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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KB 락스타 챌린지, 독일통일의 교훈을 찾아서 ① 포츠담회담이 열린 곳은?

안녕하세요, 제7기 통일부 대학생기자단 임혜민입니다. 저는 지난 8월 11일부터 8월 19일까지 7박 8일 동안 독일에 다녀왔습니다. 이는 '한반도 분단 및 광복 70주년과 독일 통일 25주년 기념-분단과 통일의 역사를 보존하고 있는 경제대국 독일의 성장동력 탐방'을 주제로 한 KB 락스타 챌린지 7기 대원으로 뽑혔기 때문입니다.


#임혜민(출처:KB 락스타 챌린지 홈페이지) #임혜민▲ 체칠리엔호프궁을 방문한 KB 락스타 챌린지 7기 대원(출처:KB 락스타 블로그)

KB 락스타 챌린지는 젊은이들이 글로벌 문화체험을 통하여 도전정신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에서 2011년부터 다양한 테마를 두고 해외탐방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분단 70주년을 맞아 통일을 이룬 독일의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한국이 나아갈 방향을 함께 모색하자는 의미에서 '독일'을 탐방지로 삼았습니다. 총 32명의 대원이 선발되었는데, 통일에 관심 있는 여러 전공의 대학생들부터 부채춤 능력자·싱어송 라이터 등 저마다 다른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두루 모였습니다. 통일 문제는 사회 전 분야에서 동시에 풀어나가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이 탐방에 나선 것이지요.


이전까지 저는 통일부 대학생기자로서 '통일', '독일', '경제', '외교', '환경' 등 통일 독일을 주제로 다양한 소식을 전한 바 있으나 실제 독일이 어떤 모습인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통일 선배라고 일컬을 수 있는 독일을 직접 탐방하고 독일 통일의 역사를 되짚으면서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해 고찰할 수 있었습니다. 나아가 기존에 대학생 기자였던 저조차도 미처 알지 못했던 것들을 기사로서 전달하여 보다 많은 독자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포츠담 탐방기를 시작으로 저와 함께 독일 여행지를 살펴보고 통일을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우리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왔는지 등을 떠올려봅시다! 


 포츠담회담이 열린 체칠리엔호프궁

체칠리엔호프궁은 독일 브란덴부르크 주(州) 포츠담에 있는 궁전입니다. '포츠담'이라고 하면 한국사 수업 시간에 한 번쯤은 들어본 지명일 것입니다. '포츠담회담'이 열린 곳이 바로 이곳이 체칠리엔호프궁이랍니다.

체칠리엔호프궁은 독일 호엔촐레른 왕가의 빌헬름 황태자와 그의 아내 세실리에가 건립한 궁전으로, 현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현재는 호텔과 박물관 등으로 이용되고 있어서 방문자들은 당시 회담장 및 집무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포츠담회담은 체칠리엔호프궁에서 1945년 7월 26일에 개최되었습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기 직전에 독일과 일본의 전후 처리방침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회담입니다. 포츠담회담은 당초 나치 독일을 점령했다는 의미를 담아 나치 심장부인 베를린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폭격으로 인하여 폐허가 된 그곳에서는 회담장으로 쓸 곳을 찾기 힘들었다고 합니다. 베를린 대신에 낙점된 곳이 인근의 포츠담이었고, 포츠담을 점령했던 소련이 폭격을 받지 않았던 체칠리엔호프궁을 정비하여 회담장으로 이용하였습니다.


#임혜민▲ 회담장의 모습 #임혜민▲ 회담장의 모습 


포츠담회담에는 국의 트루먼, 영국의 처칠, 중국의 장제스가 참석하였습니다. 소련의 스탈린 또한 얄타회담 이후 대일 선전포고를 하였기 때문에 회담에 참가하여 선언문에 서명하였다고 합니다.

독일에서 개최된 포츠담회담이 한국 역사의 일부이기도 한 까닭은 이 회담이 일본의 무조건 항복과 한국의 독립도 다루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한국인들은 일제의 패망을 주장한 포츠담회담을 환영하였지만, 그 이면에는 미·소 두 강대국의 야욕과 이후 한반도 분할 점령과의 연관성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학계에서는 미·소가 포츠담회담 과정에서 한반도를 38선으로 나누어 분할 점령하자는 내용의 밀약을 체결했다는 주장도 있다고 합니다. 그 주장이 사실이든 아니든 간에 우리 민족의 힘만으로 독립하지 못했던 당시 시대 상황이 한반도 분단의 주요한 이유였다고 생각합니다. 회담이 열렸던 체칠리엔호프궁을 살펴보며 당시의 논의가 한반도의 운명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니 마음 한 켠이 무거워졌습니다.


#임혜민▲ 처칠 관련 안내문 #임혜민▲ 처칠의 집무실



 포츠담회담에서 논의된 것은?

포츠담회담의 결과 일본에 대해서는 포츠담선언이, 독일에 대해서는 포츠담협정이 조인되었다고 합니다.


포츠담선언 전문

1. 미국 대통령과 중국 총통과 영국 수상은 수억 명에 달하는 우리 동포들을 대표하여, 일본에게 이 전쟁을 종식할 기회를 부여하겠다는 점에 대해 협의한 결과, 의견 일치를 보았다.

2. 미국과 영국과 중국의 막강한 육해공군이 수시로 서방측으로부터 병력과 항공 함대를 보충 받으면서 일본에 대한 최후의 일격을 가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일본이 저항을 멈출 때까지 전쟁을 지속한다는 연합국 전체의 결의에 따라 이러한 군사력은 유지됨과 동시에 강화되고 있다.

3. 세계의 자유 국가 국민들이 들고 일어선 위력 앞에 독일이 쓸데없이 저항하다가 무기력하게 항복한 결과가 일본 국민에게 본보기로서 매우 명료하게 드러났다. 이제 일본에 집중되고 있는 위력은 나치가 저항하고 있었던 당시에 영토와 산업과 독일 국민의 생활 터전을 황폐화시켰던 위력보다도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다. 우리의 결의에 따라 우리의 군사력을 충분히 동원할 경우, 일본의 군사력은 어쩔 수 없이 완전히 파괴당할 뿐만 아니라 일본 전역이 초토화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4. 일본이 어리석은 속셈 때문에 자국을 전멸시킬 위험에 빠뜨리는 오만방자한 군사 전문가에 의해 지속적으로 통제될 것인지 아니면 이성적인 길을 따라갈 것인지에 대해 결정을 내릴 시점이 다가왔다.

5. 우리가 제시하는 조건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그 조건을 끝까지 요구할 것이다. 대안은 없다. 촌각을 지체할 수 없다.

6. 무책임한 군국주의가 이 세상에서 사라지지 않는 한 평화와 안보와 정의가 보장되는 새로운 질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세계 정복을 꿈꾸는 길로 일본 국민을 잘못 이끌었던 당사자와 세력은 영원히 제거되어야 한다.

7. 우리가 여기서 밝히고 있는 기본 목표의 달성을 보장하기 위한 목적에서, 일본 영토의 요충지가 장악되고 난 다음에 그러한 신질서가 확립되고 전쟁을 일으킨 일본 세력이 격퇴되었다는 사실이 확실하게 입증될 것이다.

8.〈카이로 선언〉의 조건은 이행되어야 하고, 일본의 주권은 혼슈 섬과 홋카이도 섬과 규슈 섬과 시코쿠 섬과 우리가 이미 결의한 바와 같은 소규모 섬들로 제한되어야 한다.

9. 일본의 군사력은 완전히 무장 해제된 다음에 평화롭고 생산적인 생활을 꾸려 나갈 기회를 제공받도록 귀국이 허용되어야 한다.

10. 우리는 일본이 하나의 민족으로서 예속을 당하거나 하나의 국가로서 파괴당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우리의 포로에게 잔혹 행위를 가한 자를 포함하여 모든 전범자에 대해 엄중한 심판이 내려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본 정부는 일본 국민의 민주적 성향을 되살리고 강화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는 모든 장애 요소를 제거해야 한다. 기본적 인권이 존중될 뿐만 아니라 언론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와 사상의 자유가 확실하게 보장되어야 한다.

11. 일본이 자국의 경제를 유지하면서 현물 배상을 할 수 있는 산업을 유지하도록 허용해야 하지만, 재무장하여 전쟁을 일으킬 소지가 있는 산업을 유지하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자재에 대한 관할권을 허용해서는 안 되고, 원자재에 대한 이용권만 허용되어야 한다. 세계 무역 관계에 대한 일본의 참여는 최종적으로 허용되어야 한다.

12. 연합국 점령 세력은 이러한 목표가 달성되고, 일본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평화를 지향하고 신뢰할 만한 정부가 수립되자마자 일본으로부터 철수해야 한다.

13. 우리는 이제 일본 정부가 모든 일본 군사력의 무조건적 항복을 선언하고 그러한 조치를 확실하게 믿을 수 있도록 타당하고도 적절한 방안을 보장할 것을 요구한다.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일본은 지금 당장 전멸을 파괴당할 따름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포츠담 선언_Potsdam Declaration (세계를 바꾼 연설과 선언, 2006. 1. 15., 서해문집)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포츠담회담에 따르면 일본은 전범으로서 엄중한 심판을 받고, 일본 열도를 제외한 다른 나라 영토에서 주권을 행사할 수 없습니다. 포츠담선언 전문 중 8조에 이 같은 사실이 명기되어 있습니다. 즉 대한민국의 주권 또한 일본이 아닌 대한민국에 돌려주어야 함을 뜻합니다. 하지만 일본은 이를 거부하였고,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이후에야 이를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포츠담협정은 독일의 비(非)군사화, 비나치화, 민주화 등을 목표로 합니다. 그 내용으로는 독일에 당분간 중앙정부를 두지 않는 것, 독일문제 처리를 맡는 외무장관이사회 설치, 배상금 징수 등이 있습니다. 더불어 오데르-나이세선을 독일의 동부국경으로 정하는 것에 대해 회담 참가국이 지지한다고 약정하였습니다.

독자 여러분은 오데르-나이세선에 대해 알고 계시나요? 이는 독일이 통일에 앞서 폴란드와의 영토 분쟁을 방지하기 위하여 정한 경계입니다. 테헤란 회담, 얄타 회담, 모스크바 협정 등에서 이에 관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포츠담회담에서는 오데르-나이세 이동의 동부 지역에 대한 폴란드의 잠정적 시정을 인정하였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고 합니다.

#임혜민▲ 통일 독일의 영토 분쟁 방지를 위해 인정한 오데르-나이세 선(출처:경향신문)



앞선 기사에서 논의했던 것처럼 한반도 통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간도 문제 등 주변국과의 영토 분쟁이 첨예할 것입니다. 독일 통일 과정에서 이러한 영토 분쟁을 어떻게 풀어나갔는지 살펴보고, 적절히 참고하여 한국의 통일에 장애물이 되지 않는 방향으로 슬기롭게 대처해야 할 것입니다.


#임혜민▲ 포츠담회담 관련 안내문 #임혜민▲ 포츠담회담과 관련한 언론 보도



 붉은 별을 보며 우리의 역사 또한 되새깁니다.

#임혜민▲ 체칠리엔호프궁 전경(출처:두산백과) #임혜민▲ 체칠리엔호프궁 앞의 대학생 기자

체칠리엔호프궁 견학을 마치고 나서는 길에 돌아본 정원에는 붉은 별 모양으로 제라늄 꽃이 심어져 있었습니다. 당시 회담장을 정비했던 소련이 스탈린을 상징하는 붉은 별을 정원 한가운데에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독일은 매년 정기적으로 꽃을 심어 회담 당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체칠리엔호프궁 견학 이후에 들른 독일 곳곳에서도 느낀 것처럼, 전쟁의 아픈 역사를 외면하지 않고 기억하려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렇듯 역사를 잊지 않고 되새기는 태도가 지금의 독일을 있게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독일은 분단과 통일을 먼저 겪었기에 독일의 역사는 우리의 역사와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포츠담회담을 떠올리면 냉전 시기 강대국 틈에서 초래된 한반도 분단의 아픔과 전후 독일의 상황까지도 돌아볼 수 있습니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조선상고사에서 "역사를 잊은 민족은 재생할 수 없다"는 교훈을 남겼습니다. 우리 한국인들은 통일을 위해서 지난 과거를 돌아보고, 지난 시절의 우를 범하지 않으면서 통일 과정에 주체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다음 기사에서도 독일에서 보고 들은 생생한 통일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이상 대학생 기자 임혜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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