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통일법 연구회 5강, 국제인권규약에 가입한 북한의 인권 이야기

(임혜민 기자의 통일법 연구회 3강, 4강 기사)

 지난 6월 7일, 대학로에 위치한 일석기념관 세미나실에서는 북한인권학생연대 주최 대학생 통일법 연구회의 마지막 특강이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북한 김정은과 그 도당에 대한 사법단죄와 그 전망”이라는 주제로 동국대 법학과 한희원 교수가 강연을 맡았는데요, 한 교수는 최근 ‘MBC 백분토론’, ‘KTV 국민방송’ 등의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국가안보와 통일에 대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서울신문의 칼럼리스트로서 다양한 저술활동 역시 겸하고 있습니다. 

 

      ▲ 대학생 통일법 연구회(출처:북한인권학생연대) ▲ 한희원 교수(출처:연합뉴스)

 

 이 날의 강연은 주로 통일 후 김정은 정권의 심판을 법학적이고 인권수호적인 측면에서 분석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한희원 교수는 강의를 시작하면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북한의 인권탄압에 대해서 언급했습니다. 북한의 인권문제는 이제 그들만의 것이 아니라 세계 전체가 주목하는 사항이며, 그 결과로 설립된 기구가 2013년 2월 2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UN인권이사회의 결의로 창설된 COI(Commission of Inquiry, 북한인권조사위원회)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2013년 5월 10일 “결의안을 완벽히, 단호히 거부한다.”라는 성명을 발표하며 방북, 정보제공요청 등 인권실태 조사를 위한 그 어떠한 협조도 거부하고 있습니다. 그 후 COI는 다시 수차례 북한 당국과의 접촉을 시도했으며 “구체적인 조사 결과를 북한에 사전 제공하겠다.”는 약속까지 했지만 현재까지 그 진척이 미미한 실정입니다. 게다가 중국이 방문조사 요청을 거절함으로서 북한 주민들의 인권 조사는 더더욱 난관에 부딪치게 되었습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심각한 인권유린으로 인해 COI로부터 ICC(International Criminal Court, 국제사법재판소)를 통한 관련자 처벌요청까지 제기되고 있는 북한이 형식적으로는 국제인권 개화국이라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북한은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에 관한 규약'(A규약)과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규약'(B규약) 등 여러 국제인권규약에 가입되어있는 상태라고 하니 “이 모순에 대해 차마 더 말을 하여 무엇 하겠느냐.”며 한희원 교수는 잠시 말을 줄였습니다.

 다시 이야기를 시작한 그는, 이렇듯 북한이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탄압을 자행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북한 특유의 고립주의적인 정책에 의거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인권탄압의 주요 가해자가 최고지도자를 비롯한 조선노동당, 국가안전보위부 등의 고위층 간부인 것과도 일맥상통하며 결론적으로 북한 주민을 철저히 그들만의 독재적인 정치체계의 실험대상으로 전락시켜 착취하는 행위라는 것입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가혹하다고 알려진 고문 10가지 중에서 3가지를 북한 정치범수용소에서 개발했을 정도로 지금 이 순간에도 북한 땅에서는 살인, 노예화, 고문, 구금, 성폭행, 강제낙태, 정치·종교·인종·성에 대한 차별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심각한 인권 유린이 자행되고 있다고 한희원 교수는 역설했습니다. 

 주목할 만한 것은 같은 인권침해라도 선진국과 후진국에 따라 그 양상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인데요. 선진국의 인권침해 소송사례를 보면 주로 개인사이의 불평등이나 복지와 관련된 경우가 대부분인데 반해, 북한과 같은 독재국가의 경우는 폭압과 압재와 연관된 “당장 죽고 사는 문제”가 주를 이룬다고 합니다. 따라서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 논할 때 가장 중요한 사항은 바로 “우리들의 잣대로 함부로 판단하지 않는 것”이라고 합니다.

 

     ▲ 땔감을 나르고 있는 어린아이들의 모습(출처:미국의 소리) ▲ 위성으로 촬영한 북한의 모습(출처:블루투데이)

 “2장: 가혹한 인권침해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험과 교훈”에서는 역사적으로 유명한 대규모의 인권 유린에 대한 처벌 사례를 통해 통일 후의 미래를 전망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첫 번째로 ‘뉘른베르크 재판소(1945)’의 경우가 있는데요.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나치 전범들과 홀로코스트에 대한 국제군사재판을 통해 나치의 인권 탄압을 철저히 조사하여 처벌하였습니다. 재판 이후인 1950년에는 ‘뉘른베르크 원칙’이 공식화되어 현재까지 적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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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른베르크 재판(Nurnberg trial)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나치 독일과 유대인 학살 전범(戰犯)을 다룬 국제 군사재판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소련 등 4개 연합국의 주도하에 전쟁을 일으키고 대학살을 자행한 독일의 범죄를 처벌하기 위해 열렸다.1943년 10월에 연합국 전쟁범죄위원회가 런던에 설치되었으며, 전쟁범죄인의 처벌에 관한 준비가 시작되었다. 1945년에는 독일 뉘른베르크시 정의의 전당 법정에서 평화에 대한 범죄, 인도(人道)에 반한 범죄, 전쟁 범죄, 범죄 음모 등의 혐의로 기소된 24명에 대한 재판이 열렸으며, 이듬해인 1946년 10월에 판결이 언도되었다.

 24명의 기소인 중 자살 또는 병사한 2명을 제외한 22명이 재판에 회부되어 12명이 교수형, 3명이 종신형, 4명이 유기형 선고를 받았고, 3명은 무죄였다. 한편, 뉘른베르크시는 대학살이 자행된 곳이었지만 종전 이후 전범재판이 열려 인종과 상관없이 인권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준 곳이기도 하다. 그러한 사실 때문에 도시로는 최초로 2001년 4월 21일 유네스코의 인권상을 수상한 바 있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뉘른베르크 재판 [Nurnberg trial]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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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와는 반대로 뉘른베르크의 극동아시아판이라고 알려진 ‘도쿄 재판소(1946)’의 경우를 보면 같은 전쟁 범죄를 심판하는 자리였음에도 불구하고 최고책임자인 천황, 난징대학살의 지휘관인 야스히코, 731 마루타부대의 책임자로 알려진 이시이 히로 등이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기소사항에는 단지 중국·미국·영국·네덜란드·프랑스(인도차이나)·소련에 대한 침략만 있을 뿐, 한반도를 대상으로 한 전쟁범죄와 인권유린에 대한 처벌은 포함되지도 않았습니다.

 또한 동·서독 통합 후에 이루어진 동독 정권범죄 청산 사례를 보아도 비슷한 경우가 존재합니다. 동독 개혁주의자들을 중심으로 ‘동독 자체법정(1989-1990)’이 설립되어 구동독 체제하의 공산주의 정권범죄를 심판하였지만 SED(Sozialistische Einheitspartei Deutschlands, 독일 사회주의당) 서기장인 에리히 호네커를 비롯한 고위 간부들의 처벌이 대부분 10년 이하의 징역 수준으로 미미하였고, 마지막 공산당 총리였던 한스 모드로프는 벌금형을 선고받은 후 유럽의회와 연방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현재는 동독 좌파당 명예 의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희원 교수는 “현재 북한 노동당 정권의 인권만행은 단순한 자유의 박탈만이 아니라, 인간의 이성과 인격을 부정하여 단순한 부속품으로 전락시키고 노예화시키는 것.”이라며 “우리 법조계가 지금처럼 형식적인 민주 법치주의의 모습을 유지한다면 ‘통일대박’은 커녕 도쿄재판과 동독 정권범죄 청산의 사례를 이어받을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 강연중인 한희원 교수의 모습

 

 최근 COI의 보고서를 보면 2030년에도 북한이란 나라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합니다. 이는 지금 우리의 태도와 준비로는 몇 년이 지나도 통일은 요원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부터 ‘단죄 없이 정의 없다.’는 신념을 가지고, 사법단죄를 위해 중앙법무기록조사처와 같은 기관을 통한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역사적으로 어느 나라든지 정권이 저지른 인권범죄의 청산은 필수적인 요소였다면서 ‘자유는 법 아래서의 개념이다.’라는 격언을 명심하라고 역설하며 강연은 끝이 났습니다.  

강연 종료 후에는, 일정 횟수 이상 참여한 학생들에게 수료증 수여가 있었습니다. 수료 여부를 떠나 저는 한 사람의 대학생으로서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에 처음부터 참여하지 못해 아쉬움이 컸습니다. 막연히 통일을 ‘해야 한다.’에만 집중했지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준비에는 관심이 없었던 제 자신이 부끄러웠고, 또한 통일을 위한 준비를 벌써부터 하고 있는 한희원 교수를 포함한 여러 사람들이 존경스러웠던 자리였습니다. 지금까지 제7기 통일부 대학생기자단 이태호였습니다.

-출처-
1.http://www.youngnk.org/board/bbs/index.php
2.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1&aid=0006652138
3.http://www.voakorea.com/content/article/1855504.html
4.http://www.bluetoday.net/news/articleView.html?idxno=3207
5.직접 촬영
6.직접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