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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정전 60주년. 남북 상생의 시대를 바라며: 유엔군참전·정전 60주년 기념식

 계속되는 장마와 폭염으로 인해 고생 많으셨죠? 비가 그쳤나 싶으면 식을 줄 모르는 열기 때문에 무더운 여름날인 7월 27일, 대한민국 대통령을 비롯한 해외 귀빈들이 대거 참석하는 큰 행사가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에서 열렸습니다. 저희가 통일부 대학생기자단 자격으로 초청을 받았기에, 한 걸음에 달려가 보았답니다. 어떤 행사인지 함께 보시죠!

 

▲가로등에 설치된 [유엔군참전 · 정전 60주년 기념식] 현수막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가로등에 설치된 [유엔군참전 · 정전 60주년 기념식] 현수막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 입구▲평화의 광장 입구

 

 

행사개요

 대한민국 정부는 올해 2013년 7월 27일을 기해 '유엔군 참전의 날'을 선포하였다. 이에 그 첫 공식행사로서 [유엔군참전 · 정전 60주년 기념식]이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정전협정 60주년을 기념하는 것은 물론,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유엔 21개국(전투부대 파견 16개국, 의료지원 5개국)과 그 참전용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오늘날 G20의 위엄에 빛나는 우리 대한민국이 앞으로 세계평화를 위해 힘써 나갈 것을 천명하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이날 식전행사로는 군 관련 행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의장대 시범은 물론이고, 참전국 민요 메들리와 무을농악 및 깃발춤 공연이 있었습니다. 

 오전 10시에 시작된 본 행사에서는 6.25 관련 영상물 상영과  반기문 사무총장의 기념 메시지, 그리고 참전국 대표로서 존 필립 키 뉴질랜드 총리의 연설이 있었습니다. 이어서 감사패 증정 및 호국 영웅장 수여식과 대한민국 대통령의 기념사가 이어졌습니다.

 

▲ 국내외 참전용사 및 각국의 관·군 관계자들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국내외 참전용사 및 각국의 관·군 관계자들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 정전(停戰)이 무엇인가요?

  정전이란 전쟁의 종결을 의미하는 종전(終戰)과는 다른 개념으로, 전쟁을 끝낸 것이 아니라 전쟁 당사국들의 합의 하에 일시적으로 싸우지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 다른 말로는 휴전이라고도 하는데, 흔히 우리가 말하는 휴전선의 그 휴전입니다. 다시 전쟁이 재개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사실상 평화와는 거리가 먼 상태입니다.

 

 함께 지켰던 60년. 함께 나아갈 60년. Our future together!

 알고 계셨나요? 우리나라는 북한과 전쟁 중이랍니다. 1950년 6월 25일 새벽 4시, 북한은 작전명 '폭풍'을 발동했습니다. 이 전쟁은 한반도 전역을 공산화하기 위해 북한이 기습적으로 일으킨 것으로, 정전 협정을 맺는 1953년 7월 27일까지 3년 1개월 동안 무려 군인 전사자 총합 190만 명, 민간인 사상자 100만 명에 육박하는 비극을 초래했습니다.

 당시 대한민국은 전쟁 개시 3일 만에 수도 서울을 뺏기는 등 전면전에 대한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전쟁을 치렀기 때문에 주변국의 도움이 절실했습니다. 이에 국제연합(유엔)은 신속히 유엔군을 파견하기로 결정하였고, 미군을 중심으로 16개국에서 전투부대를, 5개국에서 의료지원대를 지원했습니다.

 유엔군은 인천상륙작전을 통해 북한군을 몰아내고 압록강까지 진격하여 통일을 목전에 두었지만, 그때 중공군이 북한군을 지원하기 위해 참전하는 바람에 후퇴하고 말았고, 이후 연합군 대 공산군이라는 국제전 양상을 띠게 되었습니다.

 약 60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탓에 전쟁의 기억도 흐릿해져 가는 시점이지만, 역사가 남아있는 한 그 아픔과 기억, 그리고 교훈은 영원할 것입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유엔군 참전 · 정전 60주년 기념식]은 정전협정일인 7월 27일을 맞아 유엔군 참전 및 정전 60주년을 기념함과 동시에 우리나라의 수호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유엔 참전국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자 기획된 행사입니다.

 

▲기념식 팜플렛에 수록된 참전 및 피해 현황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기념식 팜플렛에 수록된 참전 및 피해 현황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한반도는 전시상황!

 6월 25일 전쟁 발발일을 기념하는 것과 정전일을 기념하는 것은 상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대한민국 남자들은 왜 성인이 되면 반드시 입대해야 할까요? 바로 전쟁 중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휴전선을 기점으로 남북한은 군사적 대치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1950년 6월 25일 시작된 전쟁은 아직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며, 평화롭고 번영한 우리 사회 이면에 전시상황이라는 진실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즉, 6.25 전쟁이 63년 동안 계속되고 있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따라서 '7월 27일'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음'을 강조하기 위한 이날만의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전시상황의 지속은 곧 분단의 고착화를 의미합니다. 6.25 전쟁이 우리 민족에게 뼈아픈 역사인 동시에 아쉬움을 남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통일의 염원을 이루지 못하고 어느 누구도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한 채, 애매한 상황이 계속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상징적인 사건이 바로 정전협정입니다. 평화협정도 아니고, 그렇다고 통일을 이룩한 것도 아닌 애매한 상태. 그러므로 정전 60주년을 기념한다는 것은 바로 우리나라가 분단국가라는 현실과 통일을 향한 우리들의 염원은 멈추지 않았다는 것을 대내외적으로 알리는 행사인 것입니다.

 아울러 정부가 올해 처음으로 7월 27일을 '유엔군 참전의 날'로 지정한 것은 대외적 관심을 대한민국에 집중시키는 효과와 함께, 한국전쟁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자연스레 상기시켜주기 위함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 대북정책 및 국제공조에 있어서 상호 우호적 과거관계를 바탕으로 한 협력과 지지를 이끌어내는 전략적 판단도 한 몫 했으리라고 봅니다. 

 실제로 같은 날 미국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미국 국방부가 주최하는 한국전쟁 정전 기념식에 참석했습니다. 같은 날 한국과 미국에서 대통령이 각각 기념식에 참석한 것. 이는 특별히 현 정부가 한미동맹을 강조하는 이 시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큽니다.

 

  남북이 함께 가는 상생의 시대를 바라며

 20세기 한국의 민족사학자 단재 신채호 선생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이 말은 과거를 교훈 삼지 못하면, 그 공동체는 발전하지 못하고 이내 도태된다는 뜻입니다. 바꿔 말하면 역사를 소중히 여기고 교훈을 얻을 수 있어야만이 밝은 미래가 온다는 것. 즉, 무엇인가를 기념한다는 것은 그것을 잊지 않고 기억함으로써 교훈을 얻고, 그 교훈을 통해 지혜롭게 미래를 건설하자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남북한이 과거 전쟁으로부터 더 이상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때는 어느 누구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도 없이 한반도에 또 다른 비극이 찾아오고 말 것입니다. 이미 60년 전에, 서로 날카로운 이빨을 내밀며 싸워봐야 아무도 승리할 수 없다는 교훈을 배웠습니다. 이 교훈을 기억하여 후손들에게 전달하는 일은 우리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우리가 본래 하나였다는 사실을 잊기 시작한다면, 남북 간에는 휴전선 철조망밖에 남지 않습니다. 그땐 우리 앞에 놓여있는 이 철조망이 언제, 어디로부터, 왜 생겼는지 물어봐도 알려주는 사람 하나 없을지도 모릅니다. 또한, 역사를 기억하는 나라들에게 도태당해서, 발전 없는 사회에서 살아가게 될 지도 모를 일입니다. 

 해결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남북문제에 관심을 게을리 하지 않고, 평화를 위한 아주 소소한 일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 그리고 통일지향적인 마음으로 살아 것. 이것이 바로 '내가 살고 네가 사는 상생라이프'의 시작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상으로 '함께하는 우리의 미래'를 꿈꾸는 통일부 대학생기자단 김형정, 한솔 기자였습니다. Our future toget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