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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제9차 북한 자유 이주민 인권을 위한 국제 의원 연맹 총회 (2)

 지난번 기사(1부 기사 보기: 클릭)에 이은 "9차 북한 자유 이주민 인권을 위한 국제 의원 연맹 총회" 2부 기사입니다.

 

강제 북송과 탈북 경험, 그리고 북한의 사정을 증언하는 이옥희(가명) 여사(태극기 뒤)

 

<본회의 >

 황우여 의원의 사회로 진행된 첫 번째 본회의에서는 탈북과 강제 북송 경험이 있는 북한이탈주민 이옥희 씨(가명)의 증언이 있었습니다. 이 씨는 2000년에 탈북 도중 체포되어 강제 송환을 당했다가 2003년에 다시 탈북하여 2008년에 남한에 입국하였습니다. 2000년에 중국에서 체포되어 회령에 수감될 때는 임신 8개월이었습니다. 당시 출산을 위해 북한 돈 1,000원을 가지고 있었는데, 같이 붙들린 사람들은 돈을 삼키기도 했습니다. 전원이 알몸으로 검사를 당했는데 경찰이 맡아주겠다며 1,000원을 가져갔습니다.

 조사 받을 때는 중국에서 무슨 일을 했는가를 중점적으로 물어봤습니다. 임신한 상태였기 때문에 배가 아닌 어깨와 허리, 엉덩이와 허벅지를 참나무 몽둥이로 때리면서 중국에서 예수를 믿었는가? 결혼했는가? 했다면 한족과 했는가, 조선족과 했는가?”를 물었습니다. 질문에 정직하게 대답하더라도 믿지 않고, 원하는 답을 얻어낼 때까지 구타하였습니다. 가혹한 폭행에 거짓으로 증언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조사원은 조선족과 결혼한 것은 별 문제 삼지 않았지만, 한족과 살았다고 하면 구타의 강도를 높였습니다.

 유치장에서는 자리가 없어서 얼마 전 16살 소녀가 그 자리에서 죽었다며 동료 수감자들이 앉지 말라고 하는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자리 잡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 달을 그 자리에 있는 동안 욕창이 생기고 구더기가 끓었습니다. 풀려난 뒤 구타 후유증으로 제 날짜에 해산하지 못했습니다. 해산 후 무모하게도 돈을 맡았던 경찰을 찾았는데, 경찰도 놀랍게 200원을 가져가는 대신 800원을 돌려주었습니다. 이 씨는 암시장에서 환전 수수료 100원을 떼고 700원에 해당하는 중국 돈을 받았습니다. 당시에는 쌀 1kg에 북한 돈 2,000원이었다고 합니다.

 풀려나서도 장마당에 갔을 때 누군가가 붙잡았습니다. 감시 요원이 다시 탈북할까봐 따라붙은 것이었습니다. 감시와 상습적인 구타에 견디다 못해 돈을 바쳤지만, 돈을 다 쓰면 감시를 재개하였습니다. 집에 누군가 다녀가면 찾아와서 폭행하며 누구와 무슨 대화를 했는지를 알아내려고 했습니다.

 2003, 다시 돈을 모아 감시원에게 바치고, 밤중에 아이를 배낭에 넣고 70리를 걸어서 국경을 넘었습니다. 강을 건널 때 아들을 아들이라 하지 못하고 중국 아이라고 하였습니다. 일이 잘못될 경우 두 사람 다 붙들려 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국경을 넘어, 포상금인 중국 돈 2,000원을 노린 중국인들의 신고를 조심하며 살아야 하는 중국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씨는 중국에서 고아원을 운영하는 목사를 통하여 2008년에 드디어 한국으로 입국할 수 있었습니다.

 북한에 있는 동생은 소조차 굶어서 쓰러져 잡아먹었는데, 다음날 북한 간부가 굶어 죽으면 죽지, 왜 소를 잡아먹느냐고 욕을 하며 총살에 처했습니다. 이 씨는 가족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보였습니다. 북한에 있는 가족들은 남한에서 100만 원을 보내면 5만 원밖에 받을 수 없지만, 그 액수라도 보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씨는 남은 가족들과 남한에서 살고 싶다고, 안 된다면 가족들이 중국에서라도 편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북한에서는 가족 중에 북한이탈주민이 있다는 말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토대(가문)가 나쁘다고 찍히면 불이익을 받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탈북하기가 더 어려워졌고, 탈북하여 중국에 가면 그나마 낫지만 남한에 갔다고 하면 가족과 친척을 구금한다고도 합니다.

 그리고 중국 사람은 북한이탈주민 문제에 무관심하거나, 신고하여 포상금을 받을 기회를 노린다고 합니다. 또한 북한 출신으로 남한에 정착하여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사람이라도 중국에 갔다가 체포되어 북송되는 경우도 있다고 하였습니다.

 황우여 의원은 이옥희 씨를 통해 북한의 구금 시설과 무자비한 공개 처형의 현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고 하였고, 북한 주민 중 한 사람이라도 더 인간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전 정부로부터 암살 위협을 받아왔던 인권 변호사 출신 페루의 에리베르토 베니테스 의원은 용기 있는 증언을 해준 이옥희 씨와 자리를 마련해준 대표단에게 감사하고, 인권 수호는 국경을 넘어서 이루어져야 하며, 북한이탈주민들이 민주주의를 만끽하고 인권을 존중 받으며 살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또한 독재를 겪은 페루의 경험을 통해 북한 문제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하였습니다.

 

 

정베드로 북한정의연대 대표(왼쪽)와 박선영 물망초재단 이사장(가운데), 이주영 의원(오른쪽)

 

<세션 1. 강제 송환 실태 및 현황>

 본격적인 첫 번째 세션에서는 강제 송환 실태 및 현황에 대해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사회를 맡은 이주영 의원은 북한이탈주민 인권 문제는 모든 이해 관계를 넘어선 보편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강제 송환의 실태와 현황을 알아보고 그 상황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을 깨달으며 해결책을 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UNHCR313일에 북한의 국경 통제 및 이탈자 사살 명령이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도 밝혔습니다.

 얼마 전까지의 의원 시절 북한이탈주민 강제 북송 반대를 외치며 중국 대사관 앞에서 단식 투쟁을 벌였고, 현재 물망초 재단을 운영하여 탈북 및 납북자 구명 운동을 진행하는 박선영 이사장이 강제 송환 실태를 보고하였습니다. 북한이탈주민의 발생 원인과 현황을 시기별로 나눠 설명하였고, 중국의 비협조와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접근 불허로 정확한 숫자 집계가 어렵지만, NGO의 통계로 현재 중국 동북 3성에만 북한이탈주민이 최소 10만에서 최고 40만 명까지 존재하며, 숨어 사는 흑해자(중국인조선족과 탈북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사람)들도 많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또한 80%의 탈북 여성들이 매매혼과 성매매의 희생자가 되고 있다는 현실을 폭로하였고, UN을 비롯한 국제 사회가 북한이탈주민과 강제 송환 및 정치범 수용소 문제에 관심을 가질 것과 전시 납북자국군 포로이산가족들의 생사 확인과 면담 실시를 위한 의원들의 목소리가 필요함을 강조하였습니다

 

박선영 이사장이 발표한 북한이탈주민의 발생 원인과 현황

- 1990년대 이전: 귀순 용사 시대. 이념적 이유에서의 정치적 망명이 대부분. 대부분 DMZ를 통해 직접 남하.
- 1990년대 이후: 북한의 경제난으로 배급 체제 붕괴가 원인. 처벌의 위험에도 나 홀로 탈북행렬, 정치적 망명에서 생존을 위한 경제적 탈북으로 성격 변화. 중국으로 탈북 후 동남아나 몽골, 러시아 등을 통해 대한민국으로 입국.
- 2000년대: 자연재해와 식량난의 심화, 핵무기 개발과 선군정치로 배급 중단이 원인. 남한 인권 단체의 대북 풍선과 함께 날아간 1달러 지폐약간의 식량라디오북한의 문제점과 한국에 관한 정보를 통하거나, 탈북한 가족으로부터의 편지나 전화로 외부 정보를 접하여 탈북 결심. 추세는 중국 경유.
- 2010년대: ‘나 홀로 탈북행렬과 동시에 한국에 가족을 두고 있는 가족들의 가족 단위 탈북행렬. 외부 정보의 대량 유입으로 생존을 넘어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삶의 질 향상 의지를 가진 탈북으로 변화.

 

박선영 이사장이 발표한 국제 사회의 책무

- 남북한 주민간의 우편 및 인적 교류, 정보를 통한 북한 주민의 역량 강화
- UN의 시민적정치적 권리가 북한 주민에게도 실현되어야 함
- 엄격한 분배 모니터링을 전제로 한 인도적 식량 지원, 의료 지원 및 산림 녹화 사업 필요
- 북한의 자유 민주주의와 보편적 인권 함양 전략을 수립해야 함
- UN, 개별 국가, 민간 단체의 협력이 필수적
- UNHCR의 중국 내 활동이 인정되어야 함
- 북한은 더 이상 중국의 안보 보험이 아니다
- 북한이탈주민의 규모와 체류 지역, 체류 유형에 대한 체계적 실태 파악 급선무
- 북한이탈주민들을 상대로 북한 내 및 중국에서 이뤄진 인권 침해 현상 파악이 시급
- 정치범 수용소의 해체
- 국군 포로, 전시전후 납북자 및 1천만 이산가족의 생사 확인 및 면담 실시

 

 이어서 홍일표 의원은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 사회 안정을 위해 북한이탈주민을 북한이 표현하는 그대로 불법 월경자로 간주하고 있으며, 한국과 제3자가 이 문제에 개입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북한과 맺은 조약에 따라 특별 체포조 2,000명을 운영하여 북한이탈주민들을 체포하고, 한국행인지 단순 탈북인지, 집단 탈북인지 개인 탈북인지를 분류하여 송환하고 있는 모습을 지적하였습니다. 최근 북한은 국제적 시선에 대한 부담으로 정치범 수용소에서 공개 처형 대신 밀실에서 고문과 굶주림으로 서서히 죽게 만드는 조용한 죽음을 택한다는 것도 알렸습니다. 그리고 한국 내 북한자유이주민 23,000여 명 중 40% 정도가 강제 북송을 경험했다는 것을 밝히면서 중국 정부가 앞으로 북송 정책에 대하여 큰 변화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고, 중국이 입장을 바꿀 수 있도록 국제적인 압박을 가하며,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이슈화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정부가 조용한 외교를 지양하고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중국과 태국 등지에서 직접 북한이탈주민 구호 활동을 하고 있는 북한 정의 연대 정베드로 대표는 매년 6,000명에서 10,000명이 북송을 당하고 있다며, 4월 한 달 동안 한 구역 세 지역에서만 500명이 북송되었으며 북송된 아동들은 수력발전소 건축 공사에 투입되고 임산부는 강제 낙태를 당하고 있음을 밝혔습니다. 강제 북송 문제에 국제 여론이 관심을 가지도록 이슈화되어야 할 것을 강조하였고, 남한이 강제 송환 중지의 원칙을 지키지 않는 중국에 대해 당당한 외교를 펼칠 필요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정 대표는 이미 김정은을 국제 법원에 제소하였고, 스페인 법원에서 기소를 수락, 보충 자료를 요청하여 번역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북한이주민은 대한민국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이며, 국제법상 난민으로, 북한이주민 문제는 중국한국북한 3국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 사회가 움직여야 하는 문제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UNHCR의 중국 내 활동이 불가한 상황이기에, UNHCR의 조정관을 중국에 파견하는 것을 촉구하는 운동을 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나아가 IPCNKR, UNHCR, NGO가 연대해야 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질의응답 시간에 필리핀의 빅토리노 데니스 소크라테스 의원의 탈북 방지와 강제 송환에 관한 북한 정부의 정책에 관한 질문에, 박선영 이사장은 북한은 정치적 배려나 경제적 지원 등의 노력 없이 공포 정치 외에 다른 것은 고려치 않으며, 탈북하면 삼족을 멸하는 등의 방법으로 주민들이 무서워서 탈북할 생각을 하지 못하게 한다고 답했습니다. 이를 지나치다고 여긴 중국이 북한에 면박을 주자 북한은 동남아의 공산권 국가들에게 우호의 손을 뻗는 움직임을 보였다고 하였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의 아리풀라 파쉬툰 의원은 북한 문제에 관한 국제 결의안의 유무를 물었고, 황우여 의원은 오늘 총회의 내용을 정리하여 발표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페루의 엘리야스 로드리게스 의원은 그동안 UN에서는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는지를 물었습니다. 정베드로 대표는 UN이 외국 공관에 있는 북한이탈주민만 인도주의적으로 보호하였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많은 북한이탈주민이 공관으로 들어갈 수 없는 것이 현실이며, 중국의 체포조가 체포한 북한이탈주민을 중국과 북한이 맺은 협약대로 강제 북송을 하고 있는데, 북송당한 이들이 북한에서 어떤 고통을 겪는지 중국이 알고 있음에도 체포와 북송을 그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UN이 중국 내에서 활동할 수가 없는데, 이 문제를 UN 총회에서 다루어야 하는데 UN의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거부하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중국 내 일본 공관에 진입하려는 탈북 모녀를 강제로 끌어내는 중국 공안

(사진: http://cafe.naver.com/woorihankook/215)

 

 홍일표 의원은 말레이시아 출신의 UN 북한 인권 보고관이 있으나, 적극적인 활동을 할 수 없다고 첨언하였으며, 오늘 결의안이 안으로 그치지 않고 UN이 움직이도록 각국이 실질적으로 움직여야 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페루의 로드리게스 의원과 베니테스 의원이 북한이주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인류의 양심이 걸린 문제라고 강조하며 연맹 차원을 넘어 국제 사회 전체적인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하자, 홍일표 의원은 대한민국도 국제 사회의 도움을 받아왔고, 국제 국회의원들이 이 문제를 자각하면 북한도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의 샤리풀라 카마왈 의원은 북한의 상황을 국제 언론이 이제껏 잘 조명해오지 못했음을 지적하며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황우여 의원은 북한 문제를 국제 사회에 알리기 위하여 IPCNKR을 설립했음을 밝히며, IPCNKR의 노력으로 EU를 포함한 많은 나라들이 결의안을 채택하여 NGO를 지원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안타깝게도 노력에 비해 UN의 움직임은 미비한데, 오늘 총회 참가국 대부분이 아픔을 가진 나라들이니만큼, 역사의 아픔을 종결짓기 위해서 참가국들이 힘을 모아야 할 것을 다시 한 번 환기하였습니다.

 엘살바도르의 레이날도 까르도사 의원은 엘살바도르의 역사적 아픔을 이야기하며 북한의 현실을 규탄하였고, 오늘 총회에서의 공동선언문을 각지에 배포할 것을 주장하였습니다.

 폴란드 인권위원회 위원장인 리샤르드 칼리슈 의원은 우리 의원들이 이 총회를 왜 개최하며, 이 총회를 통하여 어떤 결과를 낼 수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운을 떼었습니다. 1989년 이전부터 국제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 만남을 통해 폴란드가 경제적, 정치적으로 체제를 완전히 바꾼 예를 들면서, 이 회의 또한 북한에 민주화를 가져오는 과정이 되리라고 하였습니다. 23년이 지난 지금 폴란드는 민주화를 겪고 있는 튀니지이집트와 같은 나라의 국회의원들과 만나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 모임이 북한 인권 문제 개선과 북한 민주화의 첫 걸음이 되기를 희망하였습니다.

 

(다음 기사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