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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문화공간

[집에서 만드는 북한요리1] 더위 물리치는 여름만두 '개성편수'

집에서 만드는 북한요리 1


 더위를 물리치는 여름만두 “개성편수(片水)

  

  예나 지금이나 여름을 나기 위해 계곡이나 바닷가를 찾는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요즘 사람들은 민소매 옷이나 잛은 옷으로 여름을 나는 것에 반해 우리 세대들은 여름을 준비하기 위해 작은 바람에도 살결이 느껴지는 모시옷을 지어 입고는 했다.

 

  내 고향 개성에서는 더운 여름이면 보일 듯 안보일 듯 살결이 비치는 모시옷처럼 얇게 밀어 속이 훤히 비치는 여름만두 편수를 즐겼다. 편수는 보통의 만두와 달리  네모지게 빚어 차가운 육수에 띄워 먹는 만두 로, 그 모양이 마치 물 위에 조각배가 떠 있는 모습과 같다 하여 편수(片水)라 이름지어 졌다고 한다.

 

  ‘편수(片水)’는 일명 ‘개성의 만두(饅頭)’라고도 하는데 음력 6월 15일 ‘유두절(流頭節)’에 먹는 대표적인 시절음식(時節飮食)으로 추운 겨울철에는 고기만두가 으뜸이고, 더운 여름철에는 애호박과 꿩고기를 이용한 ‘편수(片水)’가 으뜸이라 하였다. 요즘 사람들에게는 낮선 음식 중 하나인 편수는 밀가루 반죽을 얇게 밀어 사방 7cm정도 크기로 정사각형으로 잘라, 잘 상하지 않도록 쇠고기와 호박, 표고버섯을 볶아서 소로 넣고 네 귀를 한데 모아 네모지게 빚어 찐 다음 차게 식혀 그낭 먹거나 시원한 장국에 띄워 먹는 음식이다. 따라서 보통의 만두와 달리 채소로 소를 만들어 맛이 담백할 뿐만 아니라 하얀 만두피에 비치는 푸른 빛깔이 눈을 시원하게 하며, 편수를 한입 물었을 때 아삭하게 씹히는 소리는 불볕 더위도 잊게 한다.


편수는 원래 차게 먹는 음식이지만 개성지방에서는 ‘편수국(片水湯)’이라 ‘이열치열(以熱治熱)’ 뜨겁게 즐기기도 하였으며, 소로 돼지고기, 닭고기, 쇠고기를 고루 넣고 두부와 숙주, 배추김치를 듬뿍 넣는 것이 특징이다. 예부터 만두의 맛은 소가 중요하다고 하여 ‘소 먹자는 만두요, 떡 먹자는 송편’이라는 말이 있듯이 만두는 껍질이 얇고 소가 가득하여 충실해야 맛있다. 따라서 집집마다 편수에 들어가는 재료와 모양, 맛 등을 다양하게 하였는데, 편수의 속으로 호박과 숙주 이외에도 부추나 버섯을 넣고 빚기도 한다.

 

더운 여름을 푸념하기 보다는 푸른 바닷물에 조각배가 띄워진 것과 같이 시원한 편수 한 그릇으로 무더위를 물리치던 조상의 지혜를 되새겨 보는 것이 어떨런지 권해본다.

  

  편수 만들기 

 

< 재료 >

  

 

* 육수 : 쇠고기(양지머리․사태) 200g, 물 2kg(10컵), 청장 9g(½ 큰술), 소금 8g(2작은술)
* 향채 : 파 40g, 마늘 20g
* 만두피 : 밀가루 190g(2컵), 소금 2g(½작은술), 물 90g(6큰술)

* 숙주 250g, 물 1kg(5컵), 소금 2g(½ 작은술)

* 애호박 150g(½개), 소금 1g(¼ 작은술)

* 다진 쇠고기(우둔) 150g

* 표고버섯 15g (3장)

* 양념장 : 간장 18g(1큰술), 설탕 4g(1작은술), 다진 파 4.5g(1작은술), 다진 마늘 2.8g(½ 작은술), 후춧가루 0.3g(⅛작은술), 깨소금 2g(1작은술), 참기름 4g(1작은술)

* 잣 10g(1큰술) *찌는 물 2kg(10컵)

* 달걀 60g(1개) *미나리 15g(3줄기), 밀가루 3.5g(½큰술), 식용유 13g(1큰술)

* 초간장 : 간장 18g(1큰술), 식초 15g(1큰술), 물 15g(1큰술), 잣가루 3g(½큰술)

 
<재료준비>

 

1. 육수용 쇠고기는 면보로 핏물을 닦고, 향채는 손질하여 깨끗이 씻는다. 냄비에 쇠고기와 물을 붓고, 센센불에 올려 끓으면 중불로 낮추어 30분 정도 끓이다가 향채를 넣고, 20분 정도 더 끓인다. 쇠고기는 건지고 육수는 식혀서 면보에 걸러 청장과 소금으로 간하여 육수를 만든다.

 

2. 밀가루에 소금과 물을 붓고 반죽하여, 젖은 면보에 싸서 30분 정도 둔다.

 

 

3. 숙주는 꼬리를 떼고 깨끗이 씻고, 애호박은 깨끗이 씻어서 길이 4㎝ 정도로 잘라서 돌려깍아 채 썰고 소금을 넣어 살짝 절인 다음 물기를 닦는다.


4. 다진 쇠고기는 면보로 핏물을 닦는다. 표고버섯은 물에 1시간 정도 불려, 기둥을 떼어 내고 물기를 닦은 후, 채 썰어 양념장으로 각각 양념한다. 잣은 고깔을 떼고 면보로 닦는다. 

 

  
5. 달걀은 황백지단을 부치고, 미나리는 초대를 부쳐 길이 2㎝ 정도의 마름모꼴로 썬다.

 

6. 초간장을 만든다.




<만드는 법>

 

1. 냄비에 물을 붓고 센불에 올려 끓으면 숙주와 소금을 넣고 데쳐서 물기를 뺀 다음 길이 0.5cm 정도로 썬다.

 

2. 팬을 달구어 식용유를 두르고, 애호박, 쇠고기, 표고버섯을 각각 볶아서 식힌다.

 

3. 숙주와 애호박, 쇠고기, 표고버섯을 한데 넣고 섞어서 편수 소를 만든다. 밀가루 반죽은 밀대로 두께 0.2cm 정도로 밀어 가로․세로 7cm 정도로 썰어서 만두피를 만든다.

 

 
4. 만두피 가운데에 편수 소를 놓고 잣을 2개정도 넣어 네 귀를 한데 모아 붙여서 네모지게 편수를 만든다.

 

5. 찜기에 물을 붓고 센불에 올려 김이 오르면 젖은 면보를 깔고 편수를 넣어 5분 정도 찐다.

 

 

 

 

 6. 그릇에 편수와 육수를 붓고, 황백지단과 미나리초대를 올려 초간장과 함께 낸다.

 

 

 

 

 

아름다운 한국음식 300선 중에서(사단법인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지음, 2008)

 

 

      

[필자소개]

 

윤숙자 교수는 대한민국의 요리 연구가이자 대학교수이다. 숙명여자대학교 식품영양학 석사과정과 단국대학교 식품영양학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배화여자대학교 전통조리과 부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소장 겸 식품조리학과 교수을 맡고 있다. 또한 떡.부엌살림 박물관의 소장이다.

 

<주요저서>

  • <우리의 부엌살림> (1997년) (삶과 꿈)
  • <한국전통음식> (1998) (지구문화사)
  • <한국의 시절음식(時節飮食)> (2000년) (지구문화사)
  • <쪽빛마을 한과> (2002년) (질시루)
  • <떡이 있는 풍경> (2003년) (질시루)
  • <굿모닝 김치> (2003년) (질시루)
  • <아름다운 혼례음식> (2006) (질시루)
  • <한국의 떡 한과 음청류> (2006) (지구문화사)
  • <아름다운 우리 술>(2007) (질시루)
  • <윤숙자 교수와 함께하는 한국음식 기초조리> (2007) (지구문화사)
  • <알고 먹으면 좋은 우리 식재료 Q&A> (2008) (지구문화사) - 최봉순, 최은희와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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