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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북한에 퍼지는 달달한 커피 향기

 무더운 여름, 시원한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신다면 그보다 좋은 일이 없을 것 같은데요.

△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출처:한국일보)△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출처:한국일보)

 이런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남한에서만 즐길 수 있는 게 아니라고 하는데요.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커피 마시기’를 이젠 북한에서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북한에 점점 퍼지고 있는 달달한 커피 향내,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북한에서는 커피를 '흑차 또는 검은차'라고 부른다고 하는데요. 이러한 커피는 작년부터 북한에 유행하기 시작해서 현재까지 꾸준한 인기를 더해간다고 합니다.

 

◆ 인기 있는 커피숍은?

 하나.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올해 초 평양호텔의 ‘전망대 커피점’을 소개하였습니다.

△ 평양호텔 5층에 위치한 전망대 커피점의 접대원과 고객(출처:조선신보)△ 평양호텔 5층에 위치한 전망대 커피점의 접대원과 고객(출처:조선신보)

 평양호텔 5층 전망대에 자리 잡은 이곳의 대표 메뉴는 그 특유의 향을 느낄 수 있는 핸드드립 커피입니다. 하지만 이외에도 일반 카페에서 파는 다른 메뉴들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아메리카노, 더치커피, 카푸치노, 에스프레소, 비엔나커피 등 다양한 커피 종류와 젊은 층에게 인기가 많은 녹차·고구마·모카 등 여러 종류의 라떼와 이에 더해 자몽티, 요거트 스무디, 와플 등의 메뉴까지 있다고 합니다. 

△ 전망대 커피점에서 판매되는 커피(출처:조선신보)△ 전망대 커피점에서 판매되는 커피(출처:조선신보) △ 하트 모양으로 멋을 더한 전망대 커피(출처:조선신보)△ 하트 모양으로 멋을 더한 전망대 커피(출처:조선신보)

 
 특히 이 커피점은 대동강 부근에 자리 잡아 아름다운 전망까지 제공하고 있습니다. 목조로 만들어진 실내에서 창밖을 내다보며 그 풍경을 감상하는 매혹적인 요소가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고 합니다. 
 햇살이 들어오는 창가에 앉아 대동강을 바라보며 커피 한 잔 마시는 모습, 상상만 해도 마음이 상쾌해지는 것만 같습니다. 언젠가 우리도 대동강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날이 오겠죠?


 둘. 또 다른 하나는 평양 중심가에 자리하고 있는 ‘비엔나 커피숍’인데요. 독일 유력일간지 프랑크푸르트 룬트샤우와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이에 관해 보도한 바 있습니다.

비엔나 커피란?

△ 비엔나 커피(출처:네이버 지식백과)△ 비엔나 커피(출처:네이버 지식백과)

 비엔나 커피’아메리카노 위에 하얀 휘핑크림을 듬뿍 얹은 커피를 말한다. 오스트리아 빈(비엔나)에서 유래하여 300년이 넘는 긴 역사를 지니고 있다. 차가운 생크림의 부드러움과 뜨거운 커피의 쌉싸래함, 시간이 지날수록 차츰 진해지는 단맛이 한데 어우러져 한 잔의 커피에서 세 가지 이상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여러 맛을 충분히 즐기기 위해 크림을 스푼으로 젓지 않고 마신다.

비엔나에는 정작 비엔나 커피가 없다는 말이 있다. 비엔나 커피의 본래 이름이 아인슈패너 커피(Einspanner Coffee)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마차에서 내리기 힘들었던 옛 마부들이 한 손으로는 고삐를 잡고, 한 손으로는 설탕과 생크림을 듬뿍 얹은 커피를 마신 것이 오늘날 비엔나 커피의 시초가 되었다고 전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비엔나 커피 [Vienna Coffee] (내 입맛에 딱 맞는 60가지 커피 수첩, 2011. 10. 15., 우듬지)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제빵교육과 커피 추출 방법에 대해 배운 북한 사람들이지만, 실제 투자는 오스트리아 사업가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이 커피숍은 작년 10월 평양 김일성광장 옆 중앙역사박물관 안에 개장 했습니다. 주된 고객층은 북한 부유층이라 합니다.

△ 독특한 모습과 풍미를 자랑하는 비엔나 커피(출처:이투데이)△ 독특한 모습과 풍미를 자랑하는 비엔나 커피(출처:이투데이)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래하여 이제는 북한에까지 자리한 비엔나 커피. 마니아층이 따로 있다고 하는 점에서 소비자 욕구가 다양해짐에 따라 특색 있는 종류의 커피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아직까지 비엔나 커피는 맛보지 못했는데, 북한 ‘비엔나 커피’점의 맛은 어떨지 떠올려 보며 다음 번 카페에 갔을 때 한 번 시도해 봐야겠습니다. 여러분들도 카페에 가게 된다면 달콤하고 씁쓸한 맛의 조화를 느낄 수 있는 비엔나 커피의 풍미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 커피 한잔, 그 가격은? 

 북한 커피숍의 커피 가격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평양 중심가의 ‘별무리’ 카페는 커피 가격으로 5달러를 받고 있습니다, 이는 작년 미국의 북한전문 여행사 ‘우리투어스’가 소개한 평양의 4군데 커피숍 가격(3~4달러)보다 더 상승했음을 말해줍니다. 또한 남한의 일반 커피숍의 커피 가격이 5000원을 잘 넘지 않는 데에 비추어 볼 때, 남한보다 더 비싼 가격을 내세우고 있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를 북한 노동자 임금에 비교해보자면, 한 달에 30달러를 받는 노동자의 4~5일 수당에 해당되고, 차 가격과 비교해보자면 녹차 한 잔이 150원(0.02센트)임에 비추어 약 35배 정도나 비쌈을 알 수 있습니다. 

△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가 커피는 북한 상류층만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출처:SBS뉴스)△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가 커피는 북한 상류층만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출처:SBS뉴스)


 이렇게 비싼 커피를 실제로 북한 주민들이 마실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매일 5000원 가량이 되는 음료 한 잔을 사 마시는 데에는 저 같은 학생 입장에서는 부담이 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생계를 이어나가기도 힘든 현실에 놓인 사람들이, 평소 마시던 주스나 차보다 몇 십 배나 비싼 돈을 주어 가면서까지 익숙하지도 않은 커피를 굳이 사 마실까, 그리고 그렇게 산 커피 한잔을 즐길 여유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커피를 즐기는 북한 주민들은 점점 늘고 있다는데요. 이들은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큰 맘 먹고 한 달에 한두 번 찾아가 커피를 마시고 있다 합니다. 특히 대학생들과 연인들은 커피숍을 함께 찾아가 시간을 보내며 이러한 새로운 음식문화를 반기고 있다는데요. 이 같은 사실에서 북한 사람들도 이국적인 생활문화를 신선하게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 불어오는 커피 열풍

 평양에만 대부분 들어섰던 커피숍은 북한의 다른 지역으로도 퍼지고 있습니다. 지방 도시에도 찻집, 패스트푸드점을 비롯해 커피점이 여러 생겼다고 합니다. 특히 무역회사들이 사람들의 출입이 잦은 시장 주변과 큰길가에 가게를 열고 있으며, 커피점은 함경북도 청진, 남포, 평안남도 평성, 강원도 원산 등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점점 늘고 있다 합니다. 젊은층과 부유층에게 특히 인기가 많아 이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태인데요. 이러한 확산과 더불어 북한 일부에서 ‘커피마시기’가 새로운 생활양식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합니다. 커피는 생활필수품도 아니고 당국에서 커피 마시기를 독려하며 강제하는 것도 아니지만, 멋있어 보인다는 이유로 유행을 타고 있는 것입니다. 즉 북한에 커피열풍이 일고 있는 것입니다. 

△ 북한에서 자본주의에 관한 강의를 하는 독일인 닐스 바이젠제가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원두를 보여주고 있는 모습(출처:조선일보)△ 북한에서 자본주의에 관한 강의를 하는 독일인 닐스 바이젠제가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원두를 보여주고 있는 모습(출처:조선일보)


 이러한 커피 열풍을 돕는 외국인이 한 명 있었으니, 바로 독일인 커피 바리스타 닐스 바이젠제(35)씨 입니다. 바이젠제씨는 상하이에서 커피 로스팅 사업을 해 오다 자신의 가게 손님이 평양 카페를 검색하는 것을 보았고, 이를 계기로 북한 주민들에게 커피강의를 열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처음에는 회사 설립 및 관리 방법에 관해 설명하려 했는데, 북한 사람들이 ‘장사에 성공하려면 레스토랑 벽면을 무슨 색으로 칠해야하느냐’고 물었다”고 하며 “최근에는 북한에 밝은 색의 벽면을 칠한 카페들이 많아졌다”고 말했습니다. 바이젠씨의 활약 덕분에 공항에서 북한 출입국 사무소 공무원이 그를 알아보기도 했다 합니다. 그는 북한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보며 만족하고 있었습니다.

 

◆ 커피의 대중화를 위하여..

 현재 북한은 작년부터 커피가 유행하기 시작하였고 아직까지 남한만큼 대중화되어 있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그마저도 높은 가격으로 모든 사람들이 부담 없이 즐기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실제 한 달에 한 번 정도 마음먹고 가야 할 정도로 대중화되어 있지 않은 상태인 것입니다. 시간이 뜰 때 혹은 여유를 즐기고 싶을 때 카페에 가서 커피 한 잔을 즐기는 우리나라와는 많은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북한 사람들의 소득이 좀 더 증가하고 이들이 삶의 여유를 찾을 수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여러 자료를 찾아보며 현재 북한에서는 북한 사람이 자체적으로 커피 볶는 법을 연구하고 기술을 개발하여 사업을 시작했다는 소식은 들을 수 없었던 점이 아쉬웠습니다. 평양에 유명한 ‘비엔나 커피’점만 하더라도 직원들은 북한 사람들이지만 다른 나라 사람의 투자를 받았다는 사실에서도 이를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서구문화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커피숍이 등장한다는 것은 북한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는 것이고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되기도 했습니다. 아직까지 '커피마시기'는 상류층을 중심으로 형성된 문화이긴 하지만 이것도 곧 중산층으로, 그리고 북한 사람들 전체에게 확산되지 않을까 합니다.

△ 신호기에 대해 설명하는 커피숍 종업원과 이를 듣는 고객(출처:SBS뉴스)△ 신호기에 대해 설명하는 커피숍 종업원과 이를 듣는 고객(출처:SBS뉴스)


 요즘 우리나라에는 길거리 곳곳과 골목 안까지 들어선 많은 커피숍을 볼 수 있는데요. 대형 프랜차이즈 지점들로부터 처음 보는 이름의 소규모 카페들도 여럿 있습니다. 옛날에는 이름 있는 카페가 아니면 손님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요즘엔 작은 카페에도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하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상대적으로 낮은 커피 가격과, 분주하지 않은 조용한 분위기, 또 아기자기하거나 그 만의 특색 있는 디자인 등으로 사람들을 끌고 있는 것입니다. 북한에도 평소 북한 사람들이 마시는 음료와 같이 저렴한 가격으로 커피를 판매하여 대중의 접근성을 높이거나, 특색 있는 무언가를 제공하여 인기를 끄는 커피숍이 등장하면 좋겠습니다. 나아가 커피숍에서만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슈퍼마켓이나 자판기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캔커피 등이 대중화되어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손쉽게 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편의점에 커피 음료 제품들이 진열되어 있는 모습(출처:뉴스토마토)△ 편의점에 커피 음료 제품들이 진열되어 있는 모습(출처:뉴스토마토)

 멀지 않은 미래에는 북한 사람이 직접 개발한 북한만의 ‘흑차’ 혹은 ‘검은차’의 그 풍미와 향을 남북한 사람이 한데 모여 함께 맛볼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이상 대학생 기자 조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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