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을 잇는 한반도 주치의
통일한의사 김지은원장을 만나다
환자의 건강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치료했던 진정한 명의 허준. 그가 편찬한 의학서적 <동의보감>은 1610년 동아시아 의학을 집대성했다고 평가받을 만큼 이후의 의학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 가치는 후대에도 높게 평가되어 2009년 유네스코에서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의학서적인 <동의보감>은 저자인 허준의 실재적 관찰과 학문적 연구,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체계적이고 실용적인 의술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로부터 400년이 흐른 지금, 훌륭한 의사의 표본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허준만큼이나 당찬 한의사가 한 명 또 있다. 바로 남과 북에서 한의학 정규과정을 모두 이수하고 한의사 면허를 취득한 김지은 원장이 그 주인공이다. 남과 북을 넘어 이제는 한반도를 치료하는 통일 한의사로 거듭나고 있는 김지은 원장을 만나봤다.
<통일한의사, 김지은 원장>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어느 봄 날, 상생기자단은 김지은 원장이 있는 경기도 부천의 <진한의원>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매년 입시생들의 지망학과 1순위를 다투는 '한의학과'를 남한, 북한에서 다 졸업했다니 보통 사람은 아닌 듯 싶었다.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통일 한의사 김지은 원장의 프로필을 간단하게 살펴보자면, 그녀는 함경북도 청진 출신으로, 청진의학대학 동의학부(한의학) 7년 과정을 마치고 청진에 위치한 구역병원에서 내과와 소아과 의사로 재직하였다. 다년간의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조선의학과학원 함경북도 임상의학연구소에서 연구사를 지냈을 만큼 그녀는 북에서도 뛰어난 재원이었다.
1999년 3월에 탈북한 김지은 원장은 2002년 3월에 대한민국에 입국, 3년 뒤 인 2005년도에 세명대학교 한의과 대학 본과 1학년으로 편입학해 교육과정을 이수했다. 그리고 2009년 1월에 당당히 제 64회 한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한 김지은 원장은 남과 북, 양쪽에서 한의학 정규과정 및 또 임상경험이 있는 유일한 한의사가 되었다. 양쪽의 한의학을 다 배우다보니 누구보다 남북한의 한의학 교육과 한의학에 대한 환경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그녀에게 남과 북의 한의학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김지은 원장이 진료를 하고 있는 경기도 부천의 진한의원>
앞서 언급했다시피, 현재 대한민국에서 한의사라는 직업은 큰 인기가 있다. 경제적인 면을 넘어 사회적으로도 인정을 받고, 생명을 살리는 중요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직업 중 하나이다. 그렇다면 북에서도 한의사는 이러한 인기를 누리고 있을까?
북에서는 직업을 개인의 의지로 선택할 수 없다. 남한의 수능시험처럼 북에서도 대학을 가기 위한 시험을 치루지만, 시험 성적에 따라 국가에서 어떤 전공을 할 지 정해주기 때문이다. 실제 김지은 원장도 성적에 따라 한의학을 전공하게 되었다고 한다. 대신 북한은 '한의사'라고 하면 전문적인 의료인이라는 이미지와 함께 공부를 많이 한 엘리트라는 인식이 많단다. 개인이 병원 운영을 통해 수익을 얻는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고수익'이라는 장점보다는 인기가 많지는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직업이라고 말 할 수 있다고 한다.
<진료준비를 하고 있는 김지은 원장>
이번에는 한의사로써 환자를 치료하면서 남과 북의 차이가 있다면 뭐가 있는지 물어보았다. 약간 예상 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가장 큰 차이점은 의사가 환자에게 돈을 받기 위해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라고 한다. 그리고 덧붙여 환자가 많이 오기를 원한다는 점도 북에서 진료 할 때와 완전히 다른 부분이라고 대답했다. 북에서는 진료를 하고 병원에서 일을 하는 것이 개인의 경제적 활동이 아닌 국가에 소속된 하나의 노동이었기에, 남에서는 이러한 점을 납득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의료인의 입장에서 환자가 많이 오지 않는 건 그만큼 아픈 사람이 없다는 뜻이기 때문에 그게 정답이라고 생각하지만 한국에서는 환자가 어느 정도 병원에 찾아와야 병원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받아들이는데 까지는 꽤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대답을 하면서 고개를 갸우뚱하는 김지은 원장의 모습에 진심으로 환자들을 위하는 마음과 그간의 고민을 살짝 엿볼 수 있었다.
반대로 한의사로 진료를 하면서 만났던 남과 북의 환자들에게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궁금했다. 오랜기간 단절된 만큼 아픈 이유도 조금씩은 달랐다. 남한에서는 물질대사 질환 즉, 운동과 식사와 큰 연관이 있는 당뇨나 갑상선 관련 질환의 환자가 많다고 한다. 현대인들의 부족한 운동량과 고칼로리 식사 등이 당뇨병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김지은 원장이 북한에서 오랜기간 임상에 있었을 때 입원실에서 근무했지만 당뇨병 환자를 손에 꼽을 정도로 봤는데, 남한에서는 두 사람 건너 당뇨병 환자라고 할 만큼 많다고 한다. 반면, 김지은 원장이 있었던 함경북도 청진은 약간 추운 지방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약간 맵고 짠 음식을 많이 먹어 고혈압 환자가 많았다고 한다. 그녀가 병원에서 환자를 돌봤던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사망률 1위가 뇌혈관 질환이었다. 이렇게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분단으로 인한 변화가 단순히 언어, 문화 뿐만 아니라 질병에도 미친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많은 언론매체를 통해 알려진 김지은원장의 특별한 진료이야기>
남한에서 새롭게 시작한 한의사 김지은 원장의 진료실은 어땠을까? 의외로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었다고 한다. 처음 진료를 시작했을 때는 조금 정신이 없었지만, 그 시작을 함께한 첫 환자분은 지금까지도 계속 기억이 난다고 한다. 그리고 북에서 온 한의사 선생님을 만난 사람들은 처음에는 병원 직원들에게 선생님의 억양이 조금 특이하신 것 같다는 식으로 궁금증을 보이셨다가, 다시 방문해 주신다고 한다. 그녀가 만난 많은 분 중 특히 큰 힘이 되는 환자들은 북에 고향을 두고 있는 실향민 분들이라고 한다. 그들은 일부러 김지은 원장에게 진료를 받으러와서는 응원의 말을 건네기에, 그녀에게 큰 힘이 된다고 한다.
<그녀의 존재는 한의학계의 남과 북을 연결하는 징검다리 그 이상이다.>
남북 양 쪽에서 한의학 정규과정을 다 마치고 양 쪽에서 임상과정을 동일하게 비교할 수 있는 사람은 현재 남북한 인구 중 김지은 원장이 유일하다. 힘들다는 한의대를 두 번이나 졸업한만큼, 쉽지 않은 길을 걸어 왔기 때문에 통일 한의사로서 남과 북의 다양하고 각각 강점이 있는 치료법과 장점을 연구해 더 새로운 것을 만들거나 다양하게 접목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한다.
통일 한의사라고 불리는 그녀, 조금은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통일 한의사'라는 수식어에 김지은 원장은 '작은 사명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덧붙여
"북에서 온 사람들을 이해하도록 조금만 관심을 가져주세요."란 말도 함께. 친구와 친구로 서로를 대하고 그 과정에서 진심이 전달된다면 그건 대한민국의 진심이 되고, 점점 시간이 지나게 되면 북한까지 변화시킬 원동력이 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였다. 김지은 원장의 말처럼 단순히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진심을 나누는 것, 간단하지만 우리들이 어렵게 생각하는 일이 아닌가 싶었다.
한의사로서 사람의 생명을 다루며 본인이 할 수 있는 일, 능력이 닿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이와 관련해 타협하지 않고 환자를 살리는 것이 소박하지만 가장 큰 목표라고 말하는 김지은 원장. 그녀에게 아직도 끝나지 않은 도전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북의 환자들을 치료하던 그 손으로 이제는 우리들을 치료하는 김지은 원장. 그녀의 뜨거운 가슴과 의술로 언젠가는 남과 북에 흩어진 사람들이 아닌 한반도를 치료할 수 있기를 바란다.
통일한의사 김지은 원장의 상생한방정보!
1. 시험기간의 학생들이라면 토마토를 먹어라!!
김지은 원장은 북한의 소아과에서 근무했던 적이 있는데, 북한에서는 소아들에게 토마토를 많이 먹인다고 한다. 바로 토마토에 있는 성분 중 하나가 뇌의 성분을 활성화 시키는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인데 어떤 방법으로 먹든 뇌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특히 시험기간인 학생들에게는 뇌를 맑게 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하니, 토마토를 먹어보자!
2. 춘곤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라면 봄나물로 해결!!
한의학적으로 겨울은 저장하고 움츠리는 기능이 있다. 겨울이 지나면 약동하고 뭔가 끓어오르는 계절인 봄이 오는데, 이와 함께 몸도 자연도 겨울에 한껏 움츠려 있던 것을 펴면서 그 과정에 에너지가 많이 소모된다. 그로 인해 춘곤증이 발생해 졸리게 되는데,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봄을 따라가는 것! 즉, 봄나물을 많이 먹는 것이 좋다고 한다.
3. 시험공부로 머리가 아프고 어깨가 아프다면, 이 곳을 지압해주자!
백회)
좌우 귓구멍을 머리 위로 연결하는 선의 가운데가 바로 백회라는 혈자리!
백회혈은 모든 양기가 모이는 곳이다. 손으로 가볍게 눌러주면 머리가 맑아진다.
풍지)
귀 뒤쪽의 머리와 귀 사이에 움푹 들어간 곳. 밖에서 안 좋은 기운이 들어올 수 있는 곳이다.
자주 만져주면 안좋은 기운이 잘 들어오지 않고 머리도 맑아지고 어깨근육도 잘 풀어질 수 있다.
통일부 상생기자단 3기
명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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