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도서관'을 재조명하다.

 안녕하세요. 제8기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 백상민입니다. 대학생들에겐 6월은 도서관과 가장 친한 시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기말고사와 함께 종강으로 마무리되는 대학생활의 특성상 6월의 대학도서관은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로 붐비는 상황이 연출되곤 합니다. 물론 시험뿐만 아니라 도서대출, 디지털도서관 활용, 각종 지역행사 및 전시회 개최 등 일반적으로 떠오르는 도서관의 모습은 친숙함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처럼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오는 도서관은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사용하는 기관 중 하나입니다.

  북한에서도 도서관은 북한 주민들에게 활력소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북한주민들을 위한 각종 교육과 강의 등 일반 주민들도 참여할 수 있는 활동과 더불어 다수의 도서, 심지어 전자도서관 등 우리와 사뭇 다르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북한의 도서관 중에서도 ‘인민대학습당’은 북한의 대표적인 도서관인데요. 남한의 ‘국립중앙도서관’처럼 대표적인 중앙도서관 격인 ‘인민대학습당’은 북한주민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일상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은 도서관을 주제로 현재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북한의 도서관'에 대해 집중 조명하고자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어떠한 모습으로 달라지고 있는지를 북한의 대표적인 도서관을 중심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남북한의 대표적인 중앙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과 ‘인민대학습당’

 

△ 국립중앙도서관 전경 △ 북한의 인민대학습당

 

  남북한의 대표적인 중앙도서관을 꼽는다면 단연 ‘국립중앙도서관’과 ‘인민대학습당’이 있습니다. 우선 우리에겐 친숙한 장소인 국립중앙도서관은 1945년에 개관한 이래로 국내에서 출판된 다수의 서적과 자료, 문헌들을 제공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대표도서관입니다. 특히 고문헌, 출판, 도서관 등의 다양한 주제로 다양한 전시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디지털도서관 구축을 통해 온라인을 통해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도서대여 등 일반적인 도서관 업무와 더불어 각종 행사와 세미나, 전자자료 제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의 인민대학습당은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을까요? 원래 인민대학습당은 1945년 11월 5일에 평양시립도서관으로 처음 개관되었습니다. 이후에 몇 차례의 명칭 변경이 이루어졌지만, ‘인민대학습당’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은 1982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1982년 4월 평양의 남산재에서 개관한 이 건물은 김일성의 교시에 따라 인민대학습당이라는 이름을 갖게 됩니다. 북한의 대표적인 중앙도서관으로서 총 6000석의 좌석과 23개의 열람실, 14개의 강의실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북한의 일반적인 도서관과 달리 큰 규모의 시설들을 갖추고 있습니다.

  북한은 인민대학습당을 ‘사회교양중심기지’리고 표현하면서 북한 전역의 도서관 운영과 관련하여 종합적으로 지도·운영하고 있습니다. 평양 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도서관으로서 평양주민들에게 애용되고 있는데요. 특히 인민대학습당은 도서관의 일반적인 기능 외에도 일반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프로그램들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종합적인 학습터’라고 불리는 이 도서관은 정치·경제·사회·문화 및 외국어 강의와 함께 컴퓨터 재교육과 활용법 등의 교육 프로그램들을 제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2. '전자도서관'을 통해 현대적인 도서관으로 탈바꿈하는 북한의 도서관

 

△ 인민대학습당 내부 모습(출처: 연합뉴스)

 앞서 설명한 인민대학습당을 비롯한 북한의 도서관은 기존의 아날로그적인 도서관의 모습에서 벗어나 전자도서관으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 1월에는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을 비롯한 구글 대표단들이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에 평양 인민대학습당을 참관하기도 했었는데요. 상단의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도서관을 찾은 북한주민들이 컴퓨터를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북한에서도 '전자도서관'을 구축하여 도서관 운영 시스템에 활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북한에서는 2008년부터 북한 전역에 걸쳐 도서관의 전자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당시 김정일은 "온 나라 도서관을 전자도서관화"하라는 지시를 통해서 전자도서관 구축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합니다. 특히 2006년에는 현대적 시설을 갖춘 전자도서관을 김책공업종합대학에 처음 만든 것을 시작으로 인민대학습당, 김일성종합대학에도 전자열람이 가능한 형태의 전자도서관을 만드는데 집중했습니다.

  이를 통해 도서와 문서, 신문 등의 자료들을 데이터베이스로 통합시키고, 이러한 정보들을 연결하는 인트라넷을 구축하여 활용하고 있습니다. 인민대학습당에서는 인트라넷을 갖춘 컴퓨터를 이용하여 자료를 찾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북한에서 활용하는 인트라넷은 국제사회와 연결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철저한 통제 아래 내부적으로 허용된 범위 내에서만 접속이 가능하다는 것은 북한식 인트라넷의 한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자도서관 구축 등 도서관 전반에 걸친 현대화 과정은 눈여겨볼만한 변화라고 판단됩니다. 

 3. 각종 세미나, 행사 개최 등 '다목적으로 이용'되는 북한의 도서관

 

△ 평양국제과학기술도서 전람회 모습(출처: 연합뉴스)

 

  북한의 인민대학습당에서는 매년 세미나를 비롯한 각종 행사들이 열리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작년에는 '세계금연의 날' 행사, '평양국제과학기술도서 전람회', '북한 어머니 젖 먹이기 주간 토론회' 등 여러 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한 행사들을 이 도서관에서 개최하기도 했는데요. 특히 작년 9월 16일에 진행된 평양국제과학기술도서 전람회에서는 국제기구와 세계 각국의 최신 과학기술도서 및 자료들을 전시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인민대학습당은 도서관이라는 특성을 활용하여 독특한 행사들을 기획 및 개최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행사들은 북한의 중앙방송국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항상 보도되고 있습니다. 이는 인민대학습당에서 진행되는 행사들이 북한 내에서도 비중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인민대학습당과 같은 대형도서관은 일반 주민들을 위한 행사뿐만 아니라 북한 내부적으로도 중요한 행사들을 개최하는 장소로서 활용도가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일반적인 도서관 기능뿐만 아니라 일반 주민들을 위한 행사, 더 나아가 내외적으로 중요도가 높은 행사를 진행하는 등 다채로운 복합시설로서 이 도서관을 활용한다고 판단됩니다. 

 

 4. 북한 도서관의 현실과 미래

 

△ 인민대학습당의 모습 

  전자도서관 구축과 더불어 각종 행사와 세미나 개최 등 폭넓게 활용되고 있는 북한의 도서관은 또 다른 변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김일성종합대학의 전자도서관이 원격강의를 활용하여 북한의 일부 주민들에게도 강의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이러한 북한의 변화는 현대적 트렌드를 따라가는 모습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북한의 전자도서관은 국제사회를 비롯한 전 세계와 연결된 완전히 개방된 시스템이 아니라는 점은 한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 정권의 내부적 통제 아래에서 일정한 범위의 정보자료, 서적, 신문들을 볼 수 있고, 인터넷은 온전히 북한 내부망을 통해서만 연결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통제는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디지털도서관으로 탈바꿈하는 전 세계적인 추세와 대비되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또한 북한의 전자도서관이 평양, 원산 등 대도시를 대상으로만 구축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도 한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북한 전역에 전자도서관 인프라가 구축된 것이 아닙니다. 평양 주민이나 원산 주민, 김일성종합대학이나 김책공업대학의 대학생 등 도서관을 이용하는 일부 계층에 편중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도서관은 전자도서관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서 변화한다는 사실만큼은 인정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이러한 시도는 앞으로 통일을 준비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도서관 건립에 따른 비용소모를 아끼고, 북한 전역에 문화시설 등의 기반시설을 건립하는데 필요한 제반 비용을 아끼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인프라 확충에 큰 비용이 소모된다는 점에서 통일 미래에 소모될 통일 비용을 절약하는데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됩니다.

  지금까지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도서관'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전자도서관 구축과 일반 주민들을 위한 각종 행사와 전시회 개최, 원격강의를 통한 개방된 강의 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변화를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북한 내부적으로 철저히 통제된 수준 내에서만 원격강의와 전자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한계라고 생각됩니다. 오늘날 전 세계 도서관은 인터넷을 매개로 자유롭게 접속이 가능한 반면에 북한은 아직까지 인터넷을 통해 북한 주민들이 외부세계에 접속하지 못하는 점은 북한의 도서관이 지닌 단점이라고 봐야할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의 도서관은 변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생각보다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남북한의 도서관이 디지털화된 자료들을 인터넷을 통해 서로 주고받는 교류의 장이 형성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즉, 우리들에겐 친숙한 도서관이 미래의 통일을 앞당기는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도서관을 드나들 때 도서관이 통일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한 번쯤은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

 지금까지 제8기 백상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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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및 참고 문헌

1. 통일부 북한정보포털, ‘인민대학습당’, 검색일: 2015.06.18., URL: 링크

2. 통일부 북한자료센터, '인민대학습당', 검색일: 2015.06.19.,URL: 링크

3. 연합뉴스(2014), ‘평양국제과학기술도서 전람회’, 검색일: 2015.06.18., URL: 링크

4. 연합뉴스(2014), ‘북한 어머니 젖 먹이기 주간 토론회’, 검색일: 2015.06.18., URL: 링크

5. 연합뉴스(2014), ‘북한 세계금연의 날 행사 개최’, 검색일: 2015.06.18., URL: 링크

6. NK조선일보(2013), ‘슈미트 일행, 평양 컴퓨터센터ㆍ인민대학습당 방문(종합)’, 검색일: 2015.06.18., URL: 링크

7. NK조선일보(2008), ‘北, 전역 도서관의 전자화 추진’, 검색일: 2015.06.18., URL: 링크

8. 통일신문(2011), '전자열람, 원격강의실 갖춘 학습당 건설', 검색일: 2015.06.19., URL: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