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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문화공간

어린이들의 대통령, 뽀로로에게 숨겨진 출생의 비밀

 남북합작 뽀로로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국내 애니메이션 중 부동의 1위를 차지하는 뽀로로! TV 앞에서 뽀로로를 경건한 자세로 보는 아이들을 두고 뽀로로가 아이들의 세계에서는 거의 종교에 가깝다는 뜻에서 '뽀느님(뽀로로+하느님)'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고, 영유아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다고 해서 어린이들의 대통령 '뽀통령(뽀로로+대통령)'이라는 애칭도 얻었죠. 

공공장소에서 우는 아이를 달래는 데 있어서 뽀로로만큼 좋은 처방이 없기에 뽀로로는 육아의 일등공신으로 불리기도 하는데요:) '뽀로로'는 국내의 인기에 힘입어 해외로 진출하고 있는 신 한류스타이기도 합니다. 현재는 전 세계 130개국에 수출되었으며 브랜드 가치는 8000억원(서울산업통상진흥원 기준)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 애니메이션계의 혁신적인 일입니다. 뽀로로의 탄생 이후 한국 애니메이션의 위상이 몰라보게 달라진 것이죠. 


남북합작 뽀로로


  뽀통령, 뽀로로에게 숨겨진 출생의 비밀

뽀로로는 사실 남북합작 애니메이션입니다. 뽀로로는 아이코닉스가 기획하고 SK브로드밴드와 EBS, 북한의 삼천리총회사가 공동 개발했습니다. 뽀로로 1기 5분짜리 52편 중에서 22편이 북한에서 제작된 것들이랍니다. 하지만 그 후에는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북한이 손을 떼고 말았죠. 김일호 대표이사는 만화를 잘 보지 못해서 그런지 표정 묘사 능력 등 디테일한 부분이 조금 아쉬웠지만 당시 북한 인력의 높은 수준에 많이 놀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2012년에는 뽀로로가 통일부 홍보대사로 위촉되어 이목을 끌었습니다. 홍보대사의 선정 기준은 '통일에 대한 관심이 높고 각 분야에서 통일준비를 실천할 수 있는 대중적인 인사'였는데요, 남북합작 캐릭터 뽀로로가 당당히 선정된 것이죠.

 

  최초의 남북합작 캐릭터 '게으른 고양이 딩가'

남북합작 캐릭터는 사실 뽀로로가 처음이 아닙니다. 뽀로로가 제작되기 5년 전, ‘게으른 고양이 딩가’라는 애니메이션을 남북합작으로 제작한바 있습니다. 이 애니메이션은 남측의 (주)하나로통신과 북측의 민족경제협력연합회 산하 삼천리총회사가 함께 만든 애니메이션인데요. 

총 33편 중 앞부분 3편은 남한에서 제작했고 북한의 삼천리 총회사가 이를 반영해 나머지 30편을 제작했습니다. 또 제작비 19만 달러의 투자와 캐릭터 디자인, 기획 및 인력관리 등은 하나로통신이 담당했고, 애니메이션 제작 실무는 삼천리총회사가 맡았습니다. 이 작품은 2001년도 대한민국영상만화대상에서 캐릭터 부문상을 받았고, 2002년도 대한민국 10대 캐릭터로 선정되어 문화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했습니다. 또 3D 웹애니메이션 최초로 북미지역 방영 및 일본 등 세계 7개국에 수출되었답니다. 



  북한의 애니메이션 실력, 일본을 능가한다?! 

 사실 북한의 애니메이션 제작 기술은 생각 외로 상당히 유명합니다. 제작 기술에 있어서는 일본을 능가하여 이미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일본의 애니메이션도 북한의 하드웨어적 제작 기술은 따라가지 못한다는 의견까지 등장했는데요. 

북한 애니메이션이 유명한 가장 큰 이유는 작품에 들어가는 초당 컷이 일본에 비해 많아서 생동감 있고 실제 같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수작업이 요구되는 애니메이션 작업에 저렴한 임금의 고급인력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죠. 디즈니사가 북한 회사에 하청을 주어서 북한 회사가 <라이언킹> <포카혼타스> 등의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의 일부를 담당했을 만큼 북한의 기술력은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회사들도 북한에 애니메이션 제작을 위탁하기도 했죠. 그밖에도 현재 70개 이상의 서구 회사 및 TV방송업계와 계약을 체결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애니메이션으로 벌어들이는 외화는 연간 1,000만 달러 정도로 추산됩니다. 

 북한에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4·26 아동영화촬영소는 애니메이션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회사이기도 합니다. 조직은 11개 팀으로 이뤄져 있으며 직원은 약 1,600명에 이릅니다. 그 중 9개 팀은 외국에서 주문받은 애니메이션 위주로 작업하며 그들 대부분은 컴퓨터 전문가입니다. 과거 4.26 아동영화촬영소에서 일했던 탈북자 최성국 씨는“북한은 애니메이션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미국의 월트디즈니사를 롤모델로 하여 그들의 작품을 항상 연구하며 기술을 연마 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세계의 어린이를 사로잡고 있는 뽀로로! 뽀로로를 같이 개발해 이러한 성과를 냈다는 것은, 70년의 분단의 세월이 있었음에도 역시 민족적인 문화적 공감대가 남아있기에 가능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비록 1기를 끝으로 합작은 중단되었지만 다음 시즌에는 다시 남북 합작으로 만들어, 남과 북이 세계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선구자가 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이상으로 서민지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