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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제 5기 남북경협 실무아카데미 ④ "여러분이 원하는 통일은 무엇입니까?" - 마지막 강의 현장!

안녕하세요~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 8기 김은아, 정은영입니다.

드디어 통일부가 후원하고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가 주최한 제 5기 남북경협실무아카데미에 관한 마지막 대장정의 기사입니다. 마지막 강의에서는 남북물류포럼 김영윤 회장이 '우리 정부의 통일 정책과 남북교류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강의했습니다. 강연 내내 김영윤 회장의 말을 통해 스스로에게 남북관계나 통일에 대해 질문을 던져볼 수 있는 흥미로운 시간이었기에, 그 분위기가 여러분에게도 생생히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김영윤 회장을 소개하는 손광수 대리김영윤 회장을 소개하는 손광수 대리

 

 본격적인 강연에 앞서, 김영윤 회장은 우선 아카데미 수강생들에게 몇 가지의 질문을 던졌습니다. 

1. 여러분이 원하는 통일은 무엇입니까?

2. 우리 정부의 통일정책을 알고 있습니까?

  위 질문들을 통해 잠시나마 수강생 모두가 '내가 원하는 통일', '우리 정부의 통일정책'에 대해 생각에 잠겨보았습니다. 이 때 아카데미 수강생으로서 느꼈던 것은, '아, 내가 생각보다 깊게 생각하지도, 넓게 생각하지도 않았구나." 이었습니다. 답을 하라고 한다면 할 수야 있겠지만, 제 스스로가 생각하기에도 교과서 같은 답안으로 구체적이지도 않았고, 스스로 열심히 상상해보았던 통일의 모습이 부족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위 두 질문으로 시작한 강연은 독일 통일의 과정을 설명하며, 독일 통일의 교훈과 시사점에 대해 강연 내내 자세히 다루었습니다. 독일 통일의 경험을 통해 우리가 원하는 내용과 형태의 통일을 위해서는 어떤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인지, 그 가운데서 가장 중요하게 가져가야 할 것은 무엇인지, 현 정부의 통일 및 대북정책과 어떻게 연관시킬 수 있을지를 살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김영윤 회장은 독일 통일은 기본적으로 동독 주민이 원했고 요구했던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그 요구는 고르바초프의 동유럽 국가에 대한 개혁과 개방과 연결된 시민혁명을 통해 분출되었으며, 동독 주민은 통일을 하면 자유롭고 잘 살 수 있으리라 믿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즉, 부유하고 건강한 민주사회에 대한 욕망이 강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믿음이 생겨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분단 이래 부단히 이루어진 '양독간의 길고 긴밀한 교류 협력'이었습니다. 교류협력의 경험을 통해 얻었던 대(對) 서독의 경험이 통일을 통해 서독처럼 자유롭고 잘 살 수 있다는 확신으로 변하고 있었기 때문에 통일에 대한 의지가 더욱 강해졌던 것입니다. 다시 말해, 동독이 서독 속으로 들어가는 즉, 흡수되는 형태의 통일을 원했던 것이지요. 따라서 우리가 알고 있듯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로의 평화통일, 동독주민의 시민혁명으로 쟁취한 통일이 바로 독일통일이 되는 것입니다.

  또한 독일통일이 이루어지게 된 배경에는 빌리 브란트라는 인물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빌리 브란트빌리 브란트

  그는 동서화해 정책 즉, 동방정책을 추구하여 냉전시대 동서의 긴장을 완화하였으며 독일 통일의 밑거름을 마련한 옛 서독의 총리입니다. 현재까지도 독일인들과 세계인들에게 존경 받는 정치인으로서,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고 올곧게 지켜나가 평화와 화해의 시대를 앞당긴 중요한 역사적 인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김영윤 회장은 빌리 브란트에 관한 영상을 몇 개 준비해와 그가 동방정책을 위해 힘써왔던 순간순간을 보여주었습니다.

폴란드 바르샤바 유태인 희생자 위령탑에 무릎을 꿇은 서독 총리 빌리 브란트폴란드 바르샤바 유태인 희생자 위령탑에 무릎을 꿇은 서독 총리 빌리 브란트

  김영윤 회장은 위 사진을 보여주며 굉장히 유명한 사진이라 말했습니다. 위 사진은 1970년 12월 7일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의 2차 세계대전 시기에 희생된 유태인을 기리는 위령탑 앞에서 당시 서독의 총리였던 빌리 브란트가 헌화를 하던 도중 무릎을 꿇었던 사진인데요. 한 나라의 총리가 무릎을 꿇는 광경은 그리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니었기에 모두가 당황해했다고 합니다. 빌리 브란트는 위령탑 앞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여 꽤 긴 시간 묵념했다고 하는데요.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인간이 말로써 표현할 수 없을 때 할 수 있는  행동을 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세계 언론들은 빌리 브란트의 이 사죄를 "무릎을 꿇은 것은 한 사람이었지만 일어선 것은 독일 전체였다."라고 평가하기도 하였는데요. 이것은 빌리 브란트가 시작한 독일 통일 프로젝트, 나아가 유럽전체의 평화와 통합을 향해 나아가는 '동방정책'의 상징적 출발점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독일 통일 역시 몇 가지 부작용을 낳기도 했습니다. 동독 주민들은 서독 주도에 의한 통합이 안겨줄 정신적인 폐해를 짐작하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모든 중요 자리를 서독인들이 거의 차지하고 있으며, 여전히 많은 동독 사람들이 스스로 2등 국민으로 취급받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통일된 지 10년이 흐른 시점에서 구동독 지역에 거주하는 18세 이상의 2892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베를린-브란덴부르크 사회과학연구센터 조사)에 따르면, 구동독 지역 주민들 가운데 자신을 실질적인 독일인이라고 여기고 있는 사람들은 22% 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또한, 통일 초기 수만 개의 동독 기업이 파산, 청산되고 실업자는 자연스레 늘어나게 되어 붕괴된 동독 지역은 경제적으로 진공상태가 되었고, 서독 지역 기업들은 자연스럽게 그 공백을 장악해 이윤 극대화의 시험장이 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인식의 문제, 경제적 상황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통독은 현재도 꾸준히 노력하고 있으며, 노력의 결과로 독일은 세계 경제 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사실은 너무나도 자명합니다.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회장님 축사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회장님 축사

  위에서 말한 독일통일의 이야기를 남북관계에 대입시켜 본다면 많은 시사점을 주겠지만, 그 중에서도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어찌됐든 독일 통일은 동독 주민의 마음을 샀던 상태에서 이룩한 통일로서, 동독 주민이 스스로 원해서 이룬 통일이었다는 점입니다. 한반도에서도 궁극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통일, 남한주도의 통일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미리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김영윤 회장은 이에 대해 남북한의 통일은 통일 이전 북한의 경제체제를 전환시켜 북한 지역이 시장경제체제로서의 역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덧붙여, 북한과 '사실상의 통일'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셨는데요. 이것의 의미는 남북한이 경계를 초월하여 서로 넘나드는 상태를 말한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서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남북관계 개선을 이루면서도 북한이 스스로 인권과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환경을 적극적으로 조성하는 것이 사실상의 통일에 다가서는 길이라 언급하며 강의를 마무리했습니다.

  남북경협 실무아카데미의 마지막 강연, 김영윤 회장의 강의를 통해 "북한과의 교류협력을 통해 우리가 원하는 북한을 북한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말씀이 크게 와 닿았습니다. 제 5기 남북경협 실무아카데미는 아쉽게도 이 날 마지막 강의를 끝으로 마무리 되었지만, 앞으로 더욱 더 남북경협에 관심이 있는 모든 분들의 뜻이 모아져 남북경협의 희망찬 미래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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