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설악산보다 더 아름다운 북한의 명산은?

 

 

  안녕하세요! 상생기자단 간판 꽃미남 남두희 기자입니다. 가을이 채 가시기도 전에 갑작스럽게 찾아온 기습한파로 인해 잠시 겨울인 듯한 착각이 들기도 했었는데요.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맑고 푸른 하늘과 제 얼굴만큼이나 예쁜 단풍들은 지금이 가을이 맞다고 알려줍니다. 가을이 돼서야만 볼 수 있는 단풍인지라, 만산홍엽이 절정에 달한 가을 산에 단풍구경을 하러 가는 분들이 많을텐데요. 산이 전 국토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한반도는 한폭의 수채화 같은 풍경을 머금고 있는 명산들이 많습니다. 오늘 이 시간은 단풍으로 깊게 물든 가을은 물론이고 사시사철 경치가 빼어난 북한의 명산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묘향산

 

  묘향산은 평안북도 향산군과 구장군, 평안남도 영원군(녕원군), 자강도 희천시 등에 걸쳐있는 산입니다. 높이 1,909m이며 묘향산맥 중부에 있는 산으로 11세기 초부터 산세가 기묘하고 향기를 풍기는 산이라 하여 묘향산이라 불렸습니다. 예로부터 한반도 5대 명산(금강산, 한라산, 지리산, 구월산, 묘향산)의 하나이자 조선 8경의 하나로 알려져 왔습니다. 흔히 한반도 5대 명산을 생각할 때 우리나라 기준으로 생각하다보니 설악산이 거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백두산이 한반도에 제일가는 명산인데 왜 5대 명산에서 빠졌냐고 반문하시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백두산은 한민족의 근원이 담긴 신령스런 산, 즉 우리 민족의 영산(靈山)이지 이름난 산, 명산(名山)이 아닙니다. 한반도 5대 명산 중 무려 세 개의 산이 북한에 있는 산이라는 사실이 놀랍지 않나요? 우리나라에 있는 명산들도 그 아름다움에 있어서 사람의 넋을 빼놓는데 그 이상의 경관을 자랑하는 북한의 명산들은 과연 실제 어떤 모습일지 궁금합니다.

 

  묘향산은 연주고을에 속한 산이라 하여 ‘연주산’이라고도 하였으며 고려 중엽 이후에는 묘향산의 바위들이 희고 정갈하다는 뜻에서 태백산이라고도 하였습니다. 묘향산은 산 전체의 면적과 크기 면에서 웅대함을 자랑하는데요. 비로봉 북쪽인 희천시 부흥리‧유중리(류중리)‧향천리 지역에 속하는 반야골‧원명골‧향천골 일대를 구향산이라 하며 보현사가 있는 묘향천 골짜기 일대를 신향산이라고 합니다. 지역적 개념에서는 신향산을 내향산으로, 구장군과 영원군 일대를 외향산이라 부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묘향산이라 하면 흔히 풍치가 가장 뛰어난 신향산 일대를 말하는 것이지요.

 

<가을 묘향산의 풍경, 출처 : jhdae.com.ne.kr>

 

 

  신향산이라 칭하는 묘향천 골짜기 일대에 있는 보현사(普賢寺)는 북한의 국보 문화유물 제 40호로 지정되어 있고 한반도 5대 사찰의 하나로 꼽히는 유서 깊은 사찰입니다. 9층탑(북한 국보 7), 8각 13층탑(북한 국보 144), 영산전(북한 국보 141), 보현사비(북한 국보 149)를 비롯한 뛰어난 건축술을 자랑하는 유적과 유물들이 많습니다. 보현사는 임진왜란 당시 의병을 일으킨 휴정(休靜) 대사가 입적한 곳으로도 알려진 역사적 유래가 깊은 한민족 모두의 문화적 자산인 만큼 앞으로도 관리‧보존이 잘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보현사, 출처 : mk2yang.egloos.com>

 

  묘향산은 최고봉인 비로봉을 중심으로 서쪽으로는 청천강 기슭까지, 동쪽으로는 대동강 기슭까지 뻗은 산들과 그 사이로 흐르는 묘향천·백령천·내창강·원명천 골짜기를 비롯한 수많은 골짜기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묘향산에서도 가장 경치가 좋은 곳으로는 상원동·만폭동·천태동·칠성동·비로봉 등이 꼽힙니다. 법왕봉과 오선봉 남쪽 사면에 있는 상원동에는 금강폭포·대하폭포·용연폭포(룡연폭포)·산주폭포·천신폭포 등과 인호대·용각석 등의 기암이 있습니다. 향로봉 남쪽 사면에 있는 만폭동에는 서곡폭포·무릉폭포·은선폭포·유선폭포·은정폭포·비선폭포·9층폭포·은하폭포 등과 만폭대·장수바위·비선대·단군대 등의 기암이 있습니다. 비로봉 일대에는 천태동과 칠성동 계곡을 비롯하여 삼경터·하비로암·금강암·보련대·강선대·천태폭포·이선남폭포·백운대·원만봉·진귀봉·만경폭포·수정소·사자폭포·비단폭포·은실폭포·칠성소·칠강협곡 의 명소가 있습니다. 외향산에는 석회암동굴인 용문대굴(룡문대굴)과 백령대굴이 있습니다.

 

  등산은 상원동, 만폭동, 비로봉 등산로를 이용합니다. 또한 평양과 향산 사이에는 관광객을 위한 여객열차가 운행되며 관광도로도 건설되어 있습니다. 향산에서 묘향산까지는 관광버스가 다니며 1947년 5월 건립된 묘향산역사박물관, 향산호텔 등이 있어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남북관계가 좋았을 당시에는 묘향산을 방문한 사람들의 개인 블로그 등을 통해 묘향산의 최근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남북관계가 좋지 않은 관계로 더 이상의 왕래와 관광이 불가능해져 계절마다 변해가는 최근의 묘향산 풍경을 감상할 수 없어 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묘향산 향산호텔, 출처 : wearetheonekorea.tistory.com/58>

 

 

2. 구월산

 

 구월산은 황해남도 은율군과 안악군 경계에 있는 산입니다. 높이 954m로 비교적 높지는 않지만 깊고 험하기로 유명한 산입니다. 본래 이름은 궁홀산(弓忽山)이었으나 후에 궐산(闕山)이라 하다가 다시 현재의 이름으로 개칭하였다고 합니다. 주봉인 사황봉을 비롯하여 오봉(859m)·주거봉(823m)·삼봉(615m)·아사봉 등의 봉우리들이 있습니다. 무성한 삼림과 계곡을 흐르는 물이 한데 모여 용연폭포의 절경을 이루며, 부근에는 송화·신천 온천 등이 있습니다.

 단군이 도읍을 옮긴 후 은퇴한 아사달산이 바로 이 산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구월산을 아사달산으로 보고 그곳에 삼성사(三聖祠 : 환인, 환웅, 단군)가 있다는 주장과도 연계가 됩니다. 환인, 환웅, 단군을 모신 사당이 바로 삼성사인 것이지요. 신화로서 알려진 단군조선이 대륙의 넓은 영토를 지배한 명백히 실존했던 대제국이었고 단군이란 호칭은 고조선 통치자의 칭호였다는 제도권 국사교육에서 알지 못했던 여러 사실들이 현재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구월산이 단군조선과 밀접한 연관을 가진 산이라는 사실이 그저 놀랍습니다. 조선의 역대임금들이 단군릉과 단군을 모신 사당에 정기적으로 제사를 지냈고 삼성사에도 봄․가을에 향축(제사에 쓰는 향과 축문)을 내려보내 제사하였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그 밖에 단군대·어천석·사왕봉 등 단군의 신적이 남아있습니다.

 

<구월산 전경, 출처 : www.ldskorea.net/bookmyeongsan.html>

 

 

  고려시대에는 불교의 중심지를 이루어 많은 절과 암자를 세웠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절로는 신라 애장왕 때 건립된 패엽사가 남아 있습니다. 북한의 국보 문화유물 제171호로 지정되어 있는 패엽사는 신라 말 서역에서 수도를 하고 돌아온 한 승려가 이 절에서 패엽경을 보관한 후 절 이름을 한산사에서 패엽사라 바꾸었다고 합니다. 패엽이란 고대 인도에서 경전을 옮겨 적던 나뭇잎을 말하고 패엽에 쓴 경전을 패엽경이라 합니다.

 

  구월산에는 황해도 5대 산성의 하나인 둘레 5.23km에 이르는 구월산성의 옛터가 있으며 고려시대에 청자를 굽던 가마터가 있습니다. 구월산하면 또 유명한 것이 일제 강점기 1920년대 구월산을 주 무대로 활동한 무장독립대인 구월산대입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지원단체로 만주에서 활동하던 대한독립단의 국내 파견부대 중 하나였습니다. 황해도 전 지역에 독립단의 조직을 확대하고 구월산을 중심으로 군자금모금 활동을 개시하였으며 독립운동을 방해하거나 일제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밀정을 응징하고 색출하는 등 유격전을 주로 전개하였습니다. 다양한 시대적․역사적 배경이 공존하는 구월산은 골이 깊고 수목이 무성하며 여름계곡, 가을 단풍은 절경이라고 합니다. 민족의 얼이 살아 숨쉬는 구월산의 매력을 하루빨리 직접 느낄 수 있는 날이 속히 왔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북한의 명산 묘향산, 구월산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북한의 명산에 대해서 자료를 찾고 글을 쓰는 동안 묘향산과 구월산이 품고 있던 유적, 유물과 역사적 배경을 알게 되어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묘향산과 구월산을 찾아 경관을 감상하며 등산을 하는 상상과 분단된 현실이 오버랩 되어 기분이 울적해지더군요.

 

  우리 조상들이 산을 터전으로 삶과 문화를 오랜 시간 치열하게 가꾸어 왔기에 산에 대해 공부한다는 것은 곧 우리 민족의 역사와 문화를 공부한다는 것과 일치합니다. 때문에 북한의 명산을 우리 국민들이 즐기고, 우리 명산을 북한 주민들이 즐기며 각각의 명산이 갖고 있는 역사와 문화를 체득하는 것은 한반도에 사는 우리 모두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분단이란 암적 존재로 인해 누릴 수 없다면 이는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에게 비극인 셈이죠. 제가 북한의 명산에 대해 글을 쓰면서 얻은 최고의 교훈은, 한반도 곳곳에 있는 수많은 명산을 즐기기 위해서라도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적 통일을 이루는 민족적 과업을 하루빨리 이루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봄날 들판의 꽃이 백화만발한 것처럼 가을 단풍이 곱게 물들어진 묘향산과 구월산을 여유롭게 오르는 그 날이 하루빨리 오길 기원해봅니다.

 

 

 

참고자료 출처 : 두산 엔싸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