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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2014 통일문화정책포럼 : 북한 사람들의 여가활동과 놀이시설 탐구

  통일문화정책포럼


일반적으로 대한민국 거주자들이라면 간단한 영화 관람 혹은 놀이공원 방문 등의 문화생활은 이제 일상의 일부분이 되었을 정도로 문화의 보급이 보편화 되었다. 소득의 증가로 인한 여가 생활의 확산이 이루어진 것이다. 이런 일상속에서 북한에서는 과연 여가 생활이 존재하며 구체적으로 어떤 여가 생활을 할까 궁금해진다.

 지난 7월 23일 서울시 종로구에 있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2014 제3차 통일문화정책포럼 : 북한의 여가·관광 현황과 남북 교류'에서 이러한 궁금증을 풀 수 있었다. 위 포럼에서 북한 여가의 의미와 시설에 대해 알 수 있었고 그 외 관광 및 레저 문화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오고갔다. 발표를 맡아준 나정원 북한산업경제연구소 대표는 북한레저관광에 대한 책(2013著)을 저술했으며 레저관광에 초점을 맞춘 설명을 하였다.


  북한에서 여가와 관광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먼저 북한에서 여가와 관광에 대한 의미를 설명하였다. 일반적으로 여가는 자유 시간을 가질 수 있는 틈을 의미하며 관광은 일상으로부터 벗어나서 즐거움을 모색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그러나 북한을 포함한 사회주의 체제에서 여가란 첫째로 일과의 관련성이 강조되는 것이고 또한 여가시간을 교육의 일부로 사용한다는 것이 자본주의 체제와의 차이점이다. 그에 대한 예로 북한에서는 '근무 여가시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야영소 등지에서 단체생활을 하며 공동생활 교육을 하는 시간을 보내는 것을 여가활동이라고 간주한다. 다른 예로는 사상 사업의 일환으로써 군중예술사업을 진행하는데, 이것은 ‘구락부’와 ‘민주선전실’을 설치하여 단체 여가생활을 즐기게끔 유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김정은 체제에 들어서는 개인의 여가활동의 증가를 촉진하며 북한 정부는 언론 홍보를 통해 이를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외 언론에서 좋게 든 나쁘게 든 북한의 여가시설을 보여주며 그에 대한 설명을 곁들이는 기사를 쉽게 볼 수 있다. 그리고 집단을 중시하는 사회주의 체제인 북한에서는 개개인의 여가활동을 보장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여가의 종류와 범위를 다양화 시키고 있다. 낚시, 승마, 롤러스케이트장, 유희장, 공원, 회관, 해수욕장뿐만 아니라 테마파트, 워터파크, 스키장 등지에서 다양한 여가생활이 이루어진다. 이를 비롯하여 최근 들어서 자연절경과 문화유산을 중시하는 북한은 각종 문화재와 관광명소, 천연기념물들이 살고 있는 곳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북한의 대표적 여가·관광 시설 5선 소개

  북한의 대표적인 여가·레저 관광 시설로는 ‘개선청년공원 유희장’, ‘릉라 인민유원지’, ‘만경대 유희장’, ‘대성산 유희장’,‘문수물놀이장’, ‘마식령스키장’, ‘미림승마구락부’, ‘인민야외빙상장’,‘송도원국제소년단야영소’, 각지의 로라스케이트장, 명사십리 해수욕장 등이 있으며 이 중에서 몇 가지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테마파크의 경우, 개선청년공원 유희장은 2010년 4월에 신축 개원한 것으로 종합 휴식장소이면서 화려한 것이 특색이다. 금강하탑이라 불리는 자이로드롭 같은 놀이시설도 갖추고 있으며 야간개장도 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확장중인 릉라 인민유원지는 북한 최대 크기의 유원지로 평양 대동강 근처 릉라도에 위치하고 있다. 김일성의 고향에 위치한 만경대유희장은 1982년 개장 후 2012년 말 보수작업을 완성하고 새롭게 문을 열었다. 최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유희장 내부 물놀이장에서 많은 이들이 물놀이를 즐기며 여름을 나고 있다고 한다.


통일문화정책포럼 △만경대 물놀이장(출처-1차:조선중앙통신,2차:연합뉴스)


  스포츠 시설로는 마식령 스키장과 미림승마구락부, 송도원국제소년단야영소를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마식령 스키장은 작년 12월 1단계 완공을 하였고 2단계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마식령 지역에 스키장을 건설한 것은 평양-원산관광도로와 원산 공항이 근접해 있다는 점을 이용하여 국내외 수요 증진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림승마구락부는 과거 군 시설이였으나 김정은이 군부대 시찰을 하던 중 민간 공개를 제안한 곳인데 그 넓은 부지를 공개하게 하는 것으로써 김정은의 권력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송도원국제소년야영소는 1959년 첫 완공을 했으나 낙후된 시설이 인식되어 올 4월에 개건 및 준공식이 진행되었다. 이 시설 또한 원산에 위치한 것으로 북한의 대부분 유희오락 시설은 원산에 밀집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각지에 위치한 로라스케이트장은 북한에서 현재 유행하고 있는 레저시설이며 올 초에는 협회를 창단하고 세계적인 대회에 선수를 출전시키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고 한다. 


통일문화정책포럼 △마식령스키장(좌,위키백과)와 국제소년단야영소(우,연합뉴스)

 

 또한 최근 북한에서는 TV를 시청하면서 집안에서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관영방송인 조선중앙TV외에 외국 영화 상영을 주로 하는 만수대 TV가 인기가 좋으며 조선중앙TV도 연속극과 국제 관련 보도를 할 경우 그것을 많은 이들이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개인들의 여가활동인 동시에 외부 매체를 접하는 것으로 북한에서 여가에 대해 상당부분 개방된 것을 알 수 있다. 이렇듯 북한 또한 다른 국가들과 비슷하게 개인과 해외에 대한 접근이 허용된 것이다.


  북한에서 여가 시설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북한에서 개인의 여가 증가와 그에 따른 여가 시설 확충이 되는 것에 대한 이유로는 두 가지 추측이 가능하다. 첫 번째로 김정은 개인적 취향이 화려한 것을 추구하기 때문이라는 것, 두 번째로는 김일성 정권 말기 정책을 답습하려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허나 어떠한 의도로써 개발을 하고 있든 간에 이는 북한 주민들의 의식 변화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한편으로 북한의 시설 증축에 대해 과잉공급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으나 이것은 확신할 수 없는 것이 실제로 로라스케이트장을 이용하는 인민들에 대한 보도 등을 보면 시설 확충이 대외선전용인 것이 아닌 문화생활 촉진을 위한 것이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결과는 당장 나타나는 것이 아니기에 과잉공급이 될지 과대수요가 될지는 앞으로 몇 년간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통일문화정책포럼 △북한 레저관광 시설 설명중인 대표자

  기사를 마무리 하면서 인상 깊었던 포럼 개회사에 대한 언급을 하고 싶다. 북한에서 실시된 한 설문조사에서 인민들(People, 人民)도 통일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 나타났다. 하지만 만약에 한반도가 위기 상황에 닥치게 될 경우, 차라리 중국에 편입 되는 것을 택하겠다는 인민들도 있다고 한다. 이는 북한 인민들 또한 통일 한국에 대해 어느 정도 개방된 사고가 있는 것과 동시에 문제가 있을 시 한반도 남쪽을 포기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설문과 이번 포럼을 바탕으로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진정한 북한의 이해를 위해서는 정치, 경제적인 딱딱하고 어려운 측면뿐만 아니라 문화․관광과 같은 측면에서의 접근도 필요하며 앞으로 더욱 많은 연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문화라는 것은 인류 모두가 기쁨, 재미, 슬픔, 아픔 등의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매체로서 쉽게 다가가고 교류할 수 있으며 공동체 동질감 형성에 가장 유용한 것이라 생각한다. 과거 금강산 관광의 경우도 일반 시민들이 관광을 하면서 북한을 살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면서 북한 이해와 동시에 긍정적인 인식이 확대되어 왔었다. 

또한 같이 포럼에 갔던 친구는 북한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지는 않지만 북한에도 야영장, 테마파크, 워터파크 등의 문화시설이 존재한다는 것에서 흥미를 느끼며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또한 당일 포럼에 참석한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마식령 스키장 및 평양에 있는 여러 시설들을 통해 북한 측이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활발히 하고 더 나아가 남북한 연계를 통한 국제 관광 상품을 만들 경우 우호적으로 관계 개선이 되지 않을까 하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이렇듯 관광, 레저 등의 문화라는 매개체를 통해 남북이 다가가는 것이 일반대중들을 통일에 관심 갖게 유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