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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꽃제비 삶을 담은 그림과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꽃제비 날다' 전시회

꽃제비 날다


   꽃제비들의 삶을 담은 그림과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꽃제비 날다' 전시회 

꽃제비라는 단어를 알고 있나요? '꽃제비'란 북한에서 땅에 떨어진 국수오리(국숫발의 북한어)를 주워 먹으며 일정한 거처없이 떠돌아다니는 아이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추위에 얼고,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해 굶는, 안전원으로부터 맞을 각오로 살아가는 통제 밖의 이 아이들은 지금도 200만명에 달하고 있으며, 꽃이 피는 따뜻한 곳을 찾아 제비처럼 지금도 이리저리 떠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북한 꽃제비들의 가슴 아픈 실상을 통해 북한 인권 문제를 알리고, 이들을 위한 기금을 모으기 위해 '북한인권시민연합'에서 안전행정부, 동아일보, 화정평화재단(21세기 평화연구소)의 후원을 받아 지난 6일부터 11까지 인사동 이즈갤러리에서 '꽃제비 날다' 전시회를 개최했습니다. 

약 1주일간 진행된 전시회 '꽃제비 날다'는 탈북화가, 탈북대학생, 남한 청소년들이 참여해 함께 만들었으며 지금껏 알려지지 않았거나 알려졌지만 믿겨지지 않던 북한 어린이들의 처참한 삶과 현실을 만날 수 있는 현장이었습니다. 탈북대학생이자 화가인 강춘혁 씨의 작품들에는 그가 북한에서 자라며 경험했던 험난한 고난들이 담겨 있습니다. 남한 학생들은 유엔아동권리협약을 통해 떠올린 북한 아이들의 삶을 그림으로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남한에 정착해 자신들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3명의 탈북청년들의 과거 북한에서 '꽃제비'로서의 삶을 생생하게 증언했습니다. 그 현장으로 저도 찾아가 보았습니다.


꽃제비 날다▲'꽃제비 날다'전시회 내부모습


 사단법인 북한인권시민연합은 1996년 5월 인권운동가, 지식인, 탈북자가 중심이 되어 발족한 시민단체

휴머니즘 정신에 따라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을 개선하고 고통 받고 있는 북한 난민을 돕기 위해 세계 각국의 시민단체와 인권운동가들과 함께 활발한 국제협력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며, 구호기금 및 사회적응을 위해 통합적 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대책마련을 위해 다양한 구호단체들과 네트워크 형성 및 협력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지난 6일, 오후 5시에 오프닝과 함께 진행된 이번 전시회는 북한인권시민연합 문화사업단장인 윤영선씨와 탈북민 김혁씨, 김은주씨, 강춘혁씨의 소개로 시작되었는데요. 윤영선 고문은 이 날 전시회를 통해 북한의 아이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하면서 북한의 현 실태를 파악 하는 등 탈북민에 대한 관심이 커졌으면 한다고 전했습니다. 


꽃제비 날다

                          ▲윤영선 고문님                                                                         ▲좌측부터 김은주씨, 김혁씨, 강춘혁씨


   탈북화가, 탈북청년, 남한청소년들이 함께 만든 전시회

탈북민 세분께서는 어렸을 적부터 겪었던 꽃제비 생활과 남한으로 넘어오기까지의 험난한 과정, 현재 하시는 활동 등을 밝혔습니다. 특히, 김혁씨와 김은주씨는 본인의 인생을 바탕으로 써낸 책을 소개하기도 했으며, 최근 엠넷(M.net) 'Show Me the Money'에도 출연해 북한의 실태를 랩으로 표현했던 강춘혁씨는 북한에서 꽃제비 생활은 적게 해봤으나 오히려 한국에와서 꽃제비를 한 것 같다고 언급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꽃제비 날다'유엔 아동권리협약을 통해 본 북한어린이들의 생활' 그림 공모전 입상 작품

   

 이날 전시회에는 '유엔 아동권리협약을 통해 본 북한어린이들의 생활' 그림 공모전에 입상한 13점의 그림을 찾아 볼 수 있었습니다. 입상자들은 북한 어린이의 '생존권', '가족과 함께 살 권리', '적절한 생활수준 유지 권리', '교육받을 권리', '여가와 놀 권리', '강제 노동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그림으로 담았으며, 이를 통해 참가 학생들의 '북한아이들의 권리'에 대한 아름다우면서도 강렬한 고민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꽃제비 날다


 이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인 '날 수 없는 나비'에서는 날개가 찢어진 나비는 북한의 어린이로, 로동당기가 새겨진 거미는 북한의 체재를 표현했으며 희, 노, 애, 락의 감정조차 표현 할 수 없을 정도의 억압을 받아 무미건조한 감정을 가지고 사는 북한 어린이들의 가슴 속에 표현의 자유와 언젠가 그렇게 되리라는 희망을 품고 있음을 꽃으로 표현했습니다.


강춘혁 작품북한 인권의 실태를 알리는 강춘혁씨의 작품


 그리고 현지에서 힘겹게 생활했던 탈북민 강춘혁씨의 그림으로 북한 아이들의 현 실태를 마주볼 수 있었습니다. 붉은 손수건을 두르고 있는 북한 아이들의 안타까운 상황과 배고픔에 굶주려 아이가 쥐를 잡기 위해 뛰는 모습 등을 표현한 그림으로 노동과 함께 억압된 현실 등으로 겪게 되는 고난과 역경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꽃제비 날다


 또한, 이처럼 풀을 뜯어먹고, 하수도에는 사는 꽃제비 생활을 시로 표현한 작품이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살면서 많은 시를 읽어보았지만 이렇게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작품은 처음이었습니다. 하루빨리 북한의 환경이 기본적인 인권은 존중받을 수 있을 만큼 개선이 되었으면 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꽃제비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져 탈북민 김은주씨에게 몇 가지 여쭈어 보았는데 너무나 안타까운 현실이었습니다. 


   김은주씨가 말하는 북한에서의 꽃제비 시절, 탈북, 그리고 꿈

탈북민 김은주김은주 씨


 1986년 함경북도 은덕에서 태어난 김은주 씨는 배고픔을 모르는 평범한 어린 시절을 보냈으나 10살이 되었을 무렵 북한의 식량난으로 정부로부터의 식량배급이 끊어지게 되었고, 수백만 명이 영양실조와 배고픔에 죽어갔다고 했습니다. 그 무렵 아버지도 돌아가시자 그녀는 어머니, 언니와 함께 꽃제비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산에 가서 나무를 해 오는 것이 주요 업무로 나무를 해가다 장마당에 내다 팔기도 하고 그런 돈으로 빵을 사먹어 연명해 나갔습니다. 훔치지도 못하고 산에 가서 나무도 못할 때에는 장마당에 우두커니 서서 사먹는 사람들에게 빌어먹기도 했었습니다. 다리 밑, 계단 등 아무데서나 자는 그런 꽃제비의 삶이었습니다. 그러나 더욱 악화되는 상황에 결국 어머니는 두 딸과 함께 탈북을 했습니다. 무사히 탈북은 했지만 중국에서 북송될까 두려움에 떨면서 살아야만 했습니다. 결국 중국 공안에 잡혀 강제 북송되어 감옥에서 고통의 시간을 보냈지만 다시 탈북하여 마침내 남한에 도착했습니다. 

김은주 - 대한민국, 그리고 꿈

"...북한에는 없던 자유, 또 중국에서 떠돌면서 받지 못했던 신분에 대한 안전같은 것도 여기에서는 받을 수 있었어요."

"...아동 심리학자가 되고자 하는 꿈이 있지만.. 항상 북한 인권을 위해서, 북한을 위해서 내가 무언가 해야 한다는 의무 의식을 가지고 있어요."

 남한생활에 적응하며 서강대학교를 졸업한 그녀는 현재 북한인권시민연합 교육훈련팀간사로 탈북청소년들의 정착을 돕기 위해 힘쓰며 오늘도 힘찬 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도망치며 살아온 습관이 깊이 새겨져있어 한국에서 적응한지 오랜시간이 되었지만 지금도 경찰차, 사이렌 등 위압적인 소리가 들리면 몸이 움츠러든다고 하였습니다. 학교에서 수업을 하던 선생님이 아이들을 처형다리로 데려가 공개처형을 직접 보여주던 현실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끔찍했다고 했습니다. 전시회 안의 작품을 바탕으로 질문을 드렸지만 가슴 아픈 기억을 상기시켜드린것 같아 미안했습니다. 그래도 상세히 설명해 주면서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탈북민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하셨습니다.

앞으로 저 역시 탈북민과 관련된 행사가 있다면 꾸준히 참여하고 싶으며, 탈북민 생활 개선을 위해 사람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게 노력하며 응원하겠습니다. 이상 구교현 기자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