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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제1회 대학생 모의남북회담 ② 현장견학편




안녕하세요. 상생기자단의  최수지 기자입니다.
지난 기사 ① 남북회담 D-5 (링크) 에 이어서 이번 기사에서는 현장견학편으로 이어갈 예정입니다.



분단 현장을 가장 극명하게 느낄 수 있는 곳, 어디가 있을까요?






바로 판문점입니다. 판문점은 일명 JSA 공동경비구역으로도 불리는, 남북 분단의 긴장이 극명하게 흐르는 곳입니다.
그야말로 소리 없는 총성이 계속되고 있는, 한반도 내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이 바로 이 곳 판문점입니다.



파란색 양 건물 사이로 중간에 조그맣게 보이는 저 얕은 콘크리트 구조물이 보이시나요? 저게 바로 남과 북을 가르고 있는 아주 자그마한 벽인데요.

정말 단 한 걸음이면 넘을 수 있는 저 작은 벽이 우리 남과 북을 경계짓고 있다니 믿겨지지가 않았습니다.

운이 좋게도 이번 견학시에는 북한 병사들이 앞에까지 나와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판문점은 남북간 군사회담이 이루어지기도 하는 곳으로, 가장 대표적인 예로는 한국전쟁의 휴전을 선언한 유엔군과 북한군과의 회담 또한 이 곳 판문점에서 이루어진 바 있죠.

그리고 기사를 쓰는 과정에서 조사하다가 알게 된 흥미로운 사실 하나는, 지난 1988년에는 이 곳 판문점에서 '남북학생판문점회담'이 열릴 뻔 했다는 것입니다.


"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 만나자 판문점에서"라는 구호는 지금까지도 유명한데요. 88년 서울대 총학생회 후보가 북한 측에 공개 제의를 하여 당시 서울지역총학생회연합과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가 추진했던 남북학생회담을 대표하는 구호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일명 6·10남북학생회담이라고도 불리는 이 회담은 비록 당국의 제재로 인해 무산되었지만, 당시 통일문제에 대해 전국민적으로 관심을 불러일으킨 일대의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24년 전 남북의 학생이 만나고자 했던 그 의지를 기억한다면, 우리도 언젠가 진정 남북학생회담을 열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판문점에서 북한학과 학생으로서 맞는 감회는 남달랐던 것 같습니다.




이후 일반인 견학은 허용되지 않는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연락사무소의 역할에 대한 강연이 있었습니다.


남북연락사무소는 남북직통전화 등으로 대표되는 남북간의 상시 연락망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이 곳 판문점 일대에서 남북간의 소통이 이루어지도록 어떻게 노력하고 있는지 설명해주었습니다.



이 곳은 판문점의 유명한 '돌아오지 않는 다리'로, 한국전쟁 후 남북이 서로의 포로를 교환했던 곳인데 포로들이 양 끝에 서서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도록 하고, 한 번 건너면 다시 돌아올 수 없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이 다리를 보고 있자니 당시의 포로 교환 모습이 머릿 속에 생생하게 펼쳐지는 듯 했습니다.



이어서 남북출입사무소와 도라산역도 다녀왔는데요.



도라산역 안에는 이러한 문구가 있습니다. "남쪽의 마지막 역이 아니라 북쪽으로 가는 첫번째 역입니다".
저는 이 문구를 볼 때마다 가슴이  마구 설레는데요, 어서 북쪽으로 가는 첫번째 역에서 열차를 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샘솟았습니다.



북한학과 학생들은 도라산역에서 다시 한 번 통일 의지를 다지고, 남북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자세를 갖추는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EBS에서 전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찍고 있다는 것, 지난번 기사에서 말씀 드렸죠?
뿐만 아니라 MBC 등 다수 방송사에서도 북한학과 학생들의 모의남북회담에 주목하고 이를 취재하기 위해 달려왔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은 프로그램 일정 내내 중간중간 틈틈이 인터뷰를 하느라 바빴다네요.  


인간극장을 방불케하는 모의남북회담 현장, 3월 4일 밤 10시 EBS에서 직접 만나볼 수 있다니 꼭 챙겨보세요!




마지막 방문 장소는 남북회담본부였는데요. 기자실에서는 통일부 대변인이 서는 자리에 서서 포즈를 취하는 등 즐거운 한 때가 이어졌습니다. 우리 중 누군가는 미래에 저 자리에 서 있지 않을까요~?

미래 남북관계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될 북한학과 학생들이라 그런지 다들 표정들이 어색하지가 않습니다. 헤헤.



저녁에는 남북회담본부장님 주최 만찬이 벌어졌습니다. 다들 피곤한 일정을 뒤로하고 맥주 한 잔과 함께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한반도의 현실에서 뗄래야 뗄 수 없는 것이 바로 남북관계와 통일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각종 취업난과 등록금 등 현실적인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대학생 또한 한반도를 살아가고 있는 국민입니다. 이 땅의 역사 한 가운데서 숨쉬고 있는 역사인이자, 미래를 열어가는 현재의 주체인입니다.

그래서 북한학과 학생들의 고민은 남다릅니다. 많은 대학생들이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를 고민할 때, 북한학과 학생들은 남북관계의 현재와 통일의 미래를 고민합니다. 지금은 사회의 무관심의 영역 중 하나로 치부되는 '통일'이 우리의 삶과 가장 가까운 현실이 되기까지 준비를 하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이번 현장견학을 통해서 북한학과 학생들은 각자 본격적인 남북모의회담을 준비하는 나름의 각오를 다졌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이러한 현실에서 어떤 것을 추구해야 하는지, 무엇을 위해 준비해야 하는지 느끼고 돌아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제 다음 편에서는 실제 학생들이 펼친 남북모의회담 D-day 현장 속으로! 들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상으로, 상생기자단의  최수지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