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상생기자단 5기 박찬미입니다.
전래동화에는 그 이야기를 낳은 나라의 문화와 전통이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같은 모티브를 가진 이야기라 하더라도 처한 시간과 공간에 따라 형세가 달라지며 고유한 문화로부터 도출된 가치 및 주제가 달라지는데요. 따라서 인류학자들은 전래 동화를 사회의 결속체로 보고 있으며, 이야기가 만들어진 사회의 구성원들이 같은 가치관과 목표로 결속함으로써 그 사회를 지탱하고 발전시켜 나간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은 전래동화가 사회의 이념, 경제의 형태, 사회의 구조에 따라 변화한다는 전제하에 남한과 북한으로 나누어진 전래동화가 어떻게 변해왔는가를 알아보고, 그 속에서 시민성의 변화가 어떻게 되어왔는가를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먼저, 남한 전래동화의 일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남한에 전해오는 남쪽이야기 중 몇 편을 살펴보면 ‘슬기로운 판서’라는 내용의 동화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동화에서는 좋은 묏자리를 높은 권력을 이용해 빼앗으려는 정승의 욕심을 판서의 손자가 지혜로서 해결하는 내용을 볼 수가 있는데요. 여기서 우리는 높은 권력을 가지면 겸손해지기 보다는 교만해지고 남에게 과시하며 괴롭힘을 주는 정승을 통해 배려하는 마음을 배울 수 있고, 판서의 손자에게선 효심과 닥친 일에 당황하지 않고 일을 슬기롭게 해결하는 문제해결력을 배울 수가 있습니다.
‘누가 더 아끼나’라는 동화에서는 근검절약을 해서 잘 살아보려는 조상의 슬기를 배울 수 있으며, 너무 아끼는 면만 강조되어 있고, 베풀며 살아가는 내용은 독자의 상상력으로 남겨놓고 있습니다. ‘댕댕이 할멈바위’에서는 아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숭고한 어머니의 자식 사랑을 배울 수 있으며, 부모님의 사랑에 효도로써 답해야 하는 마음가짐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년원님’이라는 동화에서는 어리기 때문에 자기의 상관인 원님을 얕보다가 소년원님의 지혜를 보고 정성껏 받드는 이야기가 나와 있는데요.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사람은 남녀노소, 생김새를 보고 사람을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지 말라는 교훈을 얻을 수가 있습니다. 사람은 그 자체로서 존귀하고 보호받아야 할 인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남한에 전래된 동화를 분석해 본 결과 관용과 배려가 나오는 동화가 77편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지혜가 나오는 동화가 51편이었으며 책임감이 나오는 동화가 49편이었습니다. 그리고 사회정의가 나오는 동화가 23편, 지식이 나오는 동화가 19편, 인권존중이 나오는 동화가 11편이었고, 자유평등과 애국심에 관한 동화가 각각 6편이었습니다.
다음으로는 북한 전래동화의 일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북한에서 전해지는 이야기에서는 방어사가 된 농부와 홍법사, 금빛 물고기의 은혜 갚음에서 애국심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요.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되새기고 나라가 있어야 국민들이 편안하게 살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다음의 이야기는 은혜를 잊지 않고 갚은 금빛 물고기와 물고기의 도움으로 장수가 되어 나라를 침범하는 외적을 물리치고 백성을 사랑한 박곤 장군의 이야기입니다.
어디선가 비명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소리 나는 쪽을 자세히 살펴보니 큰 바위 밑에서 솥뚜껑보다도 더 큰 자라가 눈부신 황금빛 물고기의 옆구리를 사정없이 물어뜯고 있었습니다. 자라에서 쫓기던 물고기는 박곤을 올려다보며 살려 달라고 애원하는 듯 눈을 껌뻑였습니다. 불쌍한 생각이 든 박곤은 들고 있던 작살로 자라의 목을 힘껏 내리 찍었습니다. -중략-
방금 잡은 것 만한 자라 몇 마리가 금빛 물고기 주변을 빙빙 돌고 있었습니다. 금빛 물고기를 또 해치려는 것이 틀림없었습니다. 그대로 두고 가면 반드시 자라의 먹이가 될 것이었습니다.
“물고기야, 그럼 나랑 같이 가자.”박곤은 금빛 물고기를 조심히 안아다가 집 앞에 있는 연못에 넣어주며 속삭였습니다.
“이제 자라에게 잡아먹힐 걱정은 안 해도 돼.”물고기는 연못가를 떠나지 못하고 자꾸만 머리를 굽실거렸습니다. -중략-
“저는 주인님의 은혜를 평생 동안 잊지 못할 것입니다. 주인님은 제 목숨을 살려 주었을 뿐만 아니라 분에 넘치는 사랑을 안겨주었습니다. 저는 주인님 덕분에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갈 것입니다.” -중략-
“주인님, 주인님! 부디 안녕히 계십시오. 제가 쓰고 있던 가죽을 두고 가오니 이것으로 갑옷과 투구를 만들어 쓰고 무술을 닦으십시오. 그러면 꼭 장수가 될 것입니다.” -중략-
금빛 갑옷을 입고 훈련을 했더니 활쏘기와 칼 쓰기가 얼마나 빨리 느는지, 박곤은 얼마 안가서 마침내 용감한 장수가 되었습니다. -중략-
“박곤 장군, 우리가 싸움마다 이기는 것은 장군이 입고 있는 갑옷 때문이라는 말이 돌고 있습니다. 장군이 입은 그 갑옷에 어떤 사연이 있는지 좀 들려 줄 수 있습니까?”
박곤 장군은 그럴 적마다 허허 웃고 나서 대답했습니다.
“내 언제인가 때가 오면 그 사연을 말해주지.”
소박하고 겸손한 박곤 장군은 자랑이라는 것을 몰랐고, 오직 농사일을 하고 무술을 익히는데 시간을 보냈습니다. -중략-
시커먼 칼을 든 웬 사람이 방안에 들어와 우뚝 서 있었습니다.
“꼼짝 마라! 나는 네 놈의 목을 잘라 가려고 바다를 건너왔다. 오늘은 기어코 네놈에게 죽은 우리 군사들의 핏 값을 톡톡히 받고야 말 것이다.”
그놈은 짓껄이며 한 걸음 두 걸음 다가왔습니다. 알고 보니 오랑캐 나라의 밀정이었습니다. 몇 차례나 쳐들어 왔다가 수많은 군사만 잃고 도망간 오랑캐 놈들은 박곤 장군을 몰래 없애버릴 계책을 꾸몄던 것입니다. -중략-
하늘에서 ‘콰르릉!’ 하고 우레가 울더니 시뻘건 불덩이가 땅으로 내려 꽂혔습니다.
“아악!”
비명 소리와 함께 새까맣게 탄 밀정의 몸뚱이가 데굴데굴 굴러갔습니다. 너무나도 갑자기 일어난 일이어서 박곤 장군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이 때 낯익은 목소리가 하늘에서 울려 왔습니다. “주인님, 놀라지 마십시오. 금빛 물고기가 와서 은혜를 갚고 갑니다.”
<금빛물고기의 은혜 갚음 中>
이처럼 북한에 전해지고 있는 이야기 중, 관용과 배려가 29편으로 가장 많아 19%를 차지했으며 책임감이 28편으로 14%를 차지했고, 책임감이 28편으로 14%를 차지했고, 사회 정의가 16편으로 8%를 차지했습니다. 그 다음으로 지식이 13편으로 6%를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인권존중은 8편으로 약 4%를 차지했으며, 자유 평등에 관한 덕분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즉, 남북한 전래동화를 시민성 덕목(인권존중, 자유 평등, 관용 배려, 사회정의, 참여의식, 책임감, 애국심, 협동정신, 지식, 지혜)으로 분석해본 결과 남한과 북한에서 관용 배려에 관한 덕목이 가장 많았고, 두 번째로 많은 덕목이 남한에서는 지혜였는데 반면에 북한에서는 책임감이었습니다. 물론, 남한의 전래동화에서도 책임감은 세 번째로 많이 나오는 시민성 덕목이었습니다. 또한 남한에 비해 북한에서는 사회정의와 협동정신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음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남북한 전래동화는 같은 출발점에서 나온 이야기라서 그런지 전체적으로는 시민성 덕목에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결국 전래동화의 특징상 60여년에 걸친 세월이 남북한의 전래동화를 크게 변화시키지 못한 것입니다. 해방 이후 창작된 전래동화에서는 서로의 다른 체제와 이데올로기가 나타났지만, 남북한 전래동화에 나타난 시민성 덕목은 조금씩의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맥락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요즘에 설문 조사를 하면 통일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학생의 수가 점점 늘어난다고 합니다. 따라서 많은 학생들이 북한 주민들은 우리 한반도 땅에 함께 살아온 형제이며, 우리와 힘을 모아 통일을 이루어 이산가족의 만남, 경제 협력을 통해 세계의 인류 국가를 건설해야할 동료라는 인식을 해야 할 텐데요. 남북 어린이가 함께 보는 전래동화는 한 민족, 한 핏줄임을 확인할 수 있으며, 사회과의 통일 교육에 좋은 교재가 될 것이라 확신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전래동화는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해 줄 수 있는 좋은 매개체라고 생각됩니다. 전래동화의 이야기들은 우리의 아이들, 또는 우리 후손들이 자라나는데, 상상력과 책임감, 착한 마음을 기를 수 있는 귀중한 보고로, 남북한의 공동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남북한에 전해지는 전래동화를 모아 남북한 어린이들이 함께 전래동화를 읽고, 올바른 시민성 덕목을 가진 훌륭한 시민으로 자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고,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토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보>
-남북 전래동화에 나타난 사회과 시민성 덕목 연구(2009): 성웅곤
-남북어린이가 함께 보는 전래동화(2000): 손동인, 이준연, 최인학
-남북한 전래동화에 나타난 사회적 가치와 배경 분석(2006): 오영은
<사진>
-http://www.dailynk.com/korean/read_photo.php?cataId=nk03100&num=90212&page=24
-http://blog.naver.com/bananadiet?Redirect=Log&logNo=60118064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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