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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북한에도 지역갈등이 있다?!

 매년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지역주의’가 한국에서는 큰 문제로 꼽히고 있습니다. 지역주의란 같은 지역 출신자끼리 모여 다른 지역의 출신을 배척하고 자신이 속한 집단에 강한 소속감을 느끼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국의 지역주의의 가장 본질적인 병폐는 이러한 구분과 배타의 원리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작은 대한민국 영토 내에서 지역이라는 장벽 안에서 고립적인 자기 정체성만을 고집하는 사건들을 접할 때마다 어딘가 씁쓸한 여운을 남기게 됩니다. 남한에서 대표적인 지역주의를 꼽자면 영남지방과 호남지방을 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남한에서는 이렇게 지역주의가 심한데, 북한에서도 이러한 지역주의가 존재할까요? 정답은 안타깝게도 ‘그렇다’입니다. 그 정도 또한 남한보다 결코 덜하다고 볼 수 없다고 합니다. 북한의 지역감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바로 평양과 지방 그리고 함경도 지방과 평안도 지방인데요, 지금부터 그 배경과 실상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평양 vs 타 지방

 

<인공위성에서 찍은 한반도의 모습. 평양에서만 불빛이 보이고 다른 지방은 대부분 어두운 것을 볼 수 있다.>

  평양과 타지방과의 지역감정은 기존의 존재하던 지역감정이 아니었습니다. 최근에야 새로 생긴 것으로, 북한 당국에서도 이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을 정도로 그 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평양과 지방의 지역감정이 생긴 가장 큰 원인으로, 평양에만 집중된 혜택과 차별대우를 고를 수 있습니다. 평양 사람들은 북한 고위층을 다른 어떤 지방보다도 훨씬 가까운 데서 모시기 때문에 물질적으로 다른 지역보다 더 풍요로운 혜택을 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는 어느 정도의 우월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타지방사람들은 똑같은 국가 내에서 무엇이 부족하여 평양 시민보다 낮은 대우를 받아야 하는 가에 대한 불만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두 지역간의 우월감과 차별감은 점차 두 지방 사람들의 골을 깊어지게 만들고 있는 것이죠. 

 북한에서의 이 같은 갈등의 양상은 김일성이 권력을 장악하던 70년대 후반부터 시작하여 80-90년대 부터 점차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북한의 경제가 궁핍하기 이전, 그러니까 70년대까지는 생필품이나 식품등이 넉넉했기 때문에 평양과 지방간의 차별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고, 때문에 지역감정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경제가 나빠지기 시작한 70년대 후반부터 생겨났죠. 북한 당국은 지역별 차별적인 배급제를 실시함으로서 지역마다 배급의 양에서 차이가 드러났고, 이에 평양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방에서 배급이 조금씩 줄어들면서 생활면에서 차이가 보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또한 김정일의 지시에 따라 80-84년 사이에 총 4차례의 성분 불순자들을 모두 평양 밖으로 강제이주 시켰습니다. 그리고 평양에 거주할 수 있는 기준을 '북한 당국에 대한 충성심이 강하고 성분이 양호한 자', '항일투쟁 및 한국전쟁 유가족' 등 당성이 강한 핵심계층만을 평양에 거주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뿐 아니라, 평양에서 거주하면서도 조금이라도 당 성분이 불투명해지거나 죄를 짓게 되면 무조건 평양 밖으로 추방시켰습니다. 따라서 지금의 평양은 북한 당국에게 있어서 모범적인 인물만이 살 수 있는 일종의 유토피아라는 이미지가 생겨난 반면, 지방은 죄를 지은 사람들이 사는 일종의 '교화지역' 혹은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거주하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생겨난 것이죠. 이러한 사회적 인식과 지방 사람들의 심적 고통은 지방 사람들에게 평양 사람들에 대한 갈등, 더 나아가 증오의 대상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아마 이런 평양-지방 간의 지역감정은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것 처럼 평양에만 불빛이 보이는 현실에서 벗어나 북한 각지에서 똑같은 불빛이 비쳐져야 해결될 것입니다. 


2. 함경도 지방 vs 평안도 지방

 

<함경도 사람들이 생각하는 황해도, 평안도에 대한 인식>

 사실 함경도 지방과 평안도 지방의 지역감정은 각 지방 사람들이 권력을 독점하기 위한 것도 아니고, 평안도 사람들이 함경도 사람들에 항거하거나 멸시하기 위해서 생겨난 것도 아닙니다. 단지 함경도와 평안도라는 지리적 환경에 연유한 사람들의 기질 탓에 지역감정이 생겼다고 할 수 있죠. 

 각 지방 사람들의 기질이나 특성은 한 단어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함경도를 대표하는 함흥 사람들을 '얄개'(얄미울 정도로 영악하고 기질이 강하다는 표현)라고 불립니다. 평안도 사람들은 함경도 사람들이 성격이 급하고 승부욕이 강하며, 나서기 좋아하는 것을 비난합니다. 특히 상대방을 강박하는 듯한 심한 사투리를 매우 싫어하죠.

그러나 함경도 사람들은 자신들을 성격이 투박하고 급한 반면 의리가 깊고 생활력이 강하다고 자부합니다. 반면 함경도 사람들에게 평안도 사람들은 '노랭이'와 '깍쟁이'라고 불립니다. '노랭이'는 일하기 싫어하고 놀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표현이며, '깍쟁이'는 한없이 약아빠지고 뺀질댄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1960년 대까지 존재했던 이른바 '함경도 제일주의'가 지역감정에 크게 일조했습니다. '함경도 제일주의'는 한 마디로 함경도 주민들이 제일 잘났다고 으스대는 기질적 특성에 기인한 이른바 소영웅주의적 사상인 것입니다. 예를 들면, 함경도 주민이 고위직에 오르면 자신의 부하로 절대 함경도 주민을 뽑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함경도 사람들이 특유의 남위에 올라서기 좋아하는 기질적 특성으로 인해 부하 또한 자신을 누르고 위에 오르려는 것을 경계한 것이죠. 

 이렇게 가까이 인접한 함경도와 평안도 주민들의 기질적 특성이 서로 차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지리적, 환경적 차이가 크게 영향을 끼쳤기 때문입니다. 우선 함경도는 러시아, 중국과 인접해 있기 때문에 러시아의 소비에트 사회주의 혁명, 중국의 공산 혁명의 영향을 받았고, 이에 다른 지방보다 혁명에 대해 먼저 눈을 뜨게 된 것입니다.

아울러 함경도는 가장 북쪽에 위치한 지역이기 때문에 지리적 특성상 외부 침략자들과 가장 먼저 맞서 싸워 자신의 고향을 수호해야 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기질이 호전적이고 호탕하게 변화한 것이죠.

반면 평안도는 조선조 이래 중앙정부의 서북지역 차별정책 때문에 고위관직에 나갈 수 없었습니다. 세종시대 때 평안도 지방을 개척하면서 죄인들을 그곳에 살게 하면서 평안도 지방을 죄인의 후손이라고 멸시하게 된 것이죠. 이 때문에 평안도 사람들은 노력해도 벼슬에 나갈 수 없다는 현실에 안주하게 된 것이죠.

이렇게 인접한 지역이라도 서로 간의 환경이 너무나도 달랐기 때문에 함경도와 평안도의 기질 차이가 심해진 것입니다. 이렇듯 함경도와 평안도의 지역갈등은 평양과 지방 간의 갈등과는 달리 그 기간이 오래되었을 뿐 아니라 각 지방의 지리적 환경이 더해졌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상으로 북한에 존재하는 지역감정에 대해 살펴 보았습니다. 미래 한반도의 완전한 통일을 위해서는 반드시 지역갈등에 대해 한번쯤 진지하게 고민하여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같은 나라 안에서도 완전한 통합이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서로간의 이질감이 큰 남과 북이 통일된다면 그 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남과 북의 교류가 이루어지고 더욱 확대된다면 북한 사회에서도 남한과 같은 자유로운 의사표현 등의 자유가 보장될 것입니다. 이때에 반드시 지역 간의 진솔한 소통과 대화를 통해 진정한 통합을 이루어 내야 할 것입니다. 


 

참고문헌

1. 김승철, 북한의 지역감정은 어떤 것인가, 북한연구소, 2000

2. 홍영순, 북한에서의 지역감정과 지역차별의 문제 (지역 차별의 역사와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연구), 북한선교, 2003

사진출처 : 네이버 블로그 http://blog.ohmynews.com/leerberg/159800, http://blog.daum.net/019oip/17968284, 이성은, NASA 한반도 야간 사진 공개 "북한, 캄캄한 바다 같아", 미국의 목소리, 2014.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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