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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문화공간

前 북한 외교관의 기록 <만사일생> 출판기념회를 가다

 5월 16일, 광화문에 위치한 사랑의열매회관에서 자서전 <만사일생>의 출판기념회가 열렸습니다. 북한에 대해, 그리고 통일에 대해 다시 한번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생생한 출판기념회 현장을 보기 전에 일단 만사일생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_김상은/#김상은책 '만사일생'의 표지

 <만사일생>의 작가는 홍순경 씨로 현재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눈여겨볼만한 점은 한 때 북한에서 외교관으로 지내다 지난 2000년에 대한민국으로 탈북한 사실입니다. 북한에서 외교관으로 지낸다는 건 남부럽지 않을 만큼 풍족하게 산다는 것을 뜻한다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제 예상과는 달랐습니다. 외교관은 단지 외화벌이 일꾼일 뿐이며 조국을 위해 충성을 다하지만 언제 모함에 빠져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책에는 외교관 홍순경 씨의 이야기, 탈북 과정에서 겪은 경험과 더불어 북한 정치·사회의 실상을 알 수 있는 솔직한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습니다. 특히나 북한은 먹을 것이 부족해 사람을 잡아먹는 범죄자들이 많다는 사실과 고위간부 아파트에 사는 사람도 생활이 어려워 집 안에서 닭을 키운다는 사연이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러한 북한의 모습은 추상적으로 생각해왔던 것과 달리 매우 심각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홍순경 씨가 탈북을 하는 과정에서 겪은 북한의 비인간적인 태도를 통해서는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북한과 관련한 홍순경 씨의 진술은 독자에게 북한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고 통일의 필요성을 느끼게 해준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의미가 있는 책 <만사일생>의 출판기념회는 어땠을까요?


#김상은만사일생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


 <만사일생> 출판기념회에는 정말로 많은 분들이 참석하였답니다. <만사일생>을 그 누구보다 공감하며 읽었을 탈북자 분들도 많아 보였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니 제 옆에 앉으신 분들은 모두 탈북자 분들 이셨습니다. 그들은 책에 대해 "탈북자인 나도 북한이 이정도 일 줄은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아무래도 저자가 외교관으로 활동하였다보니 북한의 대내적인 실상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김상은만사일생 저자 홍순경씨의 인사말

 <만사일생> 출판기념회가 시작되고 곧이어 저자의 인사말이 있었습니다. 홍순경 씨는 "이 책의 제목인 ‘만사일생’은 ‘아홉 번 죽을 뻔하다 한 번 살아남다’의 ‘구사일생’에서 따온 말로 탈북한 내게 고 황장엽 선생이 한 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만 번 죽을 뻔하다 한 번 살아남은 홍순경 씨의 말처럼 책 속에 나타난 그의 탈북 과정은 정말 기적과 절망의 연속이었답니다. 저는 ‘만사일생’의 뜻에 깊이 공감하며 홍순경 씨의 말에 경청했습니다. 이어 홍순경 씨는 "사소한 나의 이야기들이 통일을 준비해 나가는 대한민국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출판 동기에 대해 이야기하였습니다. 또한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북한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바로잡았으면 한다는 바람과 함께 북한은 주민들이 잘 살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한다며 북한의 잘못된 체제 변화를 촉구하셨습니다. 책자체를 통해서도 느꼈지만 출판기념회에서의 저자의 말을 통해서 홍순경 씨가 통일을 얼마나 간절히 염원하는지 그리고 북한 주민들의 인권에 대해 얼마나 큰 고민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김상은만사일생 관련 영상상영

  이후에는 책의 내용을 간추려 놓은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책을 읽으며 느낄 수 있었던 탈북 성공의 감동과 그 과정의 어려움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영상 상영 후에는 축사가 있었습니다. 국민대통합위원회 한광옥 위원장, 조명철 국회의원 등 외에도 많은 분들이 축사를 하였는데 만사일생의 가치, 통일이 꼭 이루어 져야만 하는 이유 등 많은 내용이 기억에 남지만 특히나 인상 깊은 부분이 있습니다. 홍순경 씨가 북한에 큰 아들을 남겨 놓은 채 아내와 작은 아들 이렇게 세 식구만 탈북한 이야기를 축사 중 언급하였는데 제 옆에 계시던 탈북 여성분께서 남몰래 눈물을 훔치시는 것입니다.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이 떠올라서인지, 아니면 홍순경 씨의 딱한 사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녀의 눈물을 보고 있으니 분단된 우리나라의 현실에 대해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동시에 경제적인 이득, 통일한국의 이미지 등도 통일의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인도적 차원 때문이라도 통일이 꼭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상은만사일생 저자 홍순경씨와의 사진촬영

  출판기념회의 막바지에 이르러 축하공연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 틈에 저자와 기념촬영을 할 수 있었습니다. 드라마틱한 탈북의 과정을 거친 분이 제 옆에 계신다는 게 마냥 신기했답니다.  

  <만사일생>을 통해서 북한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다면, 출판기념회를 통해서는 많은 탈북자 분들을 만나며 북한이 먼 나라가 아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동시에 어쩌면 내 주변에 스며들어 있는 분단된 우리의 현실을 익숙함에 망각하며 지냈던 것은 아닐까란 생각이 들며 반성하게 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잊고 있었던 북한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 통일의 필요성을 느끼고 싶으신 분께는 이 시대의 하나의 증언이라 할 수 있는 <만사일생>을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이 책을 통해 북한의 실상을 제대로 알고 통일을 바라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면 홍순경 씨의 바람대로 평화 통일에 좀 더 가까워 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상 제7기 통일부 대학생기자단 김상은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