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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6.25 전쟁 당시 음식 시식회 및 호국 안보 사진 전시회" : 이인철 지회장 인터뷰

  6.25 하루 전날인 24. 1호선 주안역 앞에는 한국자유총연맹인천남구지회 주최로 <6.25 전쟁 당시 음식 시식회 및 호국 안보 사진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인근 주민들과 근처 인하대학교 학생들이 몰려든 현장에서, 이번 행사를 개최한 이인철 지회장을 만나보았습니다.

 

- 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인천광역시 자유총연맹 남구 지회장 이인철이라고 합니다. 저는 6.25 때 태어났어요. 올해 예순둘이죠. 원래 고향은 함경남도 정평인데, 1.4 후퇴 때 부모님이 저를 데리고 남쪽으로 내려오셨어요.

 

 보리밥 뭉치를 건네는 이인철 지회장

 

- 오늘 사진전과 시식회를 어떻게 개최했나요?

 내일이 6.25 아닙니까. 시민들에게 다시 한 번 6.25 전쟁의 끔찍함을 상기하자는 의미에서 이런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특히 전쟁을 잘 모르는 젊은 세대가 역사를 기억하고, 안보의식을 튼튼히 하고 살아야 한다는 의미를 전해주고 싶었습니다. 사진을 보면 전쟁 상황을 간접적으로나마 볼 수 있고, 나름대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겁니다.

  


- 6.25 때의 음식이라고 하셨는데 어떤 음식인가요?

 이것은 보리밥입니다. 전쟁 때는 밥상을 차릴 수도 없고, 오늘날처럼 컵라면을 먹을 수도 없으니까 이동하면서 먹을 수 있도록 보리밥을 주먹밥으로 만들어서 먹었습니다. 오늘 행사에서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작게 뭉쳐서 나눠드리고 있습니다. 사실 당시에는 이런 보리밥도 없어서 못 먹었습니다. 이 보리밥 이상의 음식도 없었고요. 우리나라도 60년대에 보릿고개라고 있지 않았습니까? 그때도 겨우 보리를 먹을 수는 있었는데, 전쟁 때는 이마저도 없어서 못 먹었습니다. 젊은 세대는 이러한 굶주림을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어려움을 모를 수밖에 없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오늘 시식회를 통해 젊은 사람들도 당시를 한 번 체험해보고,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여기에는 보리밥뿐만 아니라, 당시 길가에 흔했던 쑥으로 만든 쑥떡과 쑥개떡, 그리고 열무 보리 비빔밥을 준비하였습니다.

 

쑥떡, 보리밥, 그리고 쑥개떡


- 오늘 행사 외에 북한에 관해 접하고, 생각해볼 수 있는 경로가 또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얼마 전 연평도 포격 사건이 있어서 국민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남북의 창과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북한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방송도 볼 수 있고요. 우리가 만들지 않은, 북한의 움직임과 보도 자료를 접하고 국민들이 북한에 대해 판단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북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북한은 3대 세습이라는 현대 세계사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왕조를 세웠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을 욕할 자유까지 있지만, 북한에서는 그럴 수도 없습니다. 자유도 없고, 너무나 폐쇄된 나라입니다. 이제 북한은 서서히 바뀌어야 합니다.

 어차피 우리는 한민족이고 함께 가야 합니다. 우리는 북한을 적으로 여기지 않고 껴안고 있는데, 그만큼 북한이 조금이라도 변화했으면 좋겠습니다. 원하는 것을 주지 않으면 무력을 앞세워 같은 민족인 우리나라에 불안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앞으로 북한이 그러한 자세를 수정해주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우리나라에서는 막연히 이분법을 적용해서 나이 든 사람은 보수다, 젊은 사람은 진보다, 라는 딱지를 붙이고 바라보는 편 가르기를 그치면 좋겠습니다. 욕을 해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하는 경우가 많아요. 무조건 등 돌리고 귀를 막지 말고, 서로 대화하고 잘못한 것은 부드럽게 잡아주면 어떨까요. 우리나라 안에서부터 하나가 되어, 함께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 힘을 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이 자리도 젊은 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연 것입니다. 젊은 사람들이 접해보고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거죠.

 

한 상에서 남녀노소 함께 경험한 6.25 때의 식사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얼마 전에 자유총연맹 회원 120명과 함께 연평도에 견학을 갔었어요. 연평도에 가려고 몇 번을 시도하다가 결국 간 것이었는데, 어려움이 많았죠. 물 때를 맞춰야 해서 밀물 때인 아침 9시에 배를 꼭 타야 하고, 연평도에 들어갔다가 그날 오후 3시에 나오는 배를 타야 해요. 9시에 배를 타고 두 시간이 걸려 11시에 도착해서, 걸어 다니며 연평도를 둘러보다가 점심을 먹고 3시에 다시 배를 타서 5시에 육지에 도착하죠. 배 타기 전에 안개라도 끼면 하릴 없이 기다려야 하고요. 이런 일정이다 보니 제대로 둘러보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7월 초에는 다시 회원 120명과 평택 제2함대 사령부에 있는 피격된 천안함과 전시관을 둘러볼 계획입니다. 해군 함정에 승선도 해보고, 홍보관실에 들러서 직접 보면서 나름대로 이모저모를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고자 합니다.

 그리고 인천 남구에 중·고등학교가 27개가 있어요. 27개 학교에 학교당 몇 명을 선발해서 안보 견학을 함께 하자고 요청했습니다. 사비를 들여 버스 두 대를 빌려서 총 80명 정도를 인솔할 생각입니다. 의식 전환이 많이 일어나는 시기에 있는 중·고등학생들에게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두 행사를 통해서 나라가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산 교육으로 삼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어쩌다 남북한이 이렇게 됐는지 직접 알아보고 판단해봐야 합니다. 우리 안에만 있으면 비교해서 판단할 근거가 없어요. 답답한 것은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가 어떤지, 북한이 얼마나 자유를 구속당하고 있는지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것입니다. 모르는 상황에서 막연히 북한에 대해서나, 보수나 진보에 대해서 판단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할 수밖에 없죠.

 영상과 인터넷이 발달한 요즘에는 똑똑한 젊은 세대가 충분히 접하고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때에 기성세대가 할 일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고 판단할 기회를 주어야 하는 것이라고 봐요. 기성세대가 역할을 다한다면, 젊은 세대도 기성세대의 뜻과 진심을 오판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