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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북한에서도 쿠데타가 있었을까?

독일 통일에서 동독의 시민들의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렇기에 남-북 통일을 이야기 할 때 늘 북한 주민들의 동조나 선동이 있을 수 없을까? 라는 질문이 따라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 이유로 북한은 분단 이래로 강력한 세습체계를 확립하여 현재는 3대째 세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주민들의 사상개조 차원의 주체사상은 여전히 그 위력을 떨치고 있습니다. 북한의 체계는 인간 본연의 욕망인 자유를 향한 의지마저 꺽어 버릴 정도로 강력합니다.

3대 세습을 이어가고 있는 김정은 - 사진(뉴시스)


그렇다면 북에서 군에 의한 ‘쿠데타’는 가능할까요? 사실상 북한의 정치-경제-사회 그리고 군까지 모든 체계가 국방위원장 1인에 의해서 지배당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런 ‘쿠데타’도 불가능해 보입니다. 더욱이 최근에 김정은 세습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작업들이 펼쳐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해 보입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북한에서 ‘쿠데타’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 사건은 1994년 1월 2일 북한 6군단 군단장이 급작스럽게 사망하면서 표면위로 들어나게 됩니다. 군단장이 사망한 시점에 노동신문에서는 군단장이 오랜 지병으로 사망했다고 부고가 났다고 합니다. 하지만 군단장이 사망한 이후 1년동안 6군단의 정치위원을 비롯한 장성 및 고위 군관들이 무리로 처형되고 6군단은 해체되고 9군단으로 재편성 되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한 북한사회에서의 소문은 6군단의 정치위원이 쿠데타를 계획하고, 이에 군단 보위부장이 합류하면서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1994년 설에 6군단의 군단장을 만나 합류할 것을 요구했으나 군단장이 거부하자 그를 살해해 버립니다. 군단장이 사망하자 중앙에서는 수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당시 군수총국장이었던 김영춘 대장을 6군단에 파견합니다.

쿠데타 진압을 진두지휘했던 김영춘, 사진(연합뉴스)


김영춘은 파견되자마자 원응희 당시 총참모부 보위국장과 손을 잡고 철저하게 내사를 진행합니다. 그 결과 쿠데타의 주모자였던 정치위원이 붙잡히게 되고, 6군단 내부의 군 실세들과 뿐만 아니라 이들과 손을 잡았던 함북도당의 행정간부이 모두 체포됩니다. 이들은 모두 처형되고 가족들은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지게 되었습니다.그 뿐만 아니라 쿠데타 시도를 전혀 몰랐던 초급군관들도 단지 6군단 이라는 이유만으로 군복을 벗게되고 탄광 등으로 보내지게 됩니다.

이 후에 이런 쿠데타를 잘 진압한 김영춘은 고속 승진을 계속해 인민부력부장(우리나라의 국방부장관)에까지 오르게 됩니다. 그리고 그를 도왔던 원응희 또한 인민무력부 보위사령관으로 승진하게 됩니다. 이런 승진에는 북한 내에서도 많은 논란이 되었습니다. 인민무력부장의 자리는 기존에 북한 내에서도 ‘실전에 능한 군인’, 즉 작전통들이 임명돼 왔습니다. 하지만 김영춘은 ‘실전에 능한 군인’ 이라기 보다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충복이자 내부 관리를 잘하는 인물이었습니다. 이는 원응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승진과 더불어 평양방어사령부 사령관으로 리영호가 임명됩니다. 평양방어사령부는 유사시에 김정일 정권에 위험이 생기면 이를 방어하는 중요한 기관입니다. 하지만 이런 평양방어사령부가 오히려 쿠데타를 일으킨다면 그 위험은 배가 됩니다. 리영호는 김정일 국방 위원장의 친위대인 호위국 출신이기에 충복중에 충복이라는 소문이 있습니다.

이런 움직임은 북한정부도 쿠데타를 의식하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최근 들어서는 중동사태와 더불어 이런 위험성에 한층 더 신경을 쓰는 듯 합니다. 또한 지금은 김정은이 3대세습을 공고히 해야할 시점이라 내부적 안정이 더욱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렇기에 김정은 및 그 옹호세력은 내부 단속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고 있습니다.군사적 쿠데타를 통해서 북한의 정권이 교체된다면 우리에게도 장,단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전보다 더 독재정권이 들어선다면 우리에게도 낭패인 것이고 개혁적인 정부가 들어선다면 우리에게도 득이될 것입니다.

2012년에는 남에는 총선과 대선이 예정되어있고 북에서는 불안한 김정은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서 노력할 것입니다. 양쪽의 정치적 변화가 많은 것으로 예상 되기에 경색된 남북관계도 개션의 여지가 있을 듯 보입니다. 2012년에는 남북관계가 좀 더 개선되어 통일에 한 걸음 더 나아가기를 기원해 봅니다.


참고 : 도서 <서울에서쓰는 평양이야기 - 동아일보 주성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