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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로 가는 길

수원, 통일한국 스포츠의 성지가 되나?

글쓴이가 2년 전 방문한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 경기장, 꿈의 극장(The Theatre of Dreams)이라 불린다.

'꿈의 극장'(The Theatre of Dreams), 아니 '통일의 극장'(The Theatre of Unification)이 수원에 개관한다. '꿈의 극장'은 박지성 선수가 뛰었던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Manchester United FC) 경기장인 올드 트래퍼드(Old Trafford)의 별칭이다. 올드 트래퍼드는 세계 모든 축구팬과 선수들의 꿈의 경기장이자, 7만석이 넘는 관중석의 거대한 함성이 울려퍼지는 그야말로 거대한 극장과도 같다. 이 경기장은 또한 2012년 런던 올림픽 한국 대 브라질의 경기가 열린 곳으로도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여기에서 통일의 극장(The Theatre of Unification)이란 명칭은 장차 수원 월드컵 경기장의 애칭이 되길 바라는 의미에서 글쓴이가 붙여 보았다. 하지만 이 별명은 터무니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에게 '인민루니'로 잘 알려진 북한 대표팀의 정대세 선수(28)가 K-리그 수원 삼성으로 이적 합의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환하게 미소짓는 정대세 선수 (사진출처 : 스포츠조선)

수원이 정대세의 계약을 확정하게 되면 안영학 선수(2008~2009년)에 이어서 두 번째 북한 대표팀 출신 선수를 영입하는 것이다. 정대세의 가세는 기존 수원 소속의 K-리그 정상급 선수들인 라돈치치와 스테보, 하태균, 조동건이 포진한 공격진에 활기를 더할 전망이다. 하지만 정대세 선수의 합류는 단순한 팀 공격수의 보강,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2010 남아공 월드컵 당시 영국 일간지 더 선에 보도된 눈물 흘리는 정대세 (사진출처 : 더 선)

우리들은 아마 201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 G조 예선 북한 대 브라질 경기를 기억할 것이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북한 국가가 울려 퍼질 때였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바로 그 순간에 정대세 선수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 뜨거운 눈물은 한반도 전역 국민들의 가슴을 적시기에 충분했다. 이에 국내 언론들과 외신들 또한 '정대세의 눈물'에 앞 다투어 동북아 평화의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에게 그의 눈물은 동북아 평화 이상의 의미인 분단된 한민족 동포들의 한과 설움으로 다가왔다. 이런 정대세 선수가 K-리그의 일원이 된다는 것은 프로 축구 그 이상의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안영학 선수의 북한 대표팀 유니폼 안에 희미하게 보이는 수원 삼성 이너 셔츠 (사진출처 : 포포투) 수원 삼성 시절의 안영학 선수 (사진출처 : 포포투)

이미 수원의 선수들은 정대세 이전에 안영학 북한 대표팀 선수(34)와 한솥밥을 먹었던 경험이 있다. 안영학 선수는 2008년에서 2009년까지 수원 소속 선수였다. 그는 수원으로 이적하던 해인 2008년에 북한 대표팀에 선발되어 201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 지역 예선에도 참가했었다. 그 당시 안영학 선수는 수원 선수라는 사실이 무척 자랑스러웠다고 전했다. 일례로 수원 선수라는 자긍심을 품고 북한 대표팀 유니폼 안에 수원의 이너 셔츠(Inner Shirts)를 입고 월드컵 예선 경기에 나간 것이 사진에 포착되기도 했다. 또한 그가 축구잡지 '포포투'에 기고한 칼럼에 따르면, 예선 참가 당시 혼자서 “꿈은 이루어진다.” 라며 정신 나간 사람처럼 소리 내어 중얼거릴 때도 있었다고 한다. 그런 백절불굴의 안영학과 뜨거운 가슴을 지닌 정대세 선수가 이끌었던 북한 대표팀은 지역예선을 통과해서, 사상 최초로 남한과 북한이 동시에 월드컵 무대를 밟는 쾌거를 이룩하기도 했다.

엘 클라시코 더비의 한 장면 - 메시와 호날두 (사진출처 : 블리처 리포트)

세계 최고 수준의 축구 경기로 잘 알려진 엘 클라시코(스페인어: El Clásico)라는 명칭으로도 불리는 더비 경기(지역 라이벌전)가 있다. 엘 클라시코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최대 라이벌인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의 경기를 뜻한다. 화려한 발재간과 슛을 자랑하는 선수 리오넬 메시, 뛰어난 축구실력 외에 수려한 외모로 여심을 자극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이 멋진 두 선수의 맞대결은 경기 관람의 백미이다. 하지만 2009년 국제축구연맹(FIFA)가 선정한 세계 7대 더비에는 당당히 수원과 서울의 라이벌전도 포함되어 있다.

올해 초 글쓴이가 관람한 수원과 서울 라이벌전, 매번 뜨거운 열기를 자랑한다.

글쓴이는 지금도 충분히 뜨거운 수원과 서울의 라이벌전의 열기를 느끼며  환호한다. 하지만 앞으로 통일한국 스포츠의 성지가 될 수원 월드컵 경기장, 조만간 거대한 통일의 함성이 울려퍼지는 '통일의 극장'(The Theatre of Unification)에서 펼쳐질 서울-평양의 '통일 클라시코' 경기에 열광할 것을 기대해 본다.

 

황일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