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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한민족, 문화재로 통일 준비하자

 한민족인 남과 북, 한민족 공동의 유산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비록 지금은 잠시 떨어져 있지만 오천 년의 역사를 함께 해온 남과 북이기에, 한글·전통 음식·한복·아리랑 등 한민족의 동질성을 상징하는 것들이 매우 많습니다. 문화재 역시 남과 북의 매우 소중한 공동 유산인데요, 한반도 전역에는 고조선 시대부터 삼국 시대, 고려 시대, 조선 시대에 이르기까지 자랑스럽고 멋스러운 다양한 문화재들이 분포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문화재들은 단순히 남북 공동 유산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남북 문화 교류를 통한 남북 동질성을 회복 및 민족공동체 기반 조성에 이바지할 수 있습니다. 

 3월 28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문화재를 통한 남북 교류는 물론이고 통일 과정, 나아가 통일 후의 문화재 분야 방침에 대해 논의하는 이야기장이 열렸습니다. 바로 문화재청과 남북역사학자협의회가 주최의 ‘통일시대를 대비한 남북 간 문화재 협력’ 학술회의입니다. 내로라하는 문화재 전문가를 포함하여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학술회의 현장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남북간 문화재협력 학술회의' 포스터

 

 나선화 문화재청장의 개회사에 이어, 남북역사학자협의회 남측위원회 최광식 위원장이 ‘통일시대를 대비한 남북간 문화재 협력’이라는 주제의 기조발제로 본격적인 학술회의의 포문을 열었습니다. 최광식 위원장은 남북역사학자협의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올해는 그동안의 남북역사학자들 간의 교류협력을 되돌아보고 향후 방향을 재설정한다는 의미 있는 해이다. 정치·군사 문제와 관계없이 민족의 동질성 회복과 민족공동의 문화유산을 보존한다는 대승적 견지에서 항시적으로 남북이 교류·협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나가야 한다. 남북 간 문화재 교류·협력을 통해 통일시대를 준비해 나가자며, 남북 문화재 협력에 강한 의지와 기대를 나타냈습니다. 개회사에 이어 1부 순서가 진행되었습니다.

 1부에서는 ‘통일 대비 남북 간 문화재 교류협력’이라는 큰 주제 하에서 두 개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첫 순서로 나선 연세대학교 하일식 교수는 ‘북한의 문화유산 관리 실태 및 남북협력의 필요성’에 대해 발제했습니다. 하 교수는 “문화유산은 남북의 차이를 넘어설 수 있는 공통분모가 가장 큰 분야이며, 남북 관계자들의 공감대가 비교적 큰 분야다. 또한 몰랐다면 모를까, 실상을 알면 책임감이 생기는 분야가 바로 이 분야이다.”라고 남북협력의 당위성에 대해 말하며, “문화유산과 관련한 남북교류의 다방면 교류 각각에 대해 우선 순위를 정하고 현실적인 절차를 생각하여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하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라고 제언했습니다. 이어서 국립문화재연구소 이상준 고교연구실장이 ‘남북 문화유산 교류협력의 성과와 추진전략’이라는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이 연구실장은 “최근 남북관계 움직임에 따라 조만간 남북 교류협력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문화유산 분야의 성사 가능성이 가장 높다. 한편 북한이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맞물려 북한문화유산 정보 개방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이 문화유산 분야 교류협력의 체계적·거시적 전략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덧붙여, 지금까지의 문화유산 분야 교류협력 성과 사례들을 소개하며, 문제점과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 '남북간 문화재협력 학술회의' 현장

 

 잠깐의 휴식 후, ‘통일시대 준비와 통일 후의 문화재 관리방안’을 주제로 학술회의 2부가 진행되었습니다. ‘통일시대를 대비한 남북 문화재 협력의 단계별 과제’를 주제로 발표한 고려대학교 정태헌 교수는 화해협력기, 평화공존기, 남북연합기로 나눠 문화재협력 기반의 조성 과제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정태헌 교수는 “화해협력기에는 법적·제도적 지원 시스템 구축이 가장 우선적이며, 평화공존기에는 화해협력기에 체결된 문화재협력 분야의 합의서를 보강하여 체계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남북연합기에는 남북 간 문화재 협력 분야에서 남북 공동기구가 만들어질 것이며, 남북 간의 합의를 통해 남북 통합법령을 제정하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화해협력기와 평화공존기에 만들어진 통합의 기초를 토대로 실질적인 공동관리 시스템과 매뉴얼을 구축·유지해야 한다.”라고 조언했습니다. 마지막 발표로 한신대학교 안병우 교수가 ‘통일 후의 북한 문화재 관리방안’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안 교수는 “남북한은 문화유산의 범주 규정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문화유산의 범주에 무형문화유산을 포함하고 명승지와 천연기념물은 자연유산으로 분리하는 방향으로 현행 남북한의 법을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라며, "현재 가장 시급한 문제는 문화유산이 손괴되지 않도록 보존하는 것이다. 통일은 문화유산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넓혀서 보편적 문화복지를 누릴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라고 발표했습니다.

 학술회의 마지막 순서로 3부에는 종합토론 시간을 가졌습니다. 동아대학교 홍순권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종합토론에는 이화여자대학교 김영미 교수, KBS 보도본부 이주철 박사연구원, 충청북도 문화재연구원 장호수 원장이 패널로 참여했습니다. 각기 다른 직업을 가진 문화재 분야 전문가들은 남북간 문화재협력에 대한 다양한 시각의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북한의 문화재 관리, 지금까지의 남북 문화재협력의 시행착오, 앞으로의 협력 방향 등 폭넓은 관점에서 남북 간 문화재 교류협력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종합토론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을 끝으로 ‘통일시대를 대비한 남북 간 문화재협력 학술회의’가 성황리에 종료되었습니다.  


 남북 간 문화재 분야 교류협력은 2006년 평양 인근의 고구려 고군분 보존사업과 2007년 개성 만월대 조사 발굴사업을 계기로 시작되었으나, 2010년 천안함 사건 이후 현재 중단된 상태입니다. 문화재를 매개로 한 남북 교류협력은 남북 동질성을 회복하고 한민족의 공동체 기반을 조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기에 매우 중요합니다. ‘통일은 대박’이라는 말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남북이 자주 만나 교류를 나눠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본격적으로 통일 시대를 준비하는 지금 이 시기가 남북이 교류하는 데 적정한 시기인데, 당장 정치·경제·군사적인 교류를 시작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르겠지요. 따라서 남북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문화재 분야로 교류협력의 물꼬를 트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인 것 같습니다. 물론 분단 시간동안 서로 다른 방식으로 문화재를 관리해왔기에 이견이 존재하겠지만, 남북 문화재 협의체 구성을 통해 이견을 맞춰나가다보면 다른 분야에서도 연쇄적인 교류협력이 이뤄지지 않을까요?

 한반도처럼 오천 년이라는 긴 역사를 가진 곳은 세계에서 찾기 힘듭니다. 유구한 역사를 지닌 한반도이기에 가치를 따질 수 없을 만큼 매우 소중한 문화유산들이 많은데요, 선조들이 물려준 우리의 문화유산을 잘 보존해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것이 우리의 과제 아닐까요? 최근 한민족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탐내는 이웃 나라들이 있는데요, 이는 남북이 문화재 관리에 있어서 각자의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북이 힘을 모아 한반도의 소중한 문화재들을 지키고, 우리 문화재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길 바랍니다. 어서 빨리 통일이 되어서 북한으로 문화재 탐방하러 가는 날을 꿈꾸며, 이상 6기 통일부 대학생기자단 한솔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