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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통일링소식] 북한의 장마당이 서울 청계천에서 열렸다?

 안녕하세요 ! 통일링 소식을 전하는 김지혜 기자입니다. 지난 5월 24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청계천 한빛 광장에서 북한 장마당을 재현하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이 행사는 북한 인권 청년 단체인 'NAUH(나우, Now, Action & Unity for Human rights)'의 주최로 진행되었습니다.

*NAUH남과 북, 해외 교포 청년들이 모인 단체로,

2010년부터 행동하는 목소리로써 북한인권활동을 오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남북한과 세계 청년들이 모여 통일을 준비하는 일들도 함께 해 나가고자 하는 비전을 갖고 있습니다.

나우의 비전: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을 지향합니다. 크고 어려운 주제가 아니라, 내 옆에 있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함께 해 나가고자 합니다. 이렇게 하나 하나 이루어 나갈 때, 결국 진짜 통일도 이루어 낼 것이라 기대합니다.”

▲장마당 재연 행사장 모습

  ▲장마당 재연 행사장 모습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시작 전부터 관심을 보이는 많은 사람들의 호응 속에 2시부터 장마당 행사가 개최되었습니다남녀노소와 국적을 불문하고, 수많은 손님들이 장마당을 가득 채웠습니다.

  장마당의 입구에서는 청소년 도우미들이 본 행사를 소개하는 소책자를 나누어 주고 있었습니다. 그 안에는 나우’ 지성호 대표의 인사말과 함께 장마당의 물건과 이와 관련한 이야기들이 담겨있었습니다.

  행사장 안내도

▲ 행사장 안내도

  위와 같이 배치된 장마당에는 다양한 물품들이 진열되어 있었는데, 이 중에는 단순히 보는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부분들도 있었습니다. 그중에 가장 인기를 끌었던 것은 '북한 음식 시식' 이벤트였습니다. 이는 실제 탈북민분들이 준비한 '진짜 북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이벤트로 '두부밥, 인조고기밥, 절편, 옥수수죽, 북한순대, 속도전떡, 북한식 만두' 등 다양한 먹거리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이 중 가장 인기가 있었던 음식 Top 2는 바로 '두부밥'과 '인조고기밥' 입니다. 먼저, '두부밥'은 두부를 튀겨서 밥을 싸고 그 위에 양념을 얹어 만듭니다. 그 모양은 우리가 흔히 먹는 유부초밥과 비슷했습니다. 그 다음으로 인기가 많았던 '인조고기밥'은 그 이름과는 달리 '고기'는 들어있지 않고, 얇은 두부에 밥을 말아 양념을 얹어 만듭니다. 사실 '인조고기밥'은 '두부밥'으로 부터 시작된 음식입니다. 북한의 '고난의 행군' 때에 영양과 포만감을 모두 주는 '두부밥'이 길거리 음식으로 개발되어 큰 인기를 끌었는데, 이 아이디어가 더 나아가 '고기맛'을 내는 '인조고기밥'을 탄생시키게 된 것입니다. 이런 시절을 담고 있는 음식들을 남한에서 남북 뿐 만 아닌 다양한 지구촌 사람들이 함께 먹는 모습이 참 신기하기도 하며 한편으로는 아련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즉석에서 따뜻한 미소와 즐거운 웃음소리로 준비한 요리를 건네주시는 어머님들의 손길에 이 마음이 더 아름다운 소망으로 바뀌어져 갔습니다.

  ▲ 북한 음식 시식 현장

  그 다음으로 인기를 끌었던 것은 실제 북한에서 입는 옷과 모자 등을 직접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이벤트였습니다. 특히, 북한의 군복도 입어볼 수 있어서 많은 분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흥미로워 하시며 이 이벤트에 참여하셨습니다.

▲ 북한의 군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 이벤트 현장

  이 외에도 채소, 장식품, 등 다양한 상품들이 북한의 장마당 모습 그대로 진열되어 방문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마치 북한의 장마당에 와 있는 듯한 느낌에 한창 들떠있던 중, 이 느낌을 더욱 실감나게 하는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왕년 꽃제비들의 리얼꽁트' 였습니다. 실제 탈북 청소년들이 찢어진 옷 등을 입고 꽃제비 분장을 해서 '장마당에서 벌어지는 꽃제비 실상' 들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시간이었습니다.

  '장마당에서 두부를 훔쳐 먹는 꽃제비 남매, 그리고 훔쳐간 것을 서열 높은 꽃제비들에게 빼앗기는 모습', '장마당 상인들에게 장사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공안, 그리고 이것마저도 하지 않으면 아이들이 굶어죽을 수 밖에 없다는 상인들, 그래도 당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며 당의 위대함을 찬양하는 공안'

이런 상황극을 통해, 실제 북한의 모습들을 재연하는 이들은 실제 꽃제비 생활을 했었던 청소년들이었습니다. 상황극이 너무 실제적이여서 몰입이 되었고, 실제 꽃제비들의 마음과 북한 주민들의 삶을 가슴이 저리도록 느끼고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 왕년 꽃제비들의 리얼 꽁트 현장

이 광경을 보던 이들 중 돌아서는 모습들이 보였습니다. 그들은 대부분 이 모습을 실제로 경험한 탈북민들이었습니다. 눈시울을 붉히며 그 자리를 외면하는 그들에게는 이 꽁트가 삶이었던 것이었습니다. 더 가슴이 아파오는 듯 했습니다.

  꽁트가 끝나고 이 팀의 막내인 한 남학생이 소감을 발표했습니다. 

"이 시간을 위해서 어제 저녁부터 지금까지 굶었습니다. 왜냐하면 더 사실적이고 실제적인 모습으로 다가가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 배가 많이 고프고 빨리 뭘 먹고 싶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제 먹으면 되지만, 아직까지 북한에 남아있는 제 친구들은 여전히 배고픈 가운데 있습니다. 그들을 생각하면 지금 저의 말이 참 미안합니다. 이것은 실제이고,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일들입니다. 우리가 잘 먹고 잘 사는 동안, 북한의 형제, 친구들은 죽어가고 있습니다. 빨리 통일이 되어서 함께 배불리 먹는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시작 당시 재미있던 모습과는 다르게 떨리는 목소리와 젖은 눈동자로 전하는 마음이 그 자리에 있는 모두에게 진심으로 와 닿았을 것입니다. 모두가 통일을 진심으로 기원하는 시간이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편, 저는 이 팀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습니다. 그 이유는 위의 소감을 발표한 학생을 지난 통일링소식 2에서 만났었기 때문입니다.  아래 사진에서 브이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 남학생은 지난 통일링 소식 2의 북한 청소년 인권과 북한 인권법의 역할 제언 포럼에서 '탈북 청소년 발제자'로 가슴울리는 메시지를 전했던  '한영 외국어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주철용' 군이었습니다. 마음에 깊은 감동으로 남아있던 주철용군의 메시지가 마음에서 여전히 울림으로 남아있던 터라 이곳에서의 만남이 더욱 기쁘고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통일세대를 함께 걸어갈 특별한 인연이 되지 않을까' 라는  기대감이 생겼습니다.

 ▲ 꽃제비 분장을 하고 장마당 입구에 앉아있는 행사 현장

  리고 또 반가운 얼굴들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채널 A '이제 만나러 갑니다(이만갑)'에 출연하는 탈북미녀들이었습니다. 꽁트의 군인 중 한명으로 등장한 '이순실' 씨를 비롯하여 주찬양, 김아라, 박예주 등의 탈북미녀들이 장마당 행사에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더욱 놀랐던 것은, 위에 소개하였던 '주철용'군이 '주찬양'씨의 친동생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북한에서 남한으로 넘어와 많은 고생을 하며 보냈던 시간들을 뒤로하고, 이제는 '통일을 전하고, 통일을 준비하며, 통일세대를 일으키는' 통일의 주역들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들을 보며 많은 감명을 받고, 저도 함께 열심을 다할 것을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만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주찬양씨와 잠깐 대화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Q : 이런 북한의 모습을 경험하다가 보는 입장에서 이 시간이 어떠신가요?

A : 장마당 재연하는 것도 너무 마음이 아프고, 다 잊은줄 알았던 기억이 확 살아나서 보지 못하겠더라구요. 또 특히 꽁트에 친 동생도 참여해서 마음이 짠하고 아팠습니다. 저도 활동한다고 하지만, 절실함이 없어지지 않았나라는 생각도 들었고 그래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장이 만들어 지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고, 우리 역할이 더 막중해 지겠구나 더 열심히 해야겠다.' 라고 생각하였습니다.

Q : 이만갑 프로그램을 하시면서 느낀 한국 사회는 어떠신가요?

A :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작은 틀에 매여 큰것을 보지 못하고, 시스템이 바빠 거기에 매진해야 하는 상황이라서 환경의 지배를 받고있는것 같고, 현실에 매여 미래나 사랑이 기준치를 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Q : 대학생들에게 다가오고 있는 통일에 대해 한마디 해주신다면?

A : 취업을 위해서 배우던, 목표를 위해서 배우던 다 해야 하고 다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체성이 뚜렷하려면 민족의 아픔을 느끼고 나눌줄 알아야 하고 이에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통일도 왜 통일을 해야 하나 보다 한 민족이 한 나라에서 살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통일에 대해서 무슨 일을 하고 무슨 몫을 해야 한다는 생각보다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관심을 가지면 일 할 것이 보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 관심이 주위에 확산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만남들을 이어가는 중, 또 반가운 분을 뵙게 되었습니다. 그 분은 바로 김석우 전 통일부 차관이었습니다. 평소 북한 인권에 대해 활동하시며 소리를 내시는 귀한 분을 뵙게 되어 기쁜 마음으로 인사를 드리고, 잠깐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Q: 이 행사를 보시면서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A : 우리사회에서 피상적으로 듣던 것을 완벽하지는 않겠지만, 사실적으로 우리 사회에 알려주는 것이 참 좋은 구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말로는 중요하다고 하던 장마당이었지만, 실제로 보지는 못하고 사진만 보는 정도였는데, 실제 모습을 보고 알게 되어 굉장히 좋았고, 북한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Q: 청년 대학생들에게 통일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어떤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는지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 우리가 분단된지가 만 69년이 되었고, 곧 70년이 되는데, 핵무기나 미사일 등 특수한 것을 제외하고는 이미 북한 체제는 실패했다고 보죠. 그에 비해 우리는 민주화가 되어 번영하고 경제 수준이 북한에 비해 20배 정도 높고, 인구도 북한에 비해 2배 정도 많기에 완전히 성공과 실패로 결론이 났습니다. 그러면 북한이 다시 회복할 수 있느냐? 이것은 개혁개방 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습니다. 하지만, 체제 유지를 위해 개혁개방은 하지 않을 것이죠. 그러면 장래는? 북한은 더 어려워 질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우리는 지금위에 더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그렇다면, 한반도의 운명은 결국 성공한 우리가 주도해서 끌고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지금까지 한국사회는 젊은이들에게 교육을 통해 "북한과 우리는 통일안된다.", "우리는 그런것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등의 현실을 회피하는 식의 생각을 이끌었고, 이것이 상당기간 지속되었는데, 이건 잘된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우리 운명이고, 우리가 6.25의 어려운 고난도 극복하고 경제와 사회를 회복해 나갔는데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의 일들도 충분히 할 능력이 있지 않겠습니까? 이것은 우리의 운명이고 또한 이것을 이룰 능력이 있기에 더 적극적으로 끌고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참 귀한 분들의 발걸음이 함께하고, 참 많은 시민들의 마음을 감동케 하고 관심을 가지게 한 이 장마당 행사가 참 감사하고 신선한 축제 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이 행사의 주최 측인 '나우'의 '지성호' 대표를 만나보았습니다. 그리고 짧은 인터뷰를 통해 통일을 향한 기쁜 열정과 마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Q : 이 행사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A : 북한 실상을 제대로 알려주고 싶었어요. 대한민국도 통일에 대해 관심이 많고 그런데, 통일을 이루려면 북한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아야 하죠. 그런데, 북한 장마당이나 이런 것은 우리가 알 수가 없으니까, 그리고 이런 것들을 보면서 준비해야 할 것들이 있을텐데, 그럴 수 없으니까. 어떻게 해야하는지 잘 모르는 상황이고.

그러면 북한 장마당을 들고 북한 한복판에 두고 사람들이 그것을 통해서 통일에 대한 마음도 갖고, 많이 배우고 볼 수 있는, 북한 사람들의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그런 장을 열고 싶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행사가 너무 커져버려서 감당을 못할 정도가 되어버린 거에요. 힘들지만 시작된 것이니까 했는데 여기까지 오게 되었어요.

Q : 물품을 준비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A : 일부는 중국에서 구해왔고,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아서 이렇게 할 수 있었습니다. 조금 조금의 마음이 모여서 이것을 하였는데, 저는 이런걸 열었다는 자체가 중요하다기 보다, 남북한의 청소년 청년들이 연합하여 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12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하고 있는데, 이것이 통일 현장이 아닌가, 함께 준비하고 함께 물품을 팔고 있는 이것이 작은 통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Q : 대학생들에게 통일세대로서 준비할 현실적인 것은?

A : 통일이 먼곳에 있다고 생각하면 먼 곳에 있고, 가까운 곳에 있다고 생각하면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지금 이 현장 자체가 통일이라 생각하고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지금 해 나갈 수 있는 것들을 해나가다 보면 통일의 문 앞에 와 있을 것 같습니다.

통일되면 일자리 많아진다고 합니다. 웃자고 하는 소리이긴 하지만, 여러가지 부분들을 보면 이점들이 많고, 그렇게 가야하는 부분이고. 또 언젠가는 부산에서 도로에서 차타고 유럽까지 가게 될 것이고, 우리 세대는 또 그렇게 가야 할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조금 조금씩만 이해의 폭을 넓히고 그렇게 하다 보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장마당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정말 작은 통일의 현장 속에 와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어른, 아이, 남자, 여자, 남한, 북한, 한인 교포, 외국인 할 것없이 모두가 하나된 '통일한국'에 있는 것 같았습니다. 어느 누구도 이 상황을 싫어하거나 불쾌해 하는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으며 남녀노소 모두 상관없이 새로운 통일의 즐거움을 누리고 있는 듯 한 시간이었습니다.

 탈북청년들과 남한청년들이 이루어가는 작은 통일들. 그것은 무겁고 어려운 과제가 아닌 새롭고 기쁜 일상이었습니다. 작은 통일들을 계속해서 이루어가며 언젠가 완전한 통일이 이루어질 그 날을 꿈꾸는 '통일 ing'의 현장이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것을 보며, 통일은 참 희망이 있고 기다려지는 미래의 꿈이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오늘도 통일은 ing 입니다. 내가 있는 곳에서 부터 작은 통일을 꿈꾸며 이루어가는 오늘이 되길 바라며 !

" 통일 is coming soon ! "

 

<사진출처>

- 나우 포스터 https://www.facebook.com/groups/240431062680365/684357804954353/?notif_t=group_activ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