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예술, 하면 멋진 묘기와 훌륭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교예가 떠올려지지 않나요? 1999년 통일농구대회와 2000년 서울에서의 공연을 통해 남한에도 많이 알려졌었죠. 금강산을 방문하게 되면 모란봉교예단의 공연을 볼 수 있기도 하고요.
잠깐, 교예가 정확히 무엇이냐고요?
(사진 출처 : 현대아산, http://www.hdasan.com/cyberpr/news_read.jsp?navi=060100&idx=508)
‘교예’란 북한에서 곡예 또는 서커스를 이르는 말로 기교예술(技巧藝術)의 줄임말입니다. 사람의 육체적인 기교 동작을 형상수단으로 하여 사상 감정을 표현하는 예술형태로, 무대예술의 한 장르로 보고 있죠. 그런데 ‘서커스’라는 말을 쓰진 않는데, 북한에서는 서커스를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착취계급의 저속한 취미와 향락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구경거리,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며 인민들의 정서와 거리가 있다고 보고 있어요. 이와 달리 교예는 ‘육체운동을 형상수단으로 하여 인간의 체험과 정서, 지향 등을 반영함으로써 사회 교양적 기능을 담당’한다고 하며 교예와 서커스를 구분하고 있지요.
북한에서 교예는 대단한 인기를 모으고 있고 세계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요. 북한에서는 왜 교예라는 예술 장르가 발달했을까요? 특정한 나라에서 특정한 장르가 발달하는 것은 그에 대한 사회적 인식, 관련 인프라, 관련 예술인 양성체계가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김정일은 교예에 대해 '우리 사회에서는 교예가 사람들에게 건전한 사상과 슬기, 용맹과 의지를 키워 주고 그들을 명랑하고 쾌활하게 만들어 주는 고상한 예술로 되고 있다'라고 평한 적이 있죠. 그렇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도 교예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으며, 외국과의 친선교류에서도 대단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011년 북한에서 발행한 교예 우표 (사진 출처 : 연합뉴스 2011년 5월 7일자)
교예는 사회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면서 국가에서 관리하는 평양교예단, 조선인민군교예단 등의 단체가 있고, 평양교예극장과 같은 교예전용극장, 요술전용극장 등이 있습니다. 평양교예학원은 평양교예단이 직접 운영하는 교예배우 전문학교로서 교예배우들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있어요. 북한에서는 교예도 당당한 예술로 높이 평가받고 있기 때문에 교예배우들의 인기가 높아요. 또한 우리에게는 생소한 교예연출가나 교예평론가처럼 교예와 관련한 직업이 다양하고 전문화되어 있죠.
평양 교예극장 (사진 출처 : 한양대학교 동아시아 건축역사 연구실, http://fahl.hanyang.ac.kr/bbs/board.php?bo_table=image_korea&wr_id=151&sfl=&stx=&sst=wr_hit&sod=desc&sop=and&page=8)
북한의 교예는 ‘주체적 문예정책’에 따라 창작되고 연기되기 때문에 ‘주체교예’라고 하는데, 체육적인 것과 예술적인 것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습니다. 교예의 형태는 크게 체력교예, 요술, 동물교예, 교예막간극으로 구분됩니다. 특히 육체적 기교를 표현수단으로 하는 체력교예가 중심이 되는데, 다른 모든 교예가 체력 교예를 바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체력교예는 무대 종류에 따라 지상교예, 공중교예, 빙상교예, 수중교예로 나뉘고, 종목은 전회교예, 조형교예, 중심교예, 손재주교예 등으로 구분됩니다.
(사진 출처 : 우리테마투어, http://www.wrtour.com/html/newpage.html?code=14)
요술은 각종 기자재나 도구를 이용하여 과학적 트릭을 활용하는 것으로 기능요술, 기재요술, 광선요술, 희극요술, 탁상요술 등이 있습니다. 동물교예는 원숭이나 개를 이용하여 재주를 보이거나 호랑이나 사자 같은 맹수를 이용하는 것으로 야생동물교예, 집짐승교예, 혼합동물교예가 있으며, 별도로 조류교예·파충류교예도 있습니다. 교예막간극은 교예종목들 사이에 진행되는 단편극으로 풍자적 내용이나 가벼운 희극적 소품, 또는 요술이나 동물을 이용한 연기를 보여줍니다.
(사진 출처 : KBS 남북의 창 2011년 9월 24일 방영분)
영상들을 찾아보니 정말 입이 떡 벌어지고 탄성이 절로 나왔어요. 그러한 경지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까 싶어요. 우리나라도 몇십 년 전 오락이나 문화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때, 서커스는 환상과 꿈을 심어주었었죠. 하지만 영화산업의 발달과 TV의 보급으로 점차 사라져갔습니다. 반면 북한에서는 교예가 굉장히 발달하였군요. 우리와 다른 문화이기에 이질적으로 다가올 수도 있지만 바꿔 생각해보면, 다르기 때문에 더 호기심이 가고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나요? 북한의 문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들의 노력과 열정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낼 수 있는 그런 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중에 교예 공연을 직접 볼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출처
전영선,『북한의 대중문화』, 글누림, 2007
한국민족문화대백과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524538&mobile&categoryId=1599
이상으로 상생기자단 김유경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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