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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새터민 대안학교 '드림학교'에서 개최된 통일토크 현장을 가다.

독자 여러분 다들 새해는 잘 맞으셨나요? 다들 작년 연말을 바쁘게 지내셨을 텐데요. 새터민 대안학교인 드림학교에서도 청소년들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새해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드림학교의 학생들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참여한 통일토크가 그인데요. 통일토크 현장을 살펴보기 전에!! 드림학교가 어떤 곳인지 먼저 소개가 필요하겠죠?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드림학교에 관한 정보를 먼저 얻으실 수 있으시답니다. 알고 보신다면 더욱 재미있겠죠? 

(이 괄호안에 김원희, 유수연 기자의 드림학교 소개에 관한 기사 링크를 달 예정입니다.)

지난해 12월 17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천안에 위치한 드림학교를 찾아 학생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통일부 장관이 드림학교를 방문한 것은 설립 이후, 2014년 류길재 前 통일부 장관에 이어 이번의 홍용표 장관의 방문이 두 번째를 맞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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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크를 통해 얘기하고 있는 홍용표 장관)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 홍용표 장관이 학생들을 찾아왔습니다. 학생들과 홍용표 장관은 과일과 음료수를 먹으면서 편한 분위기속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경청했습니다.


( 자리를 꽉 채워준 드림학교의 학생들)

학생들 역시 주말에 신나게 놀고 싶은 마음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꽉 채워서 홍용표 장관을 맞이했습니다.

간단한 개최 인사와 축하 인사를 거쳐서 바로 본격적인 통일토크에 들어갔습니다. 이 날 통일토크는 1. 통일 후 나의 모습 2. 통일 후 하고 싶은 일 3. 나의 정착기 4. 내가 생각한 통일 순으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각 주제별로 1~3명의 학생이 발표를 하고 홍용표 장관은 각 학생들의 발표를 필기해가며 경청한 후 답변, 강평을 해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늘의 기사는 각 주제별 핵심을 요약하여 발표가 진행된 순서대로 독자분들께 보여드리겠습니다.

1. 통일 후 나의모습

첫 번째 발표는 윤금주 학생이 맡았습니다. 평안남도에서 14살에 탈북한 윤금주 학생은 어머니가 체포 후 북송되었는데, 그 후 연락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통일 후 자신의 모습을 가족을 찾은 모습으로 표현한 윤금주 학생의 모습에는 간절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통일된 땅을 가질 뿐 아니라 두 민족 간의 깊은 상처가 치유되었으면 좋겠다고 말을 이었습니다. 더 나아가 현재 두 민족 간에는 사고방식, 생활방식, 남북갈등 등으로 인해 정치·문화적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로를 더 잘 알고 서로를 배워야 한다고 얘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통일한국에서 자신은 그 속에서 역할을 수행하고 싶다고 얘기했습니다. 두 민족간의 차이를 이어주는 징검다리로 자신의 역할을 표현한 윤금주 학생에게서, 자신의 가족문제를 뛰어넘은 두 민족간의 회복 의지를 엿볼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김국철 학생이 발표를 이어갔습니다. 2016년에 탈북을 한 이 학생은 평안도의 양강도 출신으로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처음 대한민국에 왔을 때만 해도 통일은 안 된다는 생각을 했지만, 한국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습니다.

이어 한국어 수업시간에 배운 이산가족 문제를 보고 간절히 통일을 바란다고 얘기했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통일은 그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한다고 한 이 학생은 더 많은 것을 준비해줄 것을 통일부 장관에게 부탁하며 발표를 마쳤습니다. 탈북한 지 채 1년이 되지 않은 상황이기에 이 학생에게서 통일 후 자신의 모습을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통일을 간절히 원하고 또 올바른 방향으로 통일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만큼은 확고해 보였습니다.

( 발표를 하는 김국철 학생)


두 학생의 발표를 들은 후 홍용표 장관의 답변이 이어졌습니다. 홍 장관은 통일로 가는 데 "여러분에게 특별한 임무를 주어주기에 앞서 우리 학생들이 남한 사회에 잘 정착하는 것이 우선적인 과제이다." 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이어 그 의미는 여러분 각자가 대한민국 사회에 잘 정착하는 것 자체가 통일에 큰 도움이라고 얘기했습니다. 윤금주 학생이 표현한 '징검다리' 역할에 크게 공감하며 '그 것이 여기 있는 학생들이 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이라고 얘기하면서도 동시에 그 역할은 앞서 말한 단계가 잘 선행되었을때 진정한 의미가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이어 홍 장관은 학생들 개개인이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각자가 자신만의 소중한 꿈을 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2. 통일 후 하고 싶은 일

통일 후 하고 싶은 일이 발표되기 전, 홍 장관은 주제의 내용이 아니라도 궁금한 점이나 요청하고 싶은 점이 있으면 언제든 자유롭게  질문하라고 학생들에게 말했습니다. 이 때문일까요. 학생들은 원래 주제와 벗어나지만 궁금한 점과 필요한 것들을 얘기했는데요. 이번 주제에서는 그 중 가장 핵심적인 질문이 나왔던 학생의 발표를 소개할까 합니다.

중국에서 10가량 체류를 하다가 남한으로의 탈북을 했다고 본인을 소개한 이수영 학생은 통일을 위해 남한에서 준비한 것과 통일 이후의 계획을 물어봤습니다. 이어서 본인은 통일 후에 철로의 연결을 원한다고 의견을 덧붙였습니다. 아직 한국어가 조금 서툰 이수영 학생에게는 수줍음이 묻어 있었지만, 그 질문의 필요성에 모두가 크게 공감했습니다.

홍용표 장관도 중요한 내용이었다고 학생을 격려하며 답변을 계속했습니다. "남북이 같이 살아간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다방면에서의 갈등을 예상하며 준비하는 것입니다." 이어서, 독일의 경우가 좋은 예가 되며 참고해서 반영한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조금 전 얘기한 북에서 탈북한 새터민과 함께 잘 지내는 연습을 하는 것이라 표현한 홍 장관은 "여기 계신 드림학교 뿐 아니라 탈북한 학생들이 졸업을 하고 정착, 꿈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최선을 다해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합니다." 라고 표현했습니다.

이어 이수영 학생이 요청한 철로 및 교통의 문제에 대해서는 많지 않지만 현재에도 경의선, 경원선 등의 철로가 뚫려있고 도로도 연결이 되어있다고 답변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북한과의 관계때문에 이용되지 않지만 합의가 이루어지면 길이 다시 열릴뿐만 아니라 더 많은 교통편이 추가로 건설될 수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 학생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는 홍용표 장관 [사진 왼쪽 첫 번째] )


3. 나의 한국생활 정착기

드림학교는 한국어를 잘 가르쳐 준다고 소문이 나 있는 학교라고 합니다. 탈북자는 당연히 한국말을 잘 할 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중국에서 장기 체류한 끝에 한국에 정착해서 한국어에 서툰 탈북 청소년도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드림학교 학생들 가운데는 한국생활 정착 초기에 언어 문제로 힘들었던 경험들을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탈북과정부터 전혀 다른 한국 사회에서의 적응까지 학생들이 겪어야만 했던 시간들을 딛고 담담히 발표하며 미래를 꿈꾸어 나가는 모습이 감동적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별히 인상적이었던 김수진 학생의 발표를 나누고자 합니다.


작년 봄 한국에 입국한 김수진 학생은 한국생활에 적응하는 기간 동안 20년 가까이 살았던 고향이 그립기도 할 뿐만 아니라 난생 처음 맞닥뜨린 미래걱정에 괴로웠습니다. 북한에서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만 생각했었을 뿐 꿈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자유를 처음 만났을 때 많이 두려웠지만 드림학교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하나씩 진로를 탐색해보기 시작했습니다. 첫 도전으로 미용학원에 다니고 자격증도 땄으며 현재는 요리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김수진 학생은 한국생활에 잘 정착해서 남북 통일시대에 디딤돌 같은 역할이 되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홍용표 장관은 통일한국의 디딤돌이 되길 원한다는 김수진 학생의 발표를 되짚으며 다시금 탈북 청소년들이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 통일세대인지를 강조하며 격려했습니다. 이후 홍 장관은 학생들의 한국 정착에 가장 중요한 것을 자신감으로 꼽았습니다. 낯선 한국 사회에 대한 첫 반응이 숨고 움츠러드는 것이 아니라 한 발자국만 더 내디뎌 보는 자신감을 가지기를 응원했습니다. 탈북 청소년들을 위한 온정과 기회가 주위를 살펴보면 많다는 이야기와 함께 한국생활 정착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장려했습니다.


 

(▲발표를 하는 김광천 학생)



4. 내가 생각하는 통일

마지막 발표 주제는 각자가 생각하는 통일이었습니다. 통일은 남과 북이 서로 배려하고 사랑하는 것이라고 발표한 김광천 학생은 또한 통일이 우정과 비슷하다고 표현했습니다. 고향이 다르다고 서로 친구가 될 수 없는 것이 아닌 것처럼, 남한과 북한의 지리적 위치가 다르다고 해서 서로에게 무관심하고, 통일에 대해서도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며 초반의 수줍던 목소리가 고조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김향신 학생은 차별 없는 통일 사회를 이야기했습니다. 차별 없는 통일 사회가 밑바탕이 되어야만 통일 이후 경제성장 및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꼼꼼히 준비한 발표 자료들과 함께 자신의 주장을 전달했습니다. 저마다 생각하는 통일이 다양한 것 같아도 결국 모두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꿈꾸고 있었습니다.

학생들의 발표 후 홍용표 장관도 차별 없는 사회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하며 서로 차별하지 않고 같이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학생들의 생각에 공감하며 우리가 공통적으로 꿈꾸어야 할 통일 사회를 제시했습니다. 

끝으로 학생들의 소원으로 트리를 장식한 후 점등식을 가졌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발표를 할 수 없었지만, 트리에 걸린 소원들을 보면서 드림 학생들에게 통일이 얼마나 간절한지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트리에 소원을 매달고, 홍용표 장관과 사직찍는 학생들)

그 날 저희가 만난 드림학교 학생들은 꿈을 꾸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각자 자신들의 길을 찾아 떠나는 여정 속에서 가슴 속에 간직한 하나의 꿈이 있었습니다. 바로 집으로 가고 싶다는 소원입니다. 이북에서 태어나신 할아버지 할머니의 고향이 아니라, 점차 북한이 고향인 연령층이 다양해진 남한 사회는 그에 발맞춰 통일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할 때 입니다. 함께한 통일 이야기들이 드림학교 학생들의 장년, 노년에 때가 아닌 비교적 젊은 청년 시절에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집에 가고 싶다던 탈북 청소년의 소원에, 집에 왔다고 응답할 수 있는 미래가 가까운 곳에서 기다리고 있는 거였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 드림학교 학생이 트리에 걸었던 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