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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2015 소통∙치유∙통합의 통일영화제 ② 북한의 애니메이션 <오누이와 나무꾼>,<개미와 왕지네>,<불씨를 찾은 아왕녀>

 

 안녕하세요! 지난번 예고했던 북한 애니메이션 세편을 들고 나타난 정은영 기자입니다. 이번 기사는  2015 소통∙치유∙통합의 통일영화제 ① 통일콘텐츠 공모전 수상식과 토크콘서트 현장 기사의 후속기사로, 영화제에서 특별 상영되었던 애니메이션을 소개하고 살펴볼 것입니다.

 영화제의 애니메이션 소개에 앞서 북한의 애니메이션에 대해 사알짝 알아보겠습니다. 북한 애니메이션은 ‘아동영화’로서 북한의 기록영화, 예술영화, 과학영화와 영화의 한 범주로 맥락을 같이합니다. 애니메이션 제작과정 또한 북한 당국의 조선과학교육영화촬영소에서 조선4∙26아동영화창작소를 통해 이루어지는데요, 그만의 창작원칙에 따라 주된 주제를 설정하여 제작됩니다.

 

 북한에서 애니메이션은 기본적으로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교양을 목적으로 만들어집니다. 주로 과학원리, 생활도덕, 삶의 지혜나 교훈, 기본적인 생활상식, 애국주의 사상, 남한사회 비판 등을 주제로 다룹니다.

 북한 애니메이션을 살펴보면서 남한의 애니메이션과는 무엇이 다른지, 또 북한 당국이 애니메이션을 통해 사회에 방점을 두고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 더 나아가 북한 당국의 기본 정책 기조 등을 헤아려볼 수 있을 것입니다.

 

◇ 오누이와 나무꾼

북한자료센터 출처

 가장 먼저 상영된 애니메이션은 클레이 아동영화 <오누이와 나무꾼>입니다. 조선4∙26아동영화창작소에서 2000년에 제작한 17분짜리 아동영화로, 우리에게 알려진 전래동화 <해님 달림> 또는 <해와 달이 된 오누이>동화의 북한판 애니메이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누이와 나무꾼>은 <해와 달이 된 오누이>와 같이 사람 말을 하는 호랑이와 오누이, 오누이의 어머니가 주요 인물로 등장합니다. 그 중 나무꾼이라는 주체적 인간형을 추가적으로 등장시켜 기존 전래동화의 플롯을 달리합니다.


북한자료센터 출처


 나무꾼은 오누이의 아픈 홀어머니를 돕는 이웃 청년으로 호랑이에 대한 소문에도 ‘걱정할 것이 있나요. 마주치면 족쳐버리면 되지요’ 하는 씩씩한 인물입니다. 이에 오누이의 어머니는 오누이에게 ‘착한 사람은 하늘이 도와줄 것이다.’라며 하늘에 소원을 빌게 합니다.

 어머니를 위한 약초를 캐러가는 나무꾼을 따라 오누이는 산 속에서 술래잡기를 합니다. 위험하다는 나무꾼의 으름장에 집으로 돌아가던 오누이는 호랑이를 마주치게 되는데 절체절명의 순간 하늘에서 떨어진 벼락으로 쓰러진 나무에 호랑이가 깔리게 됩니다. 오누이는 하늘이 도운 것이라 확신하며 집에 돌아와 “하늘아 우리 엄마 병을 빨리 낫게 해주렴.”하며 더 기도를 합니다.


북한자료센터 출처


 이후에 나무꾼이 캐온 약초로 오누이의 어머니는 병을 낫게 되고 어머니는 오누이에게 먹일 약초를 캐러 산으로 갑니다. 역시나 호랑이가 나타납니다. 호랑이에게 쫓기던 오누이의 어머니는 벼랑 아래로 굴러 떨어지고 호랑이는 어머니의 바구니를 들고 오누이의 집에 가 빨랫줄에 널린 어머니의 옷을 훔쳐 입습니다. 누이는 엄마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문을 열어주지 않았지만 동생은 문을 열어버립니다.

 오누이는 호랑이에게 도망쳐 나무위로 올라갑니다. 호랑이도 따라 올라가려 하지만 허리를 다쳐 올라갈 수 없습니다. 누이는 호랑이에게 ‘참기름을 바르고 올라왔지’하고 호랑이가 참기름을 바르고 미끄러지는 모습이 재밌던 동생은 ‘도끼로 찍으면서 올라오면 되잖아’하고 말해버립니다. 동생의 말을 들은 호랑이가 도끼로 나무를 찍으며 올라오자 오누이는 하늘에 밧줄을 내려 살려달라고 기도합니다. 그러자 하늘에서 밧줄이 내려오고 호랑이는 헌 밧줄을 타고 하늘에서 떨어져 우물에 빠집니다. 오누이는 하늘이 우리 마음을 알아주었다고 기뻐하는데 그때 나무꾼이 웃으면서 내려옵니다. 어머니를 찾으러 나갔던 나무꾼이 절벽에 떨어진 어머니를 만나고 오누이를 구하러 와 밧줄을 내려준 것이었습니다. 나무꾼은 오누이에게 “너희는 도끼를 들고도 범을 족칠 생각을 하지 못했지. 급한 때일수록 겁을 먹고 하늘만 쳐다보지 말고 스스로 뚫고 나가야 한다.”고 가르쳐 줍니다.

 하늘이 내려준 동아줄을 타고 올라가 햇님과 달님이 된 기존의 전래동화가 주는 시사점과는 분명히 다른 교훈이 담긴 결론입니다. 기존의 오누이처럼 하늘에 의존해야할 것이 아니라, 인간의 힘으로 개척하여 살아나가야 함을 직접적으로 강조합니다. 이는 주체사상 해석 작업의 일환으로, 북한 사회를 이끌어 나가는 혁명의 주체가 인간의 힘 즉 인민의 힘임을 강조하는 것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 개미와 왕지네

북한자료센터 출처

 개미와 왕지네 역시 조선 4․26아동영화촬영소에서 2012년에 제작한 총 18분의 만화영화입니다. 개미와 왕지네가 방영된 2012년은 북한에서 새로운 교육법이 채택된 시기로, 그 새로운 교육법의 기조가 녹아들어있는 만화영화입니다.

북한자료센터 출처

 사건의 발단은 내일모래 꽃동산에 새들과 짐승, 곤충들이 모두 모이는 자랑대회가 열리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개미와 왕지네가 함께 사는 앵두골 동물들도 참여하게 되어 신이 나서 자랑거리를 풀어 놓습니다. 나비는 날개를 자랑하고 애벌레는 실을 뽑고 벌들은 꿀을 채집하는 자랑을 하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신발을 신느라 제일 늦게나온 왕지네는 자랑거리가 없어 고민입니다. 깜장개미는 왕지네에게 발 많은 자랑을 하는 것을 제안하고 왕지네는 신이 나서 자랑대회에 신고나갈 새 신발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북한자료센터 출처

 열의를 보이며 밤을 새어 신발을 만들지만 왕지네는 한밤이 다가도록 한 켤레밖에 완성하지 못합니다. 낙담하며 자랑대회를 포기하려는 왕지네를 위해 앵두골 동물들은 각자의 신발을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신발은 너무나도 제각각이어서 신고 제대로 움직일 수조차 없었습니다. 친구들의 도움에도 자랑대회에 나갈 수 없게 되자 왕지네는 크게 실망합니다. 

 이때 깜장개미가 손풍금을 가지고 나타나 왕지네에게 연주를 시키는데 왕지네는 42개의 발로 자유자재로 손풍금을 연주하기 시작합니다. 깜장개미는 왕지네의 손풍금 연주를 보고 왕지네의 손과 발의 구분이 없음을 알아챕니다. 깜장개미는 왕지네가 두 손만을 이용해서 신발을 만들었기 때문에 한 짝밖에 만들지 못한 것이라 일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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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지네는 깜장개미의 말대로 42개의 손발을 이용하여 신발을 척척 만들어내기 시작합니다. 위로는 가죽을 자르고 아래로는 바느질을 하면서 만들어나가자 금방 완성하게 됩니다. 왕지네는 ‘발이 많은 것을 부끄럽게 여겼는데, 잘 써먹으니 자랑이 된다.’고 깨닫고 42개의 발에 완성된 예쁜 신발을 신고 서커스 장기를 자랑합니다.

 왕지네는 많은 손과 발을 이용하여 멋진 교예로 1등을 수상하고 기자들에게 “자기 것을 잘 알고, 그것을 써먹을 줄 알아야, 자랑이 생기고, 막혔던 길도 열린다는 것을 똑똑히 알게 되었습니다.”는 소감을 말하고 애니메이션은 끝이 납니다.


 이는 이전의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2000년대 이후부터 북한이 내보인 실리주의 발전교육의 정신과 일맥상통 합니다. 고난의 행군시기와 더불어 장기간 퇴보된 공교육을 가다듬고 새로운 인재들을 양성하기 위해 채택한 북한의 2012년 교육 개혁안은 의무교육과 더불어 보다 현대적인 정보산업시대, 지식경제시대에 맞춘 특성화 교육을 추진하는 것입니다. 이전의 주입식 교육과는 다른, 개성 있고 학생의 특성에 맞는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북한 당국의 신 교육체제 반영 <개미와 왕지네>를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 불씨를 찾은 아왕녀

북한자료센터 출처

 2014 평양영화축전을 통해 남한에 첫 소개가 된 <불씨를 찾은 아왕녀>는 구석기 시대를 배경으로 합니다. 당시 사람들이 불을 발견해서 만들어가는 원리와 과정을 흥미로운 스토리와 함께 3D입체 영상으로 전개해나갑니다.

북한자료센터 출처

 이야기는 사람이 불을 다스리기 이전인 오랜 구석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불이 부재한 시대의 사람들은 동굴에 웅크리고 추위에 떨며 살아갑니다. 사람들은 매일을 불의 신에게 불을 달라고 기도하거나 불을 찾아 벼랑골로 떠나갑니다. 아왕녀의 아버지 또한 불을 찾아 벼랑골로 떠났지만 아버지는 벼랑골에서 숨을 거두고 불을 담아오겠다던 주머니만이 아왕녀에게 돌아옵니다. 사람들은 낙담하고 아왕녀의 동생은 몸이 얼어붙어 의식을 잃기에 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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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아왕녀는 포기하지 않고 아버지를 생각하며 불을 찾아 나섭니다. 불을 찾던 아왕녀는 산사태를 겪게 되는데 그 와중에 돌이 떨어지면서 불꽃이 튀는 것을 발겨하게 됩니다. 불은 신이 가져다주는 것이 아닌 돌들이 부딪혀 튀는 불꽃에서 만들어 지는 것이었음을 깨달은 아왕녀는 마을로 돌아가 불을 만들어 전파합니다. 얼어붙은 동생과 할머니는 아왕녀가 만들어낸 불로 몸이 녹고 의식을 되찾게 됩니다. 아왕녀와 가족들은 더 이상 신앙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것을 다짐합니다.

 <불씨를 찾은 아왕녀>또한 주체사상을 기본 기조로 역사의 서사 플롯을 재정비함을 알 수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이라는 특수성상 만들어지는 이야기를 기본 골자로 하지만 구석기시대를 배경으로 설정하고, 불의 발견이라는 주제로 신빙성을 더하면서 '역사속의 주체사상 정신'을 부각합니다. 앞서 소개한 <오누이와 나무꾼>과 같이 주체적 인간형을 주된 인물로 설정하여 플롯을 전개하는데 애니메이션이 결론적으로 제시하는 교훈은 자신의 힘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는 혁명정신으로 동일하게 수렴합니다. 


 이렇게 통일영화제에 특별 상영된 총 세편의 애니메이션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세 편일 뿐이지만 북한 애니메이션의 새로움과 남북한 애니메이션의 차이를 조금은 느낄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선 북한 영화 콘서트와는 다르게 보다 가볍고 새로운 느낌으로 상영에 임하고 기사를 작성할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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