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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북한의 영어 교과서는 어떤 모습일까?

안녕하세요, 상생기자단 5기 박찬미입니다!

오늘날 급격한 세계화 시대 속에서 영어의 위상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국가와 기업뿐만 아니라 평범한 개인조차도 쉽게 전 세계 사람들과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고, 이를 위한 소통의 도구로서 영어는 가장 유용하게 사용되는 언어임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또한 국가적 차원에서의 경제적 발전과 다양한 국가와의 외교 및 교류의 측면에서도 영어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영어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많은 나라에서 영어 학습에 기울이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는데요.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다양한 방식으로 영어의 사용을 늘리려 노력하고 있고, 공교육 현장에서도 영어 교육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영어 교육이 현재 북한에서도 진행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국제사회와 교육 분야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영어 교육이 북한에서는 어떠한 지위를 가지고 있을까요? 따라서 오늘은 다소 폐쇄적인 북한에서 이러한 영어의 중요성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으며, 또 어떠한 방식으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지, 북한 영어 교과서가 시대별로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지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야기하기에 앞서, 현재 북한과 관련된 정보와 교육 분야에서의 정보는 접근이 매우 힘들고 제한적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어 북한 영어 교육이 오직 교과서에만 충실하여 이루어지고 있다는 가정 하에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현재 국립중앙도서관 내 북한자료센터에는 북한 중학교 4, 5, 6학년 영어 교과서가 있습니다. 이는 북한자료센터에서 소장하고 있는 가장 최신판 교과서인데, 4학년과 5학년 교과서는 2008년 판, 6학년 교과서는 2002년 판이라고 합니다. 북한의 학제 시스템에 따라 남한의 고등학교 1, 2, 3학년에 해당되는 중학교 4, 5, 6학년 교과서를 참고하면서 오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겠습니다.

 

 

북한 영어 교육의 현실과 시대적인 변화 양상을 알아보기 위하여 교과서를 살펴본 결과, 다섯 가지의 사실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첫째, 북한 교과서는 외형적인 측면에서 과거보다 약간의 발전 양상을 살펴볼 수 있지만 그 변화의 강도는 미미한 수준이었습니다. 북한의 영어 교과서는 그들의 경제적인 사정으로 인해 교과서가 여백 없이 빽빽하게 구성되어 있었고, 종이의 재질 및 인쇄 상태는 남한 교과서에 비해 훌륭하지는 않지만 과거보다는 훨씬 많이 좋아져 있었습니다. 또한 교과서에서 다루고 있는 단원 수와 삽화 수는 줄어들었지만, 교과서의 본문 길이가 길어지는 등 교과서 자체의 내용은 오히려 풍부해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실용적인 언어사용을 위한 변화가 아닌 읽기와 쓰기를 더욱 강조하기 위한 변화라고 합니다.

둘째, 북한 교과서의 소재와 내용적인 측면에서 북한 영어 교과서는 여전히 김일성과 김정일을 우상화하는 내용과 정치사상과 관련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교과서의 소재는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쪽으로 편중되지 않은 고른 분포를 보였는데요. 이야기 형식의 글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났다는 것에서 예전과 다른 양상을 찾아 볼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내용적인 측면에는 김일성과 김정일을 우상화하고 있는 것이 더욱 강조되고 있었습니다. 반대로 정치사상 교육 내용과 남한과 서구에 대한 왜곡과 비방, 공산주의 도덕, 과학기술과 관련된 내용은 양적인 측면에서 과거에 비해 감소하였음을 알 수가 있었는데요. 이를 통해서 북한 영어 교과서는 그들의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제작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셋째, 북한 영어 교과서의 어휘는 영국 영어의 영향을 받아 영국식 어휘가 쓰이고 있었고, 그들의 정치, 사회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인해 남한에서는 흔히 쓰이지 않는 어휘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교과서 내 동사 어휘의 제시방법에 있어서도 남한과는 다른 점을 찾을 수 있었는데, 이는 북한 영어 교과서가 기본형과 변화형을 뚜렷하게 구분지어 변화형을 새 단어 목록에 추가하여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넷째, 북한 영어 교과서의 문법은 연역적 방법에 따라 제시되고 있었으며, 학생들의 흥미와 학습 동기를 고려하지 않는 주입식 위주, 규칙과 형태 위주로 교수되고 있었습니다. 또한 문법 용어도 남한과는 다른 용어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다섯째, 북한 영어 교과서의 의사소통 기능은 미약하며 북한 영어 교과서가 진정한 의미에서의 의사소통을 강조하는 교육에는 소홀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북한의 영어 교과서에서 의사소통을 강조하는 것처럼 보이는 활동들은 사실은 의사소통이 아닌, 문법 학습이나 쓰기 학습을 위한 활동이었는데요. 북한 영어 교과서는 그들이 강조하는 ‘실제적인 쓰임’을 추구하는 교과서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북한자료센터에 소장된 북한 영어 교과서를 통해 우리는 북한 영어 교과서가 시대적 흐름에 따라 미미한 수준의 변화를 거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수집된 자료의 제한성과 북한의 교육에 대한 낮은 접근성으로 인해 모든 사실을 정확하게 알 수가 없는 점이 아쉽기만 한데요. 이는 앞으로 남한과 북한의 영어 교육 분야의 발전에 있어서 걸림돌이 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교육이 북한의 특수한 사회적,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우리의 교육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으로 진행되어 왔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해방 이후 우리나라 교육은 꾸준한 변화와 함께 민주적 교육풍토를 정착시키기 위해 평생교육과 학습자 중심 교육 등을 강조하는 발전적인 방향으로 변모해가고 있는데요. 그러나 북한의 교육은 큰 변화의 양상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는 남한과 북한이 지난 60여 년간 전혀 다른 정치, 경제, 문화적 배경 속에서 발전해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서서히 북한의 교육 분야에서도 과거에 비해 실질적인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인데, 앞으로 북한의 교육이 지금의 모습처럼 폐쇄적인 것이 아닌 민주적인 모습으로 점차 발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언젠가 우리가 남북통일을 이룰 때에, 남한과 북한의 교육 또한 통일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봅니다!

 

 

<사진>
-http://www.dailynk.com/korean/read_photo.php?cataId=nk03100&num=97477&page=1
-http://www.dailynk.com/korean/read_photo.php?cataId=nk03100&num=90032&page=25
-http://blog.naver.com/peristory?Redirect=Log&logNo=50089059124
-http://blog.naver.com/ho7241?Redirect=Log&logNo=50138017235

<정보>
-북한 영어 교과서 분석: 중학교 4, 5, 6학년 교과서를 중심으로 = An Analysis of North Korean English Textbooks: Focusing on 4th, 5th, 6th Grade Textbooks
-북한의 영어 교육실태(김남식, 1995): 『북한』월간지 6월호.
-북한의 교육(김형찬, 1990): 『북한의 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