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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상생기자단, 북한에 가다!

 

평소 가보기 어려운 북한을 방문한 만큼 북한에서 겪는 모든 것들이

우리 상생 기자단에게는 생소하고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금강산 육로 관광이 활성화 되고 있었다면 분위기가 또 어땠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관광이 중단된 가운데 북측땅에 들어가는 것이기에 그 과정부터 신기했습니다.

우선 저희 상생기자단을 포함한 남한의 이산가족들은 속초에서 하루를 묵고 북쪽으로 출발하였습니다.

 

 

사실 속초에서 고성을 거쳐 북한으로 가는 거리는 얼마 되지도 않습니다.

서울에서 속초를 가는 것이 거리상으로는 훨씬 더 멀지요.

하지만 가는 과정에서 절차가 복잡해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려야 했습니다.

외국에 나가려면 공항에서 세관, 검역 검사를 거치지요? 그것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출경을 출국 개념으로 생각하고 입경을 입국 개념으로 생각하시면 되지요. 

 

 

우선 속초 한화 콘도에서 대형 버스를 타고 동해선 남북 출입국 사무소로 향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남측 CIQ라고 부르는데

세관(Customs), 출입국관리(Immigration), 검역(Quarantine)의 약칭입니다.

 

버스를 타고 남측 CIQ로 가는 동안 우리는 세관신고서를 작성해야 했습니다.

여권번호가 려권번호로, 여행자가 려행자로 적혀 있는 데에서

두음법칙을 적용하지 않는 북한의 특징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얼핏 보면 남한인지 북한인지 모를만큼 띄어쓰기 체계를 비롯한 문법 체계는 비슷해 보입니다.

 

 

이외에도 남한 CIQ에 제출할 검역 신고서도 작성했습니다.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 중요한 과정을 거쳤는데요, 바로 '휴대전화 압수'입니다. 

평소 휴대 전화와 한몸처럼 붙어사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20대인 상생 기자단에겐

이 순간이 가장 공포였습니다. 실제로 북한에서 지낸 2박 3일 동안 가장 불편했던게

휴대전화 문제였습니다. 시계를 보려해도 버릇처럼 휴대전화를 꺼내려고 하고

심지어 휴대전화도 없는 빈 주머니에서 진동까지 느낄 정도였으니까요.

 생각보다 휴대폰에 많이 의지(?)하고 살던 상생기자단이지만

북한에서는 휴대전화 사용이 엄격하게 금지되기 때문에

저희의 휴대전화는 모두 거두어져 남측 CIQ에 들어가기 전 고속버스에 맡겨졌답니다. 

 

 

그렇게 고속버스를 타고 달려 도착한 남북 출입 사무소 입니다!

 흔히 출국할 때 하듯 짐과 사람을 통과대에 통과시켰는데 남한에서의 절차는 매우 단순했습니다.

 

남한 CIQ를 통과하고 나서는 작은 버스로 갈아타서 북한의 CIQ로 향했지요.

차 안에서는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촬영을 하지 않았습니다.

 

 

흔히 휴전선을 상상하시면 모두 철조망으로 되어 남과 북의 경계를 가리키고 있을 것 같으시죠?

하지만 비무장지대의 휴전선은 하얀 기둥으로만 표시 되어있어서

크게 신경쓰지 않으면 휴전선을 통과했을지도 모를 정도였습니다.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바라본 비무장 지대는 무척 아름다웠습니다.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남북을 가르고 있는 가장 슬픈 장소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였습니다.

 

완전히 북한 땅에 도착하여 북측 CIQ로 들어갔는데

남한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짐 검사도 남측보다 훨씬 철저했습니다.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는 동안 그 곳의 분위기에 괜히 주눅 들어 군인들의 눈치를 살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CIQ에서 우리의 체온을 재던 무뚝뚝한 북한 사람이 저희에게 관심을 보이며

"대학생이냐"고, "그런데 어떻게 방문하게 되었냐"고 묻으며 나눈 짧은 대화를 통해

그곳에 있는 사람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고

서로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음번에 북측을 방문할 때에는

부디 이러한 생경하고 복잡한 절차 없이 서울에서 남쪽 끝까지 국토 대장정을 하듯이

서울에서 백두산까지 걸어서 갈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