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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캄보디아, 베트남 등 해외에 진출한 북한식당, 제가 한 번 가보겠습니다

북한식당


안녕하세요, 제7기 통일부 대학생기자단 임혜민입니다. 여러분은 북한음식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시나요?

저는 통일리더캠프에 참가하여 북한과 접해 있는 중국의 단동 지역을 방문하였을 때 여러 개의 북한 식당 문 앞에서 손님의 이목을 끄는 단아한 한복 차림의 접대원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해외에 북한 식당이 있다는 것과, 북한 종업원들이 직접 근무한다는 사실이 생소하고 놀라웠습니다.

이와 같은 중국의 북한 식당은 44개가 있다고 합니다(2013년 말 기준). 동남아 국가인 캄보디아와 베트남에는 북한 식당이 각각 5개씩 있으며 그 외에 싱가포르, 방글라데시, 미얀마 등에도 북한 식당이 진출해 있다는 것은 폐쇄적인 북한의 이미지와 반전되는 소식이었으며, 다양한 에피소드도 접할 수 있었습니다.


  북한 식당에서도 짜장면, 돌솥비빔밥 등 남한 음식을 내놓기 시작했다?

그동안 북한 식당에서는 김치를 제외한 메뉴 중에서 남한 음식과 비슷한 것을 찾기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단동 지역의 북한 식당 중에서는 새롭게 남한 음식을 선보이는 곳이 있습니다. 그 메뉴로는 한국식 짜장면이나 돌솥비빔밥, 잔치국수 등 독자 여러분도 즐겨 먹을 만한 음식들이 있다고 합니다.

북한 식당에서 접할 수 있는 남한 음식은 차림새와 맛 또한 한국에서 먹을 수 있는 것과 비슷하고, 가격도 합리적인 편이라 손님들의 반응도 좋다고 하네요. 그간 북한 식당의 차별성은 북한 접대원들의 공연이었지만 이를 여러 번 접한 손님들이 식상하게 받아들이면서 새로운 전략을 찾은 것 같습니다. 중국 손님들이 한국 음식을 좋아한다는 점을 노린 것이지요. 또한 최근 중국 정부가 공직자 향응 금지 조치를 시행하여 북한 식당이 타격을 입으면서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식당▲ 외국인 손님들을 맞이하는 북한 식당 접대원(출처:뉴시스) 

북한식당▲ 씨엠립 북한식당 ‘평양랭면관’ 에서 공연을 선보이는 북한 접대원의 모습(출처:재외동포신문)


  한국인 단체관광 이색코스, 캄보디아 북한 식당

지난 2003년경 처음 문을 열었던 캄보디아 북한 식당 '평양랭면관'은 개업 당시 인지도가 낮아서 손님이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연간 40만 명 이상의 한국 관광객들이 캄보디아를 찾는 덕에 한식당 또한 수십 개가 성업 중이지만 그 당시에는 사정이 달랐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캄보디아 북한 식당은 어떤 계기로 한국인 단체 손님으로 북적이게 된 것일까요?

당시 현지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던 한국인 사장이 우연히 이 식당을 방문해서 평양냉면을 먹은 뒤,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북한 음식을 대접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합니다. 이러한 생각을 하자마자 북한 식당 책임자에게 그 아이디어를 전달하여 의견을 물었고, 뜻 밖에도 북한 식당 또한 호의적으로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단체 관광객을 데려 오는 만큼 더 저렴한 가격으로 냉면을 제공할 수 있겠냐는 여행사 사장의 제안에 북한 식당에서는 "단체 손님이 몰려오면 우리도 일을 더 많이 해야 하므로 힘이 들기 때문에 냉면 가격을 올릴지언정 할인해줄 수는 없다"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흔히 나타나는 박리다매 식의 할인 행사를 이해할 수 없었던 문화 차이를 엿볼 수 있는 에피소드네요.

그런데 더 재미있는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입니다. 그 북한 식당이 휴점 상태로 6개월 정도 어려움을 겪더니 식당 책임자가 단체손님 음식가격을 협상하자고 여행사로 직접 찾아온 것입니다. 덕분에 5백여 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이 북한 식당은 연일 한국 관광객을 맞이하며 성업 중이라고 하네요.

 그러나 북한 식당과 관련한 재미있는 에피소드 뒤에는 어두운 일면도 있었습니다.


  해외 언론, 북한 식당의 스파이 활동과 외화벌이를 꼬집다

설명한 것과 같이 북한 당국은 네팔, 캄보디아, 중국 등 해외에서 60여 곳의 북한 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 해외 언론은 이러한 북한 식당이 스파이 활동과 외화벌이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연간 최대 180만 달러를 북한에 송금하고 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북한 식당은 돈 세탁이나 북한 정보 관리 등 정치적 목적 또한 수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외국 언론의 보도만 가지고 진위 여부를 논하기는 어렵지만, 북한 식당에 들어서면 분위기가 사뭇 다른 것은 사실이라고 합니다. 

북한식당▲ 북한 식당이 스파이의 아지트이자 외화벌이 수단이 되고 있다는 해외 매체의 보도(출처:워싱턴 프리 비컨)

 

그렇다면 어떤 자격을 갖추어야 북한 식당의 접대원으로 일할 수 있을까요? 접대원들은 평양에 있는 상업학교를 졸업하고 호텔에서 실무를 익힌 후에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유난히 나이가 어린 경우는 고위 간부들 자녀로 일종의 특혜를 받은 것이라고 합니다. 

접대원으로 일할 경우 보통 3년간 단동에서 일하며, 엄격한 단체 생활을 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아침 9시에 2열로 맞추어 식당으로 이동하여 일을 하고, 영업이 끝난 후에는 함께 공연 연습을 하다가 기숙사로 돌아가는 일정입니다. 식당에서 흥을 돋우는 접대원들의 생활 뒤에는 엄격한 당국의 통제가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을 수 있는 대목입니다.

 

  중국에서 어려움을 겪는 북한식당

중국에서는 2013년 초 시진핑 지도부의 공직자 부패척결이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고급 식당에 속하는 북한 식당도 직격탄을 맞게 되었는데요, 특히 접대용 연회가 많은 식당이 큰 타격을 입었다고 합니다. 평소 한 시간씩 하던 공연도 절반 정도로 줄이고, 할인 행사를 하기도 하며 돌파구를 찾기도 하였습니다.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저가의 신메뉴를 선보이는 노력 또한 부패척결에 대응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은 불시 단속 형태로 북한 식당에 들이닥쳐 종업원 불법 체류 여부, 북한산 주류·담배 등의 수입 허가 여부 등을 점검하기도 하면서 전례 없는 대대적·조직적 단속을 벌였다고 합니다. 이는 부패척결 등의 이유도 있지만 당시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진행되었던 일련의 대북 압박 조치들과도 관련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북한식당▲ 시진핑 지도부의 공직자 부패척결에 북한식당은 직격탄을 맞았다(출처:TV조선) 북한식당▲ 시진핑 지도부의 공직자 부패척결에 북한식당은 직격탄을 맞았다(출처:TV조선)

 

통일리더캠프에서 처음 중국의 북한 식당을 마주치고 신기한 마음이 앞섰는데, 찬찬히 그 명암을 살펴보고 나니 앞으로의 영업은 어떻게 될 것인지 더욱 궁금해졌습니다. 독자 여러분 중에서도 북한 식당에 들를 기회가 있는 경우 이러한 점을 생각하며 방문한다면 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이상 음식과 문화를 사랑하는 대학생 기자 임혜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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