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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북한의 무더위를 날려주는 맛 탐방 이야기 ① 북한의 맥주

  안녕하세요, 제7기 통일부 대학생기자단 임혜민입니다. 처음 기자단 활동을 하던 때로부터 열두 달이 흘러 이제는 명예기자로 다시 만나게 되었네요. 요즘은 부쩍 더운 날씨가 종종 찾아와서 시원한 맥주 생각이 절로 납니다. 저는 맥주와 환상의 조합을 자랑하는 치킨, 피자와 함께 "치맥(치킨+맥주)", "피맥(피자+맥주)"을 자주 즐깁니다. 뿐만 아니라 선·후배, 친구들과 우정을 다지기 위해 요즘 유행하는 스몰비어 펍에서 맥주 한 잔에 감자튀김을 먹기도 하고, 세계맥주 집에서 다양한 선택지를 두고 행복한 고민을 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대학생에게 맥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좋은 친구인 것 같습니다.

요즘은 더운 바람이 자주 불어와서 시원한 맥주 한 잔이 더 자주 아른거립니다. 학교에서 음주를 할 수 없어서 며칠 전 마셨던 맥주 사진을 보며 아쉬움을 달래던 차에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여름 밤 맥주 한 잔의 로망을 즐길 수 있을까?'

  이를 계기로 맥주뿐만 아니라 빙수, 보양식, 아이스크림 등 여름과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음식들을 집중탐구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맛집 탐방이 취미이자 특기인 저, 임혜민 기자와 함께 이번 여름 남북한의 피서를 책임질 음식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합시다!


★ 북한의 맥주 대표 브랜드는?

#임혜민▲ 국가별 맥주 지도(출처:vinepair.com)

  주류 애호가를 위한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세계 맥주 지도'를 게시한 바 있습니다. 판매량 등의 정보를 바탕으로 각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맥주를 가려서 소개한 것이지요. 다양한 맥주들이 소개된 가운데, 한국에서 최다 판매된 '카스'와 북한의 대표 맥주 '대동강맥주'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임혜민▲ 대동강 맥주 TV 선전물(출처:채널A) #임혜민▲ 북한의 맥주 공장 모습(출처:채널A)

  대동강맥주는 한때 국내에서도 반입 및 판매되었으나, 2000년 5.24 대북제재조치로 인하여 더 이상 찾을 수 없게 되었다고 합니다. 북한의 대표 맥주인 만큼 외신에서도 이따금 그 맛을 칭찬했다고 하는데, 2008년 3월 로이터 통신은 “국제대회에서 수상한 적은 없지만 아주 훌륭한 맥주”라며 평양에서 대동강맥주를 맛본 일부 맥주 전문가들의 소감을 전했습니다. 또한 2012년 영국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맥주 맛은 따분하다. 북한의 대동강맥주보다도 맛이 없다”는 다소 충격적인 보도를 했습니다.

  도대체 어떤 맛이 나기에 이 같은 호평을 받았던 것일까요? 그 맛은 "달콤하면서도 중후한 무게감이 느껴진 뒤 입 안에서 살짝 감도는 쓴맛의 여운"이 느껴진다고 합니다. 여러 나라의 맥주를 마시며 맥주마다 맛과 향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 터라, 대동강맥주를 직접 마실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고 아쉬웠습니다.


★ 대동강맥주 맛의 비결은 무엇일까?

  북한은 대동강맥주를 생산하기 위한 설비를 2000년에 구비하였습니다. 180년 전통을 자랑하는 영국 어셔 양조회사로부터 양조장 설비를 인수하고, 건조실 설비는 독일에서 가져왔다고 하네요.

  대동강맥주가 맛있는 이유는 품질 관리를 위한 치열한 노력에 있다고 합니다. 조선신보에 따르면 대동강맥주의 품질관리과 직원들은 보리 산지인 황해남도, 호프 산지인 양강도 농장에 직접 나가서 원료를 수령합니다. 이는 품질을 따져서 좋은 원료만을 취하기 위함입니다. 특히 호프는 매월 진공 포장하여 정기검사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시제품을 만든 후에도 생산 공정별 기술 관리를 모두 진행하여 품질에서의 일관성을 도모합니다. 이러한 과정이 모두 선행되어야만 제품이 출시된다고 하니, 맥주 한 잔에도 장인정신이 깃들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임혜민▲ 조선중앙통신은 대동강맥주가 '최우수 제품'으로서 품질메달을 받았다고 보도했다.(출처:채널A)

  대동강맥주에 대한 노력과 정성, 그 결과로서의 품질은 공식적으로 인정받았습니다. 2008년 10월에 ISO 9001 품질관리체계인증을 받았고, 2010년 12월에는 HACCP 식품안전관리체계를 획득한 것입니다. 또한 북한에서는 전국품질관리성과전시회와 맥주품평회, 평양제1백화점상품전시회에서 호평을 받았고, 최우수제품에 수여하는 ‘12월15일품질메달’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개인 용무보다 대중적 목적을 우선시하는 북한에서는 대동강맥주 운송차들이 지나갈 때 교통안전원이 다른 차량을 모두 멈춰 세운다고 합니다. 이는 콩우유, 닭고기 등의 식품과 함께 대동강맥주 운송차에 대해서도 통행우선권을 부여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 북한의 맥주, 누가 즐기나?

#임혜민▲ 평양 해당화식당 내 대동강생맥주집(출처:통일뉴스) #임혜민▲ 북한에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맥주 투어가 있다.(출처:채널A)

  북한에서는 맥주가 ‘청량음료’, ‘대중음료’로 불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맥주가 그다지 대중적인 음료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나 즐길 수 없는 현실을 반영하여 실제 광고에서도 "평양 시민이 즐겨 찾는 대중음료"라고 소비층을 한정하고 있고, 한때 미국 수출을 준비하는 등 대동강맥주를 외화 벌이의 수단으로 여겼던 것은 이를 반증합니다.

  영국인이 설립한 북한 전문 여행사 ‘영 파이어니어 투어(Young Pioneer Tours)’ 등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북한 맥주 투어 상품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2013년 한 미국인은 평양 시내 대동강맥주 양조장과 낙원백화점, 양각도 국제호텔 등에서 맥주 투어를 한 뒤 그 풍미를 칭찬하기도 했습니다.

  위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북한 맥주를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은 일부 외국인들과 북한 상류층 주민들에 국한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아쉽게도 대동강맥주 등의 북한 맥주를 마실 수 없지만, 남북 관계가 개선된다면 과거처럼 이를 들여와서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금강산 관광과 더불어 맥주 투어가 가능한 날이 오기를 기다려봅니다. 이상 맥주를 좋아하는 대학생 기자 임혜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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