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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로 가는 길

탈북민 초등학생들에게 역사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져야할까?

최근 북한은 지속되는 식량난과 경제적 위기, 김일성 가계의 3대 권력 세습과 같은 체제의 불안정으로 인한 북한 주민들의 탈북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따라서 남한으로 입국하는 북한이탈주민의 수도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과 동반 입국하는 북한이탈주민 자녀들의 수 역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러한 이탈주민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정부는 사회적응 및 일반학교 편입 지원을 위한 이탈주민 청소년 특성화학교를 설립, 운영을 지원하고 있으며, 그 밖에도 민간단체에서 운영하는 북한이탈주민 청소년 보호시설 및 대안학교도 다수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정착 지원 학교 현장의 이탈주민 자녀들은 짧은 기간의 적응 교육만으로 남한 생활에 쉽게 적응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다시 말해서 이탈주민 자녀들에게 체제가 다른 남한과 북한은 인종적, 언어적 동질성에도 불구하고 반세기 이상의 분단으로 인하여 같은 사회, 문화에서 생활에 온 다른 민족보다 더 큰 문화적 차이를 경험하고 있는 것입니다. 즉, 이탈주민 자녀들이 남한과 북한의 각각의 체계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사회화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탈주민 부적응 문제에 대한 또 다른 원인 중의 하나는 남북한의 가치관 차이로 인한 정체성 문제와 그로 인한 소속감 부재로 인한 ‘소외 의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북한이탈주민 자녀들에게 자아 정체감을 잃지 않으면서도 남한의 사상과 문화, 공동체 의식 형성을 위한 방법 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분단 이전의 한민족 역사를 공유하는 것일텐데요. 여기서 '역사'는 학생들이 자신의 문화적 뿌리와 공동 유산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민족적 정체성과 자부심, 애국심을 갖게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게다가 남북한은 반세기에 이르는 분단이전 수 천 년의 역사를 서로 공유하고 있는 하나의 민족이라는 소박하면서도 강렬한 민족주의적 정서를 지니고 있는데, 분단 이전의 역사를 공유하면서 남한의 역사가 북한의 역사와 다르지 않은 동일한 역사를 지닌 우리 한민족의 삶의 유산이라는 점을 함께 인식하고 민족의 동질성을 느끼게 하고 있습니다. 민족의 동질성이란 단순히 같은 핏줄을 가진 인종학적 동질성이 아닌데요. 이 땅에 살아오면서 우리 민족이 일구어 낸 문화의 동일성과 이것이 가능했던 문화의 기본적 바탕,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러한 문화를 도일하다고 인식할 수 있는 정체감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해방 이후, 분단으로 상이한 체제를 구축해 온 남북한은 역사관과 역사인식에서도 체제의 차이만큼이나 심각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탈주민 청소년의 역사인식도 북한의 역사관에 기초한 역사교육을 통해 형성되어 온 것이기 때문에, 이탈주민 청소년의 입장에서는 남한의 역사내용을 이해하고 공감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탈주민 청소년의 일부는 1990년대 중후반부터 최근까지의 체제위기로 모든 사회 시스템이 정상으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라 북한의 역사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역시교육은 단순히 과거의 사실을 암기하고 획득하는 것에서 벗어나, 기본 사실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역사 자체를 이해하고 역사를 탐구하는 능력을 획득하여 학생들이 특정 역사 담론을 비판하고 스스로 구성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역사교육은 여러 가지 내용과 방법을 통하여 이루어지지만, 그 중에서도 역사의 주체인 인간을 통한 역사교육은 아주 중요한 방법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역사의식 발달 단계를 보면, 초등학생은 인물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왕성한 시기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 시기에 효과적으로 인물 지도를 한다면, 역사교육의 성과를 극대화 할 수 있습니다. 발달 시기와 나이가 비슷한 이탈주민 청소년의 역사에 대한 공감대 형성도 인물학습을 통해 접근해야합니다. 이러한 이탈주민의 역사교육은 역사 변천과정 상의 역사 인물에 관한 학습과정을 통해 서로의 역사인식의 차이를 인정하고 이해하며 민족의 동질성을 찾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즉, 역사 인물을 통해 접근하면 보다 용이하게 역사적 사실이나 현상 및 시대적 특징을 이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즉, 이탈주민 청소년에게 분단 이전 하나의 역사 아래 공유할 수 있는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남한 생활의 적응과 공동체 의식 형성에 기여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이탈주민 초등학생들에게 한국사 인물 인식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시켜야할까요? 지금부터 학교의 이탈주민 초등학생의 한국사 인물 인식의 실태와 특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이탈주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남한사회 적응의 매개로써 초등 사회과교육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몇 가지 소개를 하고자 합니다. 참고로 이 제언은 올해 서강대학교 교육대학원에 재학했던 진화영씨의 논문을 참고했음을 밝힙니다.

첫째, 이탈주민 초등학생의 남한사회의 자아 정체성과 가치관 확립을 위한 정착지원 학교에서 초등 사회과의 역사교육 강화와 별도의 교재를 개발하는 방안을 마련해야할 것입니다. 이탈주민 초등학생들이 배웠던 역사교과서가 체제 유지를 위한 인물 선정과 내용 조직으로 인해 이탈주민 초등학생들이 인식하고 있는 역사인물의 수와 인물의 유형이 지극히 제한적인데요. 이러한 이탈주민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정착지원 학교의 특별학급 수업 역시 이탈주민 초등학생용 교재 속의 역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적은 편입니다. 이러한 짧은 시간 동안 다양한 역사 인물을 소재하기 어렵고, 이를 통한 인물의 자기 내면화와 정체성 확립 및 가치관 정립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전제되어야 합니다.

특히, 북한이탈주민용 교재를 다루는 수업 이외에 원적학급의 교과교육 보충 시간에도 이탈주민 초등학생의 개인별 수준을 고려한 별도의 수준별 학습이 필요합니다. 탈북하기 전, 이탈주민 초등학생의 북한 정규 역사 수업의 이수 정도를 파악해 각 개인에 알맞은 수준별 프로그램을 적용하여 역사 인물에 대한 이해와 보충 지도의 필요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탈주민용 교재와는 달리 초등사회과의 역사영역만을 다루는 별도의 교재를 개발하여 기존의 이탈주민용 교과서처럼 주제 중심의 단편적인 인물을 서술하는 방식보다는 남북한 역사 교과서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인물을 연대기적으로 시대를 구분하여 각 시대별로 대표하는 인물을 주제 중심으로 제시함으로써 시대와 인물을 혼동하여 생기는 오개념을 줄이고, 역사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교재나 읽기 자료를 개발해야할 것입니다.

둘째, 북한에서 제한적 경로를 통해서 인식한 역사 인물의 인식의 경로를 남한의 정착지원 학교에서 확대해 주어야 합니다. 특별학급 담임교사의 재량으로 실시하는 정보화 교육 시간의 일부를 재구성해 역사인물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인식을 위한 열린 통로로 이용하는 방안을 고려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탈북하기 전, 북한 내에서 교과서, 그림책, 구전을 통한 극히 제한적 경로를 통한 역사 인물 인식에서 벗어나 정보화 기기를 이용하여 다양한 매체에서 역사 인물에 대한 정보를 얻고 인식하는 열린 경로의 통로를 제공하여 역사 인물에 대한 이탈주민 초등학생들의 개방적이고 확산적인 사고를 유도하는 방안도 고려 해 볼 일입니다.

이러한 이탈주민 초등학생들의 한국사 인물 인식에 대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서로의 이질화 된 체제 내에서 상이한 교육과정을 이수한 이탈주민 초등학생들에게 초등 사회과 교육의 역사 인물학습은 단편적인 사건과 인물 위주의 제시보다는 남북한의 한민족 역사를 공유할 수 있는 인물을 소재로 이탈주민 초등학생들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교육 내용 선정과 교육과정 재구성 및 별도의 교재 개발을 통해 남한 사회의 적응에 교과교육 차원에서 도움을 주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위와 같은 의견 외에도 많은 방법이 있을 텐데요. 제 생각에는 앞으로 여러 의견들이 모아져서 이탈주민 초등학생의 한국사 인물 인식에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앞으로 이탈주민 초등학생들이 남한 사회의 적응을 위한 민족적 동질감과 공동체 의식을 지닐 수 있기를 소망해봅니다!

 

<정보>
-북한이탈청소년을 위한 한국 근현대사 수업 사례 연구(2012): 진화영, 서강대학교 교육대학원

<사진>
-http://heritage.daum.net/heritage/15910.daum#photo?id=18259
-http://pr.hankyung.com/newsRead.php?no=659904&ected=&md=A02
-http://www.dailynk.com/korean/read_photo.php?cataId=nk03100&num=97645&pag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