸다.

 

 

  

 [필자소개]

윤숙자 교수는 대한민국의 요리 연구가이자 대학교수이다. 숙명여자대학교 식품영양학 석사과정과 단국대학교 식품영양학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배화여자대학교 전통조리과 부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소장 겸 식품조리학과 교수을 맡고 있다. 또한 떡.부엌살림 박물관의 소장이다.

<주요저서>

  • <우리의 부엌살림> (1997년) (삶과 꿈)
  • <한국전통음식> (1998) (지구문화사)
  • <한국의 시절음식(時節飮食)> (2000년) (지구문화사)
  • <쪽빛마을 한과> (2002년) (질시루)
  • <떡이 있는 풍경> (2003년) (질시루)
  • <굿모닝 김치> (2003년) (질시루)
  • <아름다운 혼례음식> (2006) (질시루)
  • <한국의 떡 한과 음청류> (2006) (지구문화사)
  • <아름다운 우리 술>(2007) (질시루)
  • <윤숙자 교수와 함께하는 한국음식 기초조리> (2007) (지구문화사)
  • <알고 먹으면 좋은 우리 식재료 Q&A> (2008) (지구문화사) - 최봉순, 최은희와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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