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 8기 김은아입니다. 지난 8월 10일 월요일 오후 3시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남북관계 보도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토론회가 있었습니다. 이 토론회는 KBS와 조선일보 보도를 중심으로 남북관계에 관한 보도 행태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지향점을 모색하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토론회 전 인사말
토론회 현장 사진
첫 번째 발제는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위원인 김춘효 언론학 박사가 맡았습니다. 발제 주제는 '<반북>으로 회귀하는 대북 보도, KBS 9시 뉴스를 중심으로' 이었는데요. 김춘효 박사는 대북 보도를 분석할 때 기준점을 각 정권의 대북정책으로 잡으며, 분석을 토대로 두 가지 뉴스 프레임을 말했습니다. 냉전적 상황에서 비롯되어 북한을 이데올로기의 적이라는 인식으로 바라보는 반북 프레임과 그 이후 등장한 통일 프레임이 바로 그것입니다. 또한, 김대중 정부 이전까지 만연해있던 반북 프레임은 미국의 동북아정책과 상당 부분 일치하며, 참여정부 이후 등장한 통일 프레임은 남북화해와 평화번영이라는 당시 대북정책의 흐름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여 말했습니다.
이어 할린(Hallin,1986)이 뉴스와 그 사회의 보편적 가치와의 상관관계 분석을 통해 뉴스의 영역을 세 가지로 나눈 것을 인용해 말했습니다. 세 가지는 합의의 영역, 합법적 논쟁의 영역, 사회적 논의의 대상에서 배제시키는 일탈적 영역 이었는데요. 김춘효 박사는 일탈의 영역이었던 대북 관련 뉴스가 DJ정부 이후 합법적 논쟁의 영역으로 들어섰다가, 이명박 정부 이후 다시 일탈의 영역으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에 대한 근거로는 이명박 정권의 대북정책인 '비핵⦁개방⦁3000'을 들었습니다. 북한을 한반도 평화 정착의 동반자로 인식하기보다 남한의 안보를 위협하는 적이자 가난하고 못사는 나라라고 규정했다는 것인데요. 또한 김춘효 박사는 국제관계에서 한국의 외교를 어떻게 펼칠 것인가라는 연장선에서 대북정책이 다루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즉, 글로벌 코리아 부문의 한 축이었다는 이야기인데요. 또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한미관계의 복원의 축에서 이루어졌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대북정책은 미국의 동북아 정책과 궤를 같이해 북한을 잠재적 적으로 규정하는 대북정책을 수립했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명박 정부 집권 이후 2007년 총 보도 기사량 63회였던 것에 비해, 2008년 23회로 급격히 줄어든 것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2009년에 48회로 급격히 늘어난 이유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북한 조문사절단에 관한 기사였다고 덧붙였습니다.
이후 박근혜 정부의 '행복한 통일시대의 기반 구축'이라는 대북정책은 남한과 북한의 독자적인 협상 창구를 마련하기보다 한미 군사동맹 강화 속에서 안보를 우선시한다는 점에서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와 같이 경제와 연관된 구체적인 대북정책을 수립하지는 않고 남북한 인도적 문제 해결에 중점을 두었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김춘효 박사는 박근혜 정부 역시 북한을 이산가족 상봉, 납북자 문제 해결과 같은 인도적 문제 해결을 하지 못하게 하는 가해자로 규정한다는 점에서 반북 프레임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김춘효 박사는 남한 언론에서 북한은 다시 호전적인 적대국가로 분류된 것이며, 할린의 뉴스 가치 모델 기준으로 보면 북한 관련 뉴스는 합법적 논쟁의 영역에서 다시 일탈적 영역으로 퇴보했다고 말하며 마무리했습니다.
이용마 연구원 발제
이어서 두 번째 발제는 '변하지 않는 남북 적대의식 조장 보도, 조선일보의 대북 관련 보도 행태'로,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이용마 선임연구원이 맡았습니다. 조선일보가 2014년 1월 1일부터 7월까지 약 7개월간에 걸쳐 ‘통일이 미래다(One Korea, New Asia) 시리즈를 보도한 것을 바탕으로 발제를 진행했는데요.
이용마 연구원은 4부로 이루어진 ’통일이 미래다‘ 연속 보도는 기존의 조선일보 보도 행태와 상당히 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보 언론과 인사들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용마 연구원은 이 시리즈물 역시 북한을 대하는 이중적 접근 방식을 피해가지 못했다고 그 한계를 지적했습니다.
1부는 통일한국의 청사진을 보여주는 보도로, 비교적 공신력 있고 객관적인 기구라 할 수 있는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과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에 의뢰하여 진행했다고 합니다. 이 보도는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요. 같은 맥락에서, 3부는 독일통일을 바탕으로 보는 남북한의 통일전략을 주제로 객관적인 시각에서 분석이 많이 이루어지고 미래 지향적인 시각을 잘 드러내었다고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한국기자협회 등이 최근 이 연속 보도를 통일언론상 후보로 추천하면서 제시한 공적설명서에도 조선일보의 관점 변화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조선일보는 과거 안보적, 이념적 통일 담론에서 벗어나 통일 문제를 미래 비전과 경제적 측면에서 새롭게 접근하고자 했습니다.’가 그 내용 중 일부입니다.
그러나 2부와 4부는 위 1,3부와는 보도행태가 많이 다르다는 것이 이용마 연구원이 지적한 부분인데요. 2부는 북한이 통일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북한 주민들은 통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주제인데, 이에 대한 근거로 ‘탈북자’들에 대한 여론조사를 활용했다는 것입니다. 이어서 4부는 한 연구소와 함께 중국에 있는 100명 정도의 북한 사람들을 찾아가 인터뷰한 내용으로, 북한의 통일의식 분석했는데요. 인터뷰 추진 기구의 공신력이나 조사방법의 객관성이 이전의 1부와는 다르게 떨어진다고 평가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이용마 연구원이 분석하기를, 조선일보에게 통일 전망은 장밋빛이지만, 통일전략은 지극히 불투명하기 때문이라 말했습니다. 한 마디로 급변 사태에 따른 급속한 통일을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면서도 현재의 김정은 체제를 대화 상대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답변이 없다는 것인데요. 이 대목에서 그는 조선일보의 보도는 기존의 방식으로 급속히 회귀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서, 연속 시리즈 보도 이후 2015년 5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조선일보의 보도 행태에 대해서도 덧붙여 설명했습니다. 182건 정도의 기사로, 하루에 약 2.3건 정도가 게재되었다고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꽤 많은 양이라 말했습니다. 이용마 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석 달 동안 조선일보에 게재된 기사는 먼저 현영철 등 고위 인사 숙청이나 북한 외교관들의 망명설, 북한 인권 문제 등 김정은 체제를 비난하는 기사가 43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리고 연평해전과 6.25관련 보도는 39건, 미사일 발사나 NLL침범 등 유무형의 북한 위협을 강조하는 보도가 27건, 북한 대외 접촉 관련 보도가 17건, 북한에 대한 주변국들의 압박 11건 등이었습니다. 또, ‘나눔, 통일의 시작입니다.’ 연속 기획을 시작하면서 북한에 대한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기사가 30여건 이상 보도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지원에 관한 부분에서도 실제 지원에 관련한 구체적 내용보다는 펀드 기금 조성에 관한 이야기가 많았음을 한계로 지적했습니다.
또한, 출처나 근거를 알 수 없는 ‘소식통’을 기반으로 하는 유령 기사가 대부분이라는 점에서도 문제점을 지적했는데요. 2015년 7월 2일 조선일보의 1면 톱기사(北장성·해외간부 10여명 최근 亡命)를 예로 들며, 사실여부가 불분명하고 확인되지 않는 기사들을 비판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용마 연구원은 조선일보가 ‘통일이 미래다’라는 연속 보도를 통해 변화된 모습을 보이는 듯 했으나, 결과적으로 북한에 대한 일상적인 보도 행태는 과거와 비슷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그는 그렇게 보도가 된 이유는 통일 전략에 대한 비전이 없다는 문제점도 있으며, 조선일보의 통일, 안보, 외교 분야의 담당자들의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이 정치적 성향을 담고 있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본다고 말하며 발제를 마쳤습니다.
김정환 기자 토론
6.15남측위원회 언론본부 고승우 정책위원장 사회
이후 발제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토론에는 KBS 김정환 기자, 통일뉴스 김치관 편집국장,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심영섭 강사, 연합뉴스 장용훈 북한전문 기자, 언론개혁시민연대 추혜선 정책위원장이 참여했습니다. 그 중 연합뉴스 장용훈 북한전문 기자의 ‘보도 영역의 다양화와 적극적 접촉 필요(2015년 현재 대북 보도의 문제점과 지향점)’ 토론문을 간단히 전달해드리려고 합니다.
장용훈 기자는 북한 붕괴론에 입각한 보도 프레임은 권력의 불안정성에만 초점을 맞추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사실 찾기에만 집중한다는 것에서 문제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즉, 북한을 공존해야할 존재로 보기 보다는 곧 붕괴할 국가로 인식함에 따라 남북한 화해와 협력 등에 대한 관점은 사실상 실종되어 간다는 것인데요. 이에 따라 북한 내부에서 벌어지는 현재의 다양한 변화와 경제적 성장 등에 대해 도외시하고 있다고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또한 그는 북한이라는 사회는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체육 등 다양한 분야들의 집합체라는 점에서 정치 중심 보도는 북한에 대한 정확한 이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더 나아가, 탈북자들의 대부분이 지방에서 살다가 온 일반 주민이라는 점에서 이들을 통해 북한의 권력 변화 등 핵심 사안을 평가하고 취재하는 방식은 오류에 빠질 가능성이 크게 존재하며, 탈북자의 언론 등장이 빈번해지면서 경쟁이 심화되어 더 자극적인 내용을 만들어낸다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국내 언론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언론의 자성이 부재한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이는 국내 언론계에 존재했던 ‘북한 바로 알기 운동’이나 1995년 ‘평화통일과 남북화해 협력을 위한 제작보도준칙’ 제정 등의 사례를 들며 말했습니다. 따라서 북한보도에 있어서 다양성을 확보하여 북한에 대해 잘못 전달하는 오류의 위험성으로부터 빠져나오고, 취재원의 확장이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토론회의 제목대로 '남북관계 보도 이대로 좋은가!'가 전달해주는 메시지를 토대로, 앞으로 남북관계를 다루는 다양한 언론매체들의 신뢰감 있고 정확한 보도를 기대해봅니다. 또한 더 나아가, 뉴스나 기사를 접하는 독자들 역시 남북관계를 다루는 다양한 언론 매체들의 보도를 무조건적으로 수용하지 않고 건설적인 비판 정신으로 주의 깊게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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