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지역은 지난날 한국에서 가장 기독교의 교세가 왕성한 곳이었다. 서학(西學)이란 이름으로 기독교의 한 갈래인 천주교가 청으로부터 들어온 곳도 오늘날의 북한지역이었고 20세기 초 역시 기독교의 한 갈래인 개신교에 의해 ‘대부흥회’라는 대대적인 종교행사가 열린 곳도 오늘날의 북한지역이었다.
그렇다면 오늘날 북한의 기독교는 어떠한 상황에 놓여있을까? 70년대 이후 종교에 대하여 형식적이나마 허용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북한체제의 움직임 속에서 북한의 기독교는 어떠한 길을 걷고 있을까?
<기도하는 손, 뒤러 作> 북한의 많은 기독교도들은 체제의 탄압 속에서 자유와 부흥을 기도하고 있다. 출처 : Wikipedia
자유와 부흥을 위한 기도, 북한의 기독교
북한에는 ‘조선카톨릭교협회’라는 천주교 단체가 있다. 지난 1986년 설립된 이 단체는 북한의 종교단체들 가운데 가장 늦게 문을 연 단체이다. 그리고 이듬 해 6월 1일 북한은 평양 장충동에 장충성당을 세워 매주 일요일 미사를 시행케 하고 있다.
<평양 장충성당> 출처 : 北유일 장충성당 재미동포 신부 상주할 듯, 연합뉴스 (2005년 6월 4일)
또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약칭 조그련)’이라는 개신교 단체도 있다. 본래 1946년 ‘조선기독교연맹’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설립된 이 단체는 처음에는 당시 공산주의자들의 교회에 대한 간섭을 반대하던 ‘이북5도연합노회’라는 단체를 무너뜨리기 위해 세워진 조직이었다.
이후 조그련은 오랫동안 잠적해오다가 70년대 이후 대외적으로 종교를 허용하는 것처럼 보이고자 하는 북한체제의 필요에 의해 1974년 남한의 종교탄압을 반대한다는 다소 황당한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면서 그 모습을 다시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그 후 조그련은 1983년과 1984년 신약과 구약 그리고 찬송가를 1990년 성경전서를 발행하였고 1988년 봉수교회, 1992년 칠골교회를 세우는 등 활발해 보이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이러한 움직임은 역시 모두가 가장(假裝)이다. 카톨릭교협회, 그리스도연맹 모두 앞서 소개한 적이 있는 조선불교도연맹처럼 북한의 통일방침을 옹호하는 정치단체인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의 소속으로 대외적으로 보여주기 식(式)의 종교 활동과 함께 대남·대미 선동활동을 자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천주교와 개신교의 북한에서의 실태는 과연 어떠할까?
천주교의 경우 북한지역에는 아예 로마 교황청에서 설치한 교구가 없어 서울의 대교구장이 평양의 교구장까지 겸임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북한에는 로마의 교황청에서 승인한 정식 사제가 단 한 명도 없고 때문에 장충성당에서의 미사는 정식 사제도 없이 집전되고 있다.
지난 2005년 재미교포인 신부가 상주하게 될 수도 있다는 보도는 있었지만 그 이후로는 그와 관련된 어떠한 소식조차 들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당국에 의해 그 의례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는 판국이어서 오로지 세례만이 시행되고 그 밖의 영세나 견진과 같은 의례는 시행되지 않고 있다.
<평양 칠골교회> 출처 : 북한 교회에서도 주일 예배 드려요, 연합뉴스 (2005년 6월 14일)
개신교의 경우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지난날 김일성이 당시 반공운동의 중심지 중 하나였던 평양 장대현교회를 허물고 그 자리에 주석궁을 세웠을 만큼 북한체제는 개신교에 대하여 체제의 태생 시기부터 극단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여왔다. 이는 개신교가 ‘미(美) 제국주의의 앞잡이’라는 북한체제의 견해 때문이다.
국제적인 개신교단체 ‘오픈 도어즈(Open Doors)’는 북한이 개신교를 탄압하는 체제의 순위를 나타낸 '박해지수'에서 지난 10년 동안 부동의 1위를 차지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오픈 도어즈는 구체적인 사례로 지난 2010년 5월 평성의 한 지하교회가 발각되어 3명이 즉각 처형되었고 다른 20명은 강제 노동수용소로 끌려간 일을 언급하였다. 현재 북한에는 지하교회에 최고 40만의 개신교 신자가 있으며 대략 7만 명의 개신교 신자가 단지 개신교 신자라는 까닭만으로 수용소에 갇혀있다고 한다.
이렇듯 북한의 기독교도들은 체제의 압박 속에서 끔찍할 정도로 시달리고 있다. 그들이 꿈꾸며 기도하는 자유와 부흥은 아직까지는 요원하게 보인다. 허나 저들의 꿈은 언젠가 요원함에서 가까움으로 더 나아가 실현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 날이 오기를 저들과 함께 기도해본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끝>
참고자료 및 관련 인터넷 싸이트
북한의 종교 문화, 하종필, 선인 (2003)
오픈 도어즈: http://www.opendoor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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