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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북한의 효과적인 사회통제

<북한 탈북자 사살 모습, KBS 9시 뉴스>


최근 많은 매체에서 압록강을 넘어 탈북하던 사람들이 사살된 사건을 보도하였습니다. 이들은 왜 목숨을 걸면서까지 북한을 벗어나려 한 것일까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인권을 억압하는 북한의 통제 때문입니다. 지난 시간에 알려드린 ‘북한 주민의 일탈과 범죄’에 이어, 이번에는 북한 정권이 일탈하는 주민들을 어떤 식으로 다루는지 그 효과적인 사회통제 방법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북한의 사회통제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체제 동조이념의 내면화를 통해 주민들의 자발적 동조를 이끄는 방법과 통제기관을 활용해 물리적 통제를 가하는 것입니다. 그럼 하나씩 순서대로 보실까요?

 

체제 동조이념의 내면화



북한 정권은 주민들에게 체제 동조이념을 내면화시켜 자발적 동조를 이끌어내려고 합니다.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주체사상을 주입시키는 것입니다. 주체사상은 ‘사회 운동의 주체는 노동계급, 당, 수령이다’라는 명제를 주장하며 수령과 ‘인민’의 관계를 상명하복의 관계로 만들었습니다. 이로써 북한 주민들은 수령의 명령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복종할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또한 ‘우리식 사회주의’라는 이념적 도구를 이용해 주민들에게 체제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도록 하고 있습니다. ‘우리식 사회주의’는 소련 등 망한 사회주의 국가와 달리 북한이 건설과정 중 한 번도 문제를 야기한 적 없다고 주장하는 허구적인 사상입니다. 이로써 북한의 사회주의가 다른 나라의 사회주의보다 우월하므로 절대 붕괴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북한이 단군릉을 복원해 역사적 허구라고 비판받던 단군의 존재를 인정한 것이 ‘우리식 사회주의’를 뒷받침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합니다. 

집단주의 이념을 강조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정치경제적으로는 ‘군중노선’을 활용해 집단적으로 노동력을 동원할 뿐 아니라, 효과적인 정치 사회화를 이루고 사회질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청산리 방법이 있습니다. 이것은 상급기관이 하급기관을 도와 당의 노선과 정책을 관철해 나가자는 행위를 경제의 기본지침으로 삼은 것입니다.
사회적으로는 ‘공산주의적 미풍’으로 집단주의를 형성합니다. 고아 입양을 장려하고, ‘영예군인’(전투 중 몸을 다친 군인)과의 결혼을 권장하고, 해외 유학생도 고향에서 봉사하도록 장려하는 것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집단주의는 탁아소(태어난 지 3개월~2년) 시절부터 학교생활, 직장생활을 거치면서 평생 학습됩니다.


물리적 통제



북한의 물리적 사회통제는 당, 정, 군의 3원구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첫째, 조선로동당은 헌법에 우선하는 최고 권력기관입니다. 모든 기관에 당 조직이 편성돼 있어 명령에 따라 신속하게 일을 처리합니다. 당은 당원들에게 행정기관과 주민들의 생활 사이에 나타나는 문제에 대해 당 조직에 의무를 부여합니다. 이에 따라 북한 주민들의 공적, 사적인 생활은 억압받을 수 밖에 없게 됩니다.

둘째, 행정기관이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대표적인 기관으로는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부, 법무생활지도위원회가 있습니다. 국가안전보위부(보위부)는 형사재판 제도와는 별개인 북한 최고의 정치사찰전담기구입니다. 정치사상범은 모두 보위부에 의해 감시, 구금, 체포, 처형을 법적 절차 없이 받게 됩니다. 
 
인민보안부는 국가 재산을 보호하고 주민들의 사상 동향을 적발하거나 개개인의 신원조사를 하는 기관입니다. 평양에 본부를 두고 각 도, 시, 군에 보안서라는 하위 기관을 설치해 주민의 사생활을 감독합니다.
 
법무생활지도위원회는 최고인민회의 제6기 1차회의(1977.12)에 주민 통제 강화 필요성이 제기되자 신설한 사찰기관입니다. 개인, 기관, 단체들이 당의 노선과 방침을 철저히 따르도록 유도하고 감독하는 역할을 합니다.

셋째, 군사기관은 ‘선군정치’를 위해 직접 사회통제에 나서고 있습니다. 당 지도 하에 대남적화 임무를 전담했던 과거와 달리 점차 경제난과 사회일탈의 증가로 인해 체제 위기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군 요원들은 단위기관, 기업소, 각 대학들에 파견돼 주민들과 대학생들의 동태를 감시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살펴 본 것처럼 북한 정권은 주민들에게 주체사상 등으로 체제 동조이념을 내면화시킴과 동시에 당, 정, 군의 물리적 억압으로 사회를 통제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체제가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이 효과적인 사회통제 방법 덕분이라는 점이 참으로 안타까울 뿐입니다.

지금까지 권해모리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