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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네트워크와 마음의 통합 : 동국대-북한대학원대 SSK연구팀 공동 학술회의

2012년 6월 22일에 동국대학교-북한대학원대학교 SSK 연구팀 공동 학술회의가 있었습니다. '분단/탈분단의 행위자 - 네트워크와 마음의 통합'이라는 제목으로 발표와 토론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분단/탈분단의 행위자-네트워크와 마음의 통합은 회의1과 회의2로 나뉘었는데요. 1차 회의에서는 [분단·탈분단·통합에 대한 새로운 모색]에 대한 세 개의 연구발제 발표와 토론의 시간이 있었어요. 회의 1에서는 이우영(북한대학원대) 교수가 사회자를 맡아주셨어요.

1차 회의에서 연구발제 첫 번째로 [개성공단과 남북한 마음체계]라는 제목으로 양문수(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양문수 교수는 현재 남북 간에는 다양한 ‘접촉지대’가 존재하기 때문에 개성공단의 남한관리자와 북한근로자 간의 ‘마음’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하셨어요. 접촉과 마음체계의 만남을 통해 서로에 대한 적대감이 완화되는 긍정적인 효과를 말씀해 주셨지만, 접촉한다고 해서 모두 다 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접촉의 한계성에 대해서도 발표해주셨어요.

● 마음체계의 변화를 보여주는 다양한 사례 소개

- ‘개성공단 개발 초기에는 남한 사람들이 차를 타고 지나가면 길에서 꼬마들이 남한 사람들을 향해 돌을 던지는 시늉을 했다. 그런데 6개월이 지나니까 꼬마들이 우리를 보고 손을 흔들어 주었다. 금방 바뀌더라. 어린아이들이 무엇을 알겠느냐. 결국 자기 부모로부터 혹은 자기 주변 사람들로부터 남한 사람에 대해 무슨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남한 사람들에 대한 이미지가 바뀌지 않았겠는가.’ (지원기관관계자 K씨)

- ‘언제부터인가 나에 대한 북측 근로자들의 호칭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사장 선생님에서 사장 할아버지로 바뀌었다. 자기네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인다는 의미도 있다. 선생보다 할아버지가 일하기가 훨씬 쉽다. 마음이 열리면 호칭이 달라진다. (입주기업관계자 B씨)’

다음으로는 [접촉지대 살아가기:문화번역과 경계의 재구성]이라는 주제로 이수정(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이수정 교수는 인천지역은 탈북민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어 ‘작은 북한’으로 불린다고 하셨어요. 이런 접촉지대가 생기면서 주민들은 어쩔 수 없는 갈등을 겪는데요, 문화번역 소통은 문화 교역으로 조건적으로 이루어지는데 대부분이 오독을 하고 있는 상황들에 놓여있고, 북한출신주민들의 이주와 이로 인한 접촉지대의 형성은 분명 분단 지형을 바꿔놓고 있지만, 아직은 지역적 냉전문화에 더 크게 간섭받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연구 발제 세 번째로는 [정보네트워크 형성으로 인한 국경 주민들의 능동성과 북한 주민들의 인식론 변화]라는 제목으로 이호규(동국대) 교수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분단/탈분단의 행위자 - 네트워크와 마음의 통합' 두 번째 회의에서는 [접촉지대와 탈분단의 사회동학(라운드테이블)]이라는 주제로 발표와 토론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2차 회의에서는 박순성(동국대) 교수가 사회자를 맡아주셨어요.

먼저 [분단/탈분단 연구의 위상학: 통합 아젠더의 모색]이라는 제목으로 홍민(동국대) 교수의 연구발제1에 대한 발표가 있었습니다.

홍민 교수는 "분단 상황에서는 ‘사회적 진리’란 강하고 이질적인 네트워크를 확립함으로써 더욱 강하게 구축될 수 있다. 그리고 결국 어떤 진리 공동체(특정 무엇이 진실이라고 믿음을 공유하거나 그러한 믿음의 실천 원리에 지배를 받는)를 창출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분단과 행위소에 대해서 개념을 설명했는데요,

 "분단이라는 행위소는 순간적인 사건이지만, 어떤 주어진 순간도 벗어나는 궤적이다. 모든 행위소는 필연적으로, 크든 작든, 인간이든 비인간이든, 모든 행위소가 같은 지위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행위소도 다른 것들을 위한 소모품에 불과하지 않는다. 어떤 것들은 제휴 관계를 늘림으로써 더 강해지며 어떤 것은 다른 것들과 단절됨에 따라 더 약해지고 더 고립된다." 라고 언급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블랙박스에 대해 말씀해주셨는데요,

"블랙박스는 무엇이든 매우 확고하게 확립되어 우리가 그것의 내부를 당연히 여길 수 있는 행위소이다. 우리가 블랙박스의 입력과 출력에만 관심을 갖는 한 그것의 내부 특성들은 중요하지 않는다. 이러한 블랙박스에는 두 가지 주요 위험이 있는데 (1) 블랙박스가 주목을 적게 받고 무시될 때, 블랙박스는 다른 존재자들의 의무적인 통과 지점이 되지 못하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가 없어진다. (2) 너무 많은 관심을 받는 것. 그런 관심 덕에 블랙박스는 의심을 품은 사람들에 의해 찢겨 개봉되어 초토화된다." 라고 지적했습니다.

 

두 번째로는 [접촉지대의 마음네트워크: 형태론] 이라는 제목으로 구갑우(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의 연구발제2에 대한 발표가 있었어요.

구갑우 교수는 "접촉지대의 대척에는 공동체라는 개념이 있다. 공동체는 하나의 문화를 상상한다. 접촉지대의 개념은 공동체를 해체하고 접합할 때뿐만 아니라, 공동체와 공동체가 만날 때로 확장할 수 있다. 공동체와 공동체가 만날 때, 약탈과 교환이 발생한다. 가라타니 고진의 지적처럼, 폭력적 약탈이 단념되었을 때 교환이 이루어지고, 교환은 하나의 공동체가 다른 공동체들을 지배하고 그 의외의 폭력을 금지하는 것을 통해 즉 국가와 법이 성립하는 것에 의해 가능하게 된다." 라고 발표하였습니다.

이에 덧붙여 "남북관계는 이중의 특수관계이다. 복지국가의 문턱에 접어들고 있는 한국에서, 남북관계가 적대적 관계로 회귀한 한반도에서 한가한 논의로 보일 수도 있지만 복지국가 및 접촉지대 네트워크 형성의 경로에 반드시 검토해야한다." 라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선물이라고 주었지만 상대방이 선물일반에서 나타나는 균형 맞추기를 하지 않을 수도 있고 제삼자에게는 퍼주기와 같은 뇌물로 인식될 수 있다. 더불어 국제정치에서 나타나는 선물교환의 시간적 지체현상과 하나의 가치척도로 비교가 불가능한 선물교환을 제삼자가 이해할 수 있을 때 국제정치에서 선물교환과 같은 교환양식이 작동할 수 있을 것이다." 라며 발표를 마쳤습니다.

"행위자 네트워크로 보면 더 잘 볼 수 있습니다. 단일 네트워크로 본다면 우리가 바라보는 행위자 네트워크에서 접촉지대를 토대로 해서 보면 더 잘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감사드립니다. 이상으로 오늘의 회의를 마치겠습니다." 라는 박순성 교수의 인사로 모든 회의를 마쳤습니다.


많은 교수님들께서도 질문을 던지신 '마음'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 학술회의였어요.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많은 것을 배우고 갔어요. 우리가 통일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와 마음의 통합이라는 부분을 아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도 생소한 내용이 많았는데요. 이렇게 연구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니까 믿음직스럽네요. 동국대학교-북한대학원대학교 SSK 연구팀에게 감사드립니다. 남과 북이 서로 넓은 이해의 폭을 가지길 원하며, 앞으로도 남과 북의 관계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