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이 자신의 기운을 맘껏 뽐내던 지난 8월 1일, 아주 특별한 축구팀을 만나기 위해 국민대학교를 찾았습니다. 국민대학교 운동장에 들어서자, 더위도 잊은 채 축구를 하는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조기 축구회부터, 어린이 축구단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축구를 하기 위해 모여 있었습니다.
약속 시간은 12시. 한 시간정도 일찍 도착한 탓에 운동장에 가만히 앉아 다른 사람들이 축구하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축구'는 초등학교 때부터 늘 남자아이들의 이야기 거리였으며, 가장 인기 있는 운동이었습니다. 남자들은 종종 말합니다. " 남자는 운동을 하면서 친해진다. 같이 뛰며 땀을 흘리다보면 뭔가 모르게 마음이 통해지면서 우정이 생기거든. 그래서 남자들은 친해지려면 운동을 해야 해."
이 이야기는 군대에서도 통했는데요, 축구를 포함해 운동을 하다보면 어색한 사이에도 말을 걸게 되었고, 왠지 모를 동질감이 생겨 상대방이 한결 편해졌습니다.
광복 70주년을 맞이하여 통일에 대한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커진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남과 북의 서로에 대한 이해와 공감대 형성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반세기 이상 떨어지며 서로 다른 문화와, 세상을 살아온 남과 북이 가장 쉬우면서도, 마음을 열 수 있는 길이 '운동'과 '문화'의 교류가 아닐까 생각해보는데요, 이날 만난 축구팀은 남북 하나재단에서 남북 청소년의 교류와, 서로에 대한 이해와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결성한 '통통 축구단' 입니다.
약속시간이 되자 선수들이 하나 둘 국민대학교 운동장으로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2015년 남북하나재단이 스포츠를 통한 소통을 목표로 남북청소년 혼합 축구팀인 '통통 축구단'을 결성했는데요, 지난 5월 2일 리그 첫 경기를 시작으로 매월 첫째 주 토요일 리그 경기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통통 축구단은 매월 한차례 스포츠 경기를 통해 소통(小統, 작은 통일)과 공감대 형성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는 착한 메르켈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남북 청소년 간 소통의 기회를 마련하고자 만들어졌습니다. 착한 메르켈 프로젝트란 독일 역사상 첫 여성 총리이자 독일 통일 15년 만에 동독 출신 총리가 된 '메르켈'의 이름을 본 따 만든 프로젝트로, 탈북 대학생들의 학업과,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향후 남북한 사회를 이끄는 리더, 엘리트로 키우기 위한 프로젝트를 말합니다.
통통 축구팀에는 남북하나재단, 여명학교, 북한인권 시민연합, 국민대등 다양한 소속의 청년들이 모여 4개의 팀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각 팀에는 북한 이탈주민 청년들도 많이 있는데요, ' 나우 ' 팀의 주장을 맡고 있는 북한이탈주민 청년은 "저는 남북하나재단을 통해 축구팀에 들어와 주장을 맡고 있습니다. 매월 1차례 축구를 통해 남과 북 청소년이 만나 같이 뛰며, 이야기하고 그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이질감과 거부감의 벽을 허물어 버리고, 공감과 소통을 통해 매월 작은 통일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고 말하며 "정치적, 경제적 ,, 이런 복잡한 통일을 생각하기 전에, 남과 북이 하나의 국가였고, 한 민족이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 합니다"고 강조 했습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선수들의 몸 풀기가 끝나고, 리그전이 시작되었습니다. 남북 청소년이 하나되어 경기를 뛰는 모습을 보니 통일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사실 남북이 하나 되어 스포츠를 하는 것을 처음 본 것은 아닙니다.
1990년 10월 베이징 아시아경기대회가 끝난 뒤 평양과 서울에서 '남북통일축구경기'가 열렸었고, 1991년 6월에는 남북 청소년들이 단일팀을 이뤄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 8강에 올랐으며, 같은 해 4월에는 남북 여자 선수들이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우승하는 쾌거를 이뤘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대한민국은 한민족의 만남과 그들이 거둔 작은 통일을 향한 몸짓에 감동했고, 많은 이들이 속히 통일이 되기를 소망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남과 북을 막아선 3.8선 철조망에 이어 우리의 인식과 마음속에도 북한에 대한 3.8선이 또 하나 만들어져 있는 상태에서 남북 청소년으로 이루어진 통통 축구단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로에 대한 만남과 교류 없이 어떻게 마음이 열릴 수 있을까요? 이러한 점에서 통통 축구단은 작은 통일을 위한 날개 짓을 시작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통통 축구단 '나우'의 팀원이면서, 북한인권단체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김동현 사무국장은 축구의 장점에 대해 " 현재 많은 탈북 청소년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이 있지만, 다른 프로그램의 경우 사상, 이념 혹은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중압감을 느끼는 청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축구는 모든 것을 배제하고, 같이 공을 차며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남자들은 대부분이 축구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반응이 높으며, 회를 거듭할수록 많은 남북 청년들이 통통 축구리그에 가입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북한이탈주민 청년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사진을 찍는 것에 대한 부담감으로 사진촬영 없이 편하게 통통 축구단에 대한 생각을 물어보았는데요,
" 북한에서도 축구를 좋아했는데, 이렇게 대한민국에 와서 남한 청년들과 같이 팀을 이뤄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북한의 현실, 사상, 자극적인 이야기 등을 할 필요없이, 자연스럽게 공을 차며 이야기를 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서로에 대해 더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고 말했습니다.
북한이탈주민 청년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지난번에 참여했던 '올만 파티'에서 들었던 이야기와 동일했습니다.
"내가 탈북자인 것과,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이야기와 자극적인 소재를 말하지 않아도,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조금씩 서로에 대해 소통할 수 있어서 좋다."
통일은 이렇게 조금씩, 자연스럽게 인식의 변화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매월 축구를 통해 작은 통일을 준비해가는 통통 축구단에 많은 관심 가져주시길 바라며, 같이 뛰는 것을 희망하시는 분들은 '남북 하나재단'(http://blog.naver.com/nkrf_blog)에 문의하시면 됩니다. 지금까지, 통통 축구단을 만나고 온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 유재은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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