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주의 국가들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북한에서도 지도자의 형상을 새긴 배지가 단순히 상징을 넘어 하나의 패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계실 텐데요, 동구권이 무너진 오늘날에 와서는 사실상 이런 ‘배지 패션’을 고수하고 있는 곳은 북한밖에 남아 있지 않지요. 오늘은 이 북한의 배지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해드리고자 합니다!
런던올림픽에서 북한 선수가 단 김부자 배지 (출처 : 조선일보)
세계에서 가장 말도 안되는 지도자 우상화를 강행하고 있는 북한에서는 모든 주민들이 초상휘장이라고도 불리는 이 배지를 의무적으로 달고 다녀야 합니다. 집에 있다가 잠깐 외출할 때에도 이를 달지 않으면 처벌을 받을 정도로 철저하게 국가의 통제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북한주민들이라면 사실상 모두 이 배지를 착용하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옥션에 등장한 김일성 배지 (출처 : 야후재팬 옥션)
그런데 최근 들어 일본, 중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온라인 옥션에 이들 김부자 배지가 매물로 등장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 물건들 중에는 모조품도 있지만 진품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북한에서는 신주단지 모시듯 하는 이 배지들이 매물로 나오다니 어떻게 된 일일까요? 데일리NK를 비롯한 북한 관련 매체에서는 이 현상을 북한 지도부의 주민들에 대한 영향력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김정은과 리설주 (출처 : 연합뉴스)
그런데 최근에는 주민들뿐 아니라 지도층 사이에서도 배지 착용 열기가 시들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김정은의 부인인 리설주는 공식석상에서도 배지 착용을 잘 하지 않아 일부 고위간부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고 하는데요, 여기에는 북한에도 TV, 인터넷, 휴대전화가 점차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이른바 ‘패션’에 신경 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 주민들은 정권과 경제난에 대한 불만에서, 지도층에서는 패션에 대한 불만에서 배지 착용 의무가 점차 느슨해지고 있다고 하니 김부자 배지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이 실감납니다.
‘광명성절’을 맞아 등장한 김정일 배지 (출처 : 연합뉴스)
하지만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평양 소식통에 따르면 이제 김정은이 들어가 있는 배지도 제작이 되어 국가보위부 고위간부들을 시작으로 대대적인 배포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김정은은 자신에 대한 충성심 고취 사업의 일환으로 이를 추진했겠지만 간부들 사이에서는 김정일 사망 후 제작된 배지가 나온 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너무 이른 것이 아니냐는 어리둥절함도 퍼지고 있다고 합니다. 배지를 만들고 사치품을 하사하는 등 김정은은 최근 들어 자신에 대한 충성심 고취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보다는 의욕적인 경제 개발로 모든 인민들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가장 훌륭한 우상화라는 것을 하루빨리 깨닫기를 바라면서 오늘 기사를 마무리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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