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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북한의 주체사상과 문화예술

 

  안녕하세요~ 통일부 기자단의 조유미입니다.

  여러분은 얼마나 자주 영화를 보시나요? 또 어떤 음악을 좋아하시나요~?

자유주의 국가에서 누군가가 강요한다고 해서 문화생활을 즐기는 분은 아마 거의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자신을 위해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고, 문화생활을 즐깁니다. 또한 문화예술을 창출하는 예술인들 역시 누군가의 강요가 아닌 자신만이 추구하는 가치를 위해 일을 합니다. 결국 우리 사회에서는 '자기 자신의 삶'을 더욱 값지게 하기 위해 문화 콘텐츠를 생산하고 소비합니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문화예술이나 미의 가치 추구가 목적이 아닌 인민 대중을 정치ㆍ사상적으로 교화 하기 위해, 혹은 당 정책의 효율적 전파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 문화예술 콘텐츠를 창출합니다. 일명 '기능주의 예술관'이라고 불리는 북한의 주체문예이론은 북한 사회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주체사상을 근간으로 북한 사회의 문화 예술 영역에 깊숙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1. 기능주의 예술관

 

  기능주의 예술관은 북한이 문화예술 콘텐츠들을 정치적 수단의 기능으로 이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주체사상은 이 관점의 근본이 됩니다. 북한의 주체사상은 모두 많이 들어보셔서 간략하게는 알고 계실겁니다. 주체사상은 1926년 김일성이 결성한 '타도 제국주의 동맹'에서 처음 주장하였다고 밝혀지는 이념입니다. 김일성은 여기 밝히고 있는 주체에 대하여  '모든 것을 북한의 실정에 맞게 해나가며, 마르크스 · 레닌주의의 일반원리와 다른 나라의 경험을 북한의 실정에 맞게 창조적으로 적용해 나간다'라고 정의합니다. 하지만 만약 이 연도가 정확한 것이라면 김일성은 이 이론을 14살 때 처음 주장하고 18살에 이르러 확고하게 확립하였다고 하니, 나중에 김정일이 김일성을 우상화하고 세습체계를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해 만들어낸 이야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북한 사회 곳곳에 뿌리 내려 북한 주민들과 지도층의 사고 방식을 주관하고 있는 주체사상은 여전히 북한 사회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문화예술이라는 말 대신 '문학예술'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용어의 의미는 우리의 문화예술과 같습니다. 문학예술 작품들을 제작, 주관하는 곳은 노동당입니다. 작품 창작시 반드시 노동당의 정책에 의거해야 하며, '혁명 발전의 매 시기에 당의 정책을 높은 예술성을 가지고 진실하게 반영하여야 한다'는 방침을 따르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로써 문학예술은 인민들을 당의 유일 사상과 김일성의 혁명 사상으로 무장시키고 혁명과 노동계급화의 과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당의 정책을 관철시키는데 이용이 됩니다. 김일성은 이를 교시 '우리 혁명에서의 문학예술의 임무'에서도 명기하고 있습니다. 그 내용들은 결국 북한의 문학예술이 예술의 본질인 미의 추구보다 혁명의 전파, 사상 전달이라는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각 장르별로 주체사상과 기능주의 시각이 어떻게 변형, 발전되어 스며들었는지 알아 보겠습니다.

 

 

        < 북한 당 창건 65돌 기념 아리랑 공연 ; 출처 www.cyworld.com/munemian > 

 

 

2. 문학

 

  북한의 문학 작품들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교시에 따라 내용을 달리하였으나, 결국에는 북한식 사회주의 옹호와 유일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내용들이 그려져 왔습니다. 김일성과 김정일의 대내외 업적(외국과의 마찰이나 협력)이 있은 후 교시를 통해 발표되는 내용들이 그 시기의 문학작품으로 탄생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1960년대 중소분쟁으로 국제사회의 사회주의 세력들이 서로 충돌하고 영향력이 약화되자 북한은 독자 노선을 외치고 주체사상을 주창하였으며 이 당시 김일성의 유일체제 확립을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이 영향으로 1967년 8월 16일 당 사상사업 부문 및 문학예술 부문 책임 일군들과 나눈 담화에서 김정일은  "오늘 문학예술 작품 에서 그려야 할 혁명가의 성격적 핵심은 위대한 수령에 대한 끝없는 충실성이다"라고 강조하였습니다. 결국 유일 사상 체계 확립을 위해 김정일은 '무조건적인 충성'을 강조하였고 문학작품 창작자에게 이와 같은 언질을 준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북한의 서적; 출처: www.cyworld.com/simon0037> 

 

 

  동그라미 표시된 피바다는 '꽃파는 처녀', '한 자위단원의 죽음'과 함께 북한의 3대 소설이라고 일컬어지는 소설입니다. 이 소설은 주체사상을 잘 표현하였다고 인정받아 연극, 영화로도 제작되었으며 공연단의 이름으로도 명명되었답니다.

 

 

3. 미술

 

  북한 미술에 관한 자료가 많지 않은 현실 때문에 북한 미술을 제대로 이해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서로 전혀 다른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남과 북은 미술을 보는 관점과 목적, 가치관이 서로 상이하여 북한 미술에 관해 이야기 하는 것 자체가 자칫 무의미한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 북한 사회와 주민들을 이해하기 위해 북한의 미술문화 또한 이해하고 그 실체가 어떤지 밝혀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합니다.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기능주의 예술관과 함께 사회주의적 사실주의를 지향합니다. 사회주의적 사실주의는 공산주의의 사상성, 인민성, 당성의 발휘를 목적으로 고안된 개념입니다. 자율적인 예술이 아닌 국가에 의해 통제되는 예술이라는 점에서 기능주의 예술관과 비슷한 개념입니다. 특성으로는 첫 번째, 리얼리즘에 기초합니다. 사회주의 국가의 생활을 사회적 내용을 통해 전적으로 반영하고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최고의 목표로 여깁니다. 이는  <김일성 저작선집 3권>에 명기되어있는 것으로 사회주의적 사실주의는 이들에게 '유일하게 옳은 창작방법'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두 번째 특성으로는 공산주의적 당파성의 예술이라는 것입니다. 공산주의의 승리를 묘사하며, 공산주의적 이상의 경지에 이를 때의 생활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사회주의적 사실주의와 함께 북한 미술(예술)계 전반에 걸친 특성 중 하나가 '속도이론'입니다. 이름 그대로 창작의 속도를 높여서 창작 기간을 단축시키면서 작품의 질, 수준을 고취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 이론으로 북한 노동당국은 담당자들에게 '적극성'과 '창의성'이라는 사명을 부여한 것입니다.

 

 

            <북한 당 창건 65돌 기념 아리랑 공연 ; 출처 www.cyworld.com/munemian>

 

 

 

            < 북한의 사회주의 체제 옹호를 위해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 미술 전시작 ; 출처 헤럴드 신문>

 

  미술 부문에서도 역시 주체사상이 강조되었습니다. 1966년 10월 16일에 열린 제9회 <국가 미술전람회>에서 김일성은 미술 창작의 확산이 사회주의 정치와 사상성에 입각하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고 "우리의 미술은 우리 인민의 생활감정과 정서에 맞는 참다운 인민적인 미술로 되어야 한다"(김일성, 연설 '우리의 미술을 민족적 형식에 사회주의적 내용을 담은 혁명적인 미술로 발전시키자' 중)고  발표함으로써 북한 미술사조의 발전 역시 이 주체사상을 기반으로 이루어 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4. 음악

 

  국회 도서관에 방문하면 북한의 음악에 관한 도서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그 내용이 모두 김일성과 김정일의 은혜를 찬양하는 것이거나 혁명사상을 이어받자, 노동을 열심히 하자 등 사회주의 체제에서 열심히 강조하는 내용에 그대로 음을 붙여 만들어진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를 북한에서는 주체음악이라고 부릅니다.

 (북한의 예술문화에 주체라는 말이 얼마나 많이 들어가는지 새삼 느끼게 되시죠~?! 주체사상은 그만큼 북한 지도층이 주민들을 지배하는데 상당한 당위성을 제공합니다.) 

  주체음악의 기본적인 형식의 첫번째로는 '인민성'입니다. 인민들이 알아듣기 쉬운 음악이야말로 참된 음악이라는 기조 아래 대중적이고 통속적인 음악이 창작됩니다. 여기서 '대중적이다, 통속적이다'라는 말은 우리와의 개념과는 완전히 다른 것입니다. 김정일(북한)이 말하는 대중적이고 통속적인 음악은 사회주의의 고상한 사명과 혁명적이고 인민적인 성격을 지닌 가장 높은 예술적 수준을 가진 것을 말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결국은 김일성과 김정일을 찬양하는 노래들에 지나지 않습니다. (물론 아름다운 멜로디의 노래도, 시적인 가사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그 모든 것들이 귀속되는 곳은 두 김 부자의 업적에 관한 것입니다.)

  주체 음악의 발전과 함께 민족 음악에 대한 관심이 재조명 되었습니다. 민요를 '인민의 고유한 민족적 정서와 생활감정에 맞는 참다운 인민의 노래'라고 찬탄한 김정일은 남도 민요는 배척의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남도민요는 북한에서 선호되는 맑고 밝은 음색 대신 탁성(북한에서는 '쐑소리'라고도 함)으로 불려지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이와 같은 음악 형식의 확장과 함께 1960년 대부터 시작된 악기 개량을 통하여 좀 더 폭넓은 음악 예술 분야의 발전을 모색하였습니다.

 

 

5.  영화 & 연극

 

  1) 영화

  북한의 지도부에서 영화를 보는 시각은 긍정적입니다. 영화는 놀이 시설이 낙후한 북한 사회에서 주요한 오락수단으로써 북한 지도부 역시 동시에 많은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는 영화 산업을 장려하는 편입니다. 영화로써 그들이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주민들을 혁명화, 노동계급화, 공산주의화하기 위한 것들입니다. 이 모든 것들을 추구하기 위해 영화는 아주 탁월한 매체인 것입니다. 이로써 영화는 인민 교양, 사회 교육 수단에서 가장 중요한 장르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으며, 북한 영화에서 가장 드러나야 할 주제는 '사상성'에 기초한 것들이어야 합니다. 김정일 역시 영화에 매우 관심이 높고 조예가 깊다는 것으로 유명하여 배우의 연기 동작 하나하나에서부터 작품과 관련된 것, 촬영소와 기자재, 영화인 양성과 대우 등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져 있습니다. 김정일의 영화에 대한 관심은 영화 제작에서부터 배우의 캐스팅, 심지어 필름의 첨삭에 이르기까지 관여한다고 합니다. 

 

  2) 연극

 김정일은 연극에 대해 당 정책을 홍보하고 그 관철로 대중을 불러 일으키는 선동과정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1972년 11월, '주체시대에 맞는 새로운 혁명연극을 창작할데 대하여' - 국립연극단 작가, 예술인들의 사상투쟁회의에서) 지난번 '남북한의 춘향전 비교'라는 기사에서도 말씀드린 것과 같이,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고전 소설을 사회주의 특성에 맞게 각색하여 공연을 하는 것도 있고, 앞서 언급한 소설 '피바다'와 같이 주체사상과 유일체제를 홍보하기 위해 사상적으로 똘똘 뭉친 연극 등을 공연합니다.  

 

               <국립 연극극장을 방문하여 현지 지도했다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 출처 조선중앙통신보도, 연합뉴스> 

 

 

                  <북한 국립 연극단 새 경희극 '산울림'의 한 장면 ; 출처 조선 중앙 통신 보도, 연합뉴스> 

 

 

6. 정리

 

  북한 문화 예술의 발전은 분명 남한과는 많이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남한에서의 문화 예술은 국제화ㆍ세계화의 추세에 걸맞게 다양한 문화를 우리의 문화와 접목시키며 발전해왔습니다. 반면 북한은 북한 고유의 문화를 발전시킨다는 명목으로 문화 예술 분야를 육성하였습니다. 통일 후의 우리 한반도는 여기에서 오는 괴리감과 이질감 때문에 많은 혼란을 겪을 것이 자명합니다. 지금부터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길고 긴 기사를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기사는 더 알찬 소식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참고: 통합문화 연구소 , 김정일과 북한 문화예술 (1996 , 통합문화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