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종교 중 하나로 오늘날 ‘마음의 과학’으로 여겨지고 있는 불교!
고구려 소수림왕 시기 한국에 들어온 이래 불교는 한국에서 1,700년에 가까운 오랜 시간 동안 진리의 수레바퀴를 굴리고 있다.
오늘날 남한의 불자 인구는 1,300만 명. 종교인구 가운데 절반 가까이를 차지할 만큼 남한의 불교는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지역의 불교는 과연 어떠할까?
1972년 7·4 남북공동선언 이후 북한은 외적으로나마 종교에 대하여 어느 정도 허용하는 것처럼 보이는 움직임을 보였다. 과연 이러한 움직임은 북한의 불교가 활발해지게 해주었을까?
<진리의 수레바퀴, 법륜(法輪)> 법륜은 부처가 설법한 가르침의 상징으로 간다라 불상이 나타나기 이전 불교의 상징이었다. 출처 : Wikipedia
껍데기만 남은 진리의 수레바퀴, 북한의 불교
북한은 휴전 이후 본격적으로 불교에 대한 탄압을 자행하기 시작하여 사찰에서 수도하던 많은 승려들을 탄광이나 집단농장 등 강제노동의 현장으로 내몰았다. 그리하여 북한 전역의 사찰들은 텅텅 비게 되었고 그 빈 사찰들을 북한은 노동당에서 보낸 관리인들로 채웠다.
그러나 1972년 7·4 남북공동선언 이후 북한은 대외적으로 종교탄압을 하지 않는다는 이미지를 선전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고 불교에 대해서 외형적으로나마 우호적인 조치들을 취하기 시작하였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조선불교도연맹(이하 조불련)이라는 아주 그럴싸한 이름의 불교단체의 활성화였다.
본래 이 단체는 지난 1945년 12월 26일에 결성되었으나 오랫동안 잠적해오면서 가끔씩 명칭의 변경이 있을 때나 그 이름이 언급되기를 거듭해오다가, 1980년대에 이르러 활발한 활동을 하기 시작하여 1984년 묘향산 보현사에 팔만대장경보존고를 세웠고 1987년에는 ‘세계불교도우의회’의 정식회원으로 가입하였다. 이어 1989년에는 해인사의 팔만대장경을 총 15권으로 요약한 ‘팔만대장경해제본(八萬大藏經解題本)’을 출간하였다.
북한 승려 출처 : 찬불가 부르는 북한 승려들, 연합뉴스 (2005년 10월 31일)
개성 영통사 출처 : 천태종 개성 영통사 첫 성지순례, 한겨레 (2007년 6월 11일)
그리고 북한은 다시 절에 승려가 있도록 하였다. 가끔 뉴스를 통하여 그 모습을 드러내는 북한의 승려들은 비록 머리를 깎지 않은 약간 이질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짙은 남색 승복에 붉은 가사를 두른 채 불경을 외며 찬불가를 부르는 등 제법 승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평양의 정릉사나 개성의 영통사와 같이 전쟁이나 화재 등으로 그 터만 남은 고찰(古刹)들을 복원하는 대대적 중창불사(重創佛事)를 펼치기까지 하였다.
이처럼 조불련과 같은 기구도 있고 절에 승려들도 있으며 대대적인 중창불사까지 하는 걸 보면 북한체제가 불교의 존재를 진심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허나 조금만 더 자세히 살펴본다면 이 모든 정책이 참 된 종교자유의 인정이 아닌 대외선전에 지나지 않은 것임을 알 수 있다.
우선 조불련은 순수한 민간단체가 아니다. 조불련은 북한 노동당의 통일정책을 옹호하는 정치단체인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소속의 어용단체이다. 또한 조불련은 필요할 때에만 그 모습을 드러내는 '비상설기구'이다. 즉 그저 대외적으로 종교탄압을 자행하지 않는다는 가장(假装)을 목적으로 한 단체인 것이다.
또한 북한의 승려들은 진짜 도를 닦는 수행자가 아니라 통일전선부 소속의 ‘공무원’들이다. 때문에 그들은 머리도 깎지 않고 저녁이 되면 퇴근까지 한다. 그래서 경전을 제대로 외는 승려도 드물다고 한다.
그리고 북한 당국은 승려라는 자리가 종교를 다루는 일을 하는 만큼 역설적으로 종교의 물에 들지 않을 정도로 북한체제가 요구하는 사상을 철저히 교육받은, 소위 ‘출신성분’이 명확한 이들만 승려가 되는 것을 허락하고 있다. 그리하여 북한의 승려들은 김일성종합대학 종교학부 출신들이 많다.
<김일성종합대학> 출처 : 북한의 불교교육기관, 불교닷컴 (2012년 7월 3일)
그리고 북한에서 이뤄진 대대적인 중창불사도 진정한 의미에서의 불사(佛事)가 아닌 오로지 단순한 문화유산 복원과 관광명소개발이라는 목적에서 비롯된 것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이처럼 북한의 불교는 알맹이는 없고 오직 '껍데기'뿐인 상태에 있다. 사실상 불교에 대한 외면적 허용이 있기 전과 달라진 것이 전혀 없는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2,556년 전 석가모니는 다음과 같은 유언을 남겼다.
“태어났고 존재했고 형성된 것은 모두 부서지기 마련인 법이거늘 그런 것을 두고 절대로 부서지지 말라고 한다면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대반열반경 中)”
북한체제의 저러한 사기극은 마치 영원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세상에 늘 고정된 상태로 존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석가모니의 가르침처럼 북한의 저러한 기만은 언젠가 반드시 부서지게 될 것이다. 하루 빨리 통일이 되어 북한의 불자들이 법열(法悅)의 알맹이를 맛보는 날이 오기를 기원하여본다.
3부 '자유와 평화를 위한 기도, 북한의 기독교'에서 계속 됩니다.
참고자료 및 관련 인터넷 싸이트
북한의 사찰, 대한불교진흥원 (2009)
KBS 대장경 1,000주년 특집 다큐멘터리 <다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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