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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소치 동계올림픽 특집] 북한의 동계올림픽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특집] 북한의 동계올림픽

 

 전 세계인의 축제인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이 7일 개막했습니다. 현지와의 5시간 시차 때문에 주로 밤에 열리는 우리 태극전사들의 경기를 보느라 늦게까지 잠들지 못하는 분들이 많으시죠? 저도 우리 선수들의 경기를 꼬박꼬박 챙겨보고 있는데요. 메달 여부를 떠나 얼음 위에서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올림픽 정신이 정말 멋있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특집으로 북한의 동계올림픽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하는데요, 먼저 소치 동계올림픽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드리겠습니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일정: 2014.2.7~23

-개최지: 러시아 소치

-경기종목: 쇼트트랙, 피겨스케이팅, 스키점프 등 15종목 (우리나라는 아이스하키, 노르딕복합을 제외한 13종목 참가)

-경기장: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 아들러 아레나 등 11개 경기장

-출전국 및 출전인원: 88개국 2,800여 명 선수 (우리나라는 역대 최다 인원인 71명)

  

▲ 소치 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출처: 연합뉴스)

  한편, 올림픽 경기를 보면서 북한이 왜 출전하지 않았는지 궁금증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을텐데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따르면, 북한은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각 종목의 자력 출전권을 한 장도 확보하지 못했으며, 각 종목의 국제연맹으로부터 와일드카드(출전권이 없는 선수나 나라에 부여해주는 제도)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북한 선수 중에서 소치 동계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선수가 없기 때문에, 아쉽게도 북한은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에 불참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북한은 올림픽 불참과는 별개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을 소치에 파견했습니다. 개막식에 참석한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소치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과 담화를 나누고 10일 귀국했다고 합니다.


 ▲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김영남 상임위원장 (출처: 연합뉴스)   ▲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러시아 푸틴 대통령 (출처: 연합뉴스)

  이례적으로 이번 올림픽에 선수단이 아닌 외교대표단만 파견한 북한이 동계올림픽에 불참한 경우는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이후 12년 만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북한이 출전했던 동계올림픽에서의 성과는 어떠할까요? 저와 함께 북한의 동계올림픽 출전 역사에 대해 살펴보시죠!

 

한의 동계올림픽 출전 역사

▲ 북한 피겨스케이팅 리성철 선수 (출처: 연합뉴스)
 최초의 근대 올림픽은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데 반해, 동계올림픽은 1924년 프랑스 샤모니에서 처음으로 개최되었습니다. 날씨와 경기장 건설에 따른 어려움 등을 이유로 동계 스포츠가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 후 1908년 런던 올림픽에서 피겨스케이팅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으며, 프랑스 파리 하계올림픽이 열리는 1924년 1월에 프랑스 샤모니에서 '국제 동계 스포츠 주간'이란 이름으로 동계 종목 경기가 개최되었습니다. 1926년 IOC는 1924년 열린 샤모니 대회를 제1회 동계올림픽으로 인정하고, 4년마다 하계올림픽이 열리는 해에 동계올림픽을 분리하여 개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우리나라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전인 1948년 1월, 스위스 생 모리츠 동계올림픽에 스피드스케이팅 선수인 이종국, 이효창 등 선수 3명과 임원 2명을 파견해 처음으로 동계올림픽에 출전했습니다. 반면, 북한은 1964년 오스트리아에서 인스브루크 동계올림픽에 처음 참가했는데,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3000m 경기에서 한필화 선수가 은메달을 목에 걸어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한필화 선수는 아시아인 최초로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에서 메달을 받았으며, 아시아 여성 선수로는 처음으로 동계올림픽 메달을 수상했답니다. 우리나라가 1992년 대회에서 사상 첫 메달인 금메달을 따낸 것에 비해, 북한의 동계올림픽 첫 참가는 늦었지만 메달은 더 빨리 수상한 것이지요.

 이후 북한은 1968년 프랑스 그르노블 동계올림픽에는 불참하고, 1972년 일본 삿포로 동계올림픽에 출전했습니다. 삿포로 동계올림픽은 유럽과 북아메리카를 제외한 대륙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11차 동계올림픽으로, 북한은 5명의 선수를 참가시켰지만 메달권과는 거리가 먼 성적을 냈습니다. 1984년 동계올림픽은 유고슬라비아 사라예보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사라예보는 제1차 세계대전의 근원지로, 이번 대회는 동구권에서 열린 첫 대회였습니다. 북한은 삿포로 대회 이후 12년 만에 출전하였는데,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비동맹국에서 개최된 대회인 만큼 우리나라과 북한, 중국과 대만이 함께 출전했다는 데 의미가 있는 대회였습니다.

 북한은 1984년 대회에 이어 1988년 캐나다 캘거리,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에 연이어 출전했습니다.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에서는 북한의 황옥실 선수가 여자 쇼트트랙 500m에서 동메달을 영광을 안았습니다. 황옥실 선수는 결승전에서 줄곧 선두를 달려서 북한 동계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손에 넣는가 싶었지만, 마지막 한 바퀴를 남기고 균형을 잃고 비틀거리는 바람에 동메달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안타깝게도, 1964년 인스브루크 올림픽 이후 28년간의 메달침묵을 깬 이 동메달이 북한의 동계올림픽 마지막 메달이 되었습니다.

▲ 북한 쇼트트랙 고현숙 선수 (출처: 연합뉴스)
 한편, 1986년 IOC의 결정에 따라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동계 올림픽과 하계 올림픽을 2년마다 번갈아 치르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2년 만에 다시 열린 1994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올림픽 이후 1998년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이 개최되었습니다. 6년 만에 참가하는 북한은 10명의 선수(남자 3명, 여자 7명)을 포함해 모두 20명으로 구성된 대표단을 파견했으며, 쇼트트랙(남녀 8명)과 스피드스케이팅(여자 2명) 2종목 7경기에 출전했습니다. 특히 쇼트트랙 여자 500m, 1000m 경기에서 메달을 노렸으나, 메달권에 근접한 성적을 내지 못했습니다. 

 2000년대에 들어서서,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이 개최되었습니다. 북한은 참가 예정이었으나 부시 미 前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 등 정치적인 이유로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8년 만에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북한은 국제빙상연맹으로부터 와일드카드 6장을 받아서 쇼트트랙 500m 및 1000m에 리향미, 윤정숙 선수와, 피겨스케이팅 싱글 및 페어에 김영숙, 정용역 선수 등 총 6명을 출전시켰지만, 예선 탈락 혹은 하위권에 머물렀습니다. 그러나 남북이 개폐회식에 'COREA'라는 명칭으로 공동 입장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스피드스케이팅 이보라 선수와 북한 피겨 한정인 선수가 공동 기수를 맡아 대형 한반도 깃발을 들고 앞에 섰으며, 남북한 선수와 임원 등 총 56명이 많은 사람들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입장했습니다. 남북 공동입장은 동계올림픽에서는 처음이지만,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의 공동입장을 처음으로 7번째에 속한답니다. 하지만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 이후로 남북 공동입장은 물론 남북 스포츠 교류는 중단된 상태입니다.

▲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공동입장하는 남북한 (출처: 연합뉴스)

 북한이 마지막으로 참가한 대회인 2010년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도 북한은 와일드카드를 얻어 출전했습니다.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종목에 리성철 선수가, 여자 쇼트트랙 종목에 고현숙 선수가 출전했는데요. 리성철 선수는 쇼트 프로그램에서 점프 실수를 해서 56.60점으로 25위에 그쳐, 아쉽게도 상위 24명이 나갈 수 있는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하지 못했습니다. 한편, 고현숙 선수는 여자 500m 경기에서 1, 2차 레이스 합계 1분17초47을 기록하며, 결승에 참가한 35명의 선수 중 9위에 올랐습니다. 메달권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1964년 인스브루크 대회에서 한필화 선수의 은메달 이후 침체기에 빠졌던 북한의 스피드스케이팅에 부활탄을 쏘았다는 데 의의가 있었습니다. 동계올림픽 통산 성적이 은메달 하나, 동메달 하나에 그친 북한이지만, 앞으로의 동계올림픽이 기대가 됩니다.    


그렇다면 북한 주민들은 소치 동계올림픽을 보고 있을까?

▲ 조선중앙방송에서 내보낸 김연아 선수 경기 장면 (출처: 동아일보)

 북한에서도 소치 동계올림픽을 볼 수 있습니다! 아시아태평양방송연맹(ABU)은 중계권 개별 협상이 어려운 북한, 몽골 등 15개 국가에 실시간으로 중계방송을 전달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위원회는 ABU에 소치 동계올림픽 중계방송 지원을 공식 요청했는데요. 이에 ABU는 한국방송협회, IOC와의 협의를 통해 북한에 이번 올림픽 중계권을 제공하기로 했고, 북한에는 7개 채널을 통해 올림픽 소식이 제공됩니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식 소식 전달에 앞서, <체육 상식>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소치 동계올림픽의 종목 및 개요에 대해 소개하며, 별다른 언급 없이 김연아 선수의 경기 장면을 내보내기도 했습니다.


소치 올림픽에 불참한 북한은 지금?

 전 세계인의 눈과 얼음의 축제인 소치 동계올림픽이 한창인 가운데, 북한에서도 동계스포츠 행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1992년부터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성절(2월 16일)을 맞아 매년 평양에서 '백두산상 국제 휘거(피겨)축전'을 개최해 왔는데, 올해는 15~17일 사흘간 축전을 개최한다고 조선중앙방송이 밝혔습니다. 북한은 국내외의 유명한 피겨선수들이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지만, 현재 실력 있는 피겨선수들이 소치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가운데 북한의 축전에 참가할 지는 미지수입니다. 

 한편, 이례적으로 소치 동계올림픽을 기념하는 기념우표를 발행하기도 했답니다. 북한 조선국가우표발행국에서 발행한 이 기념우표는 4매가 한 세트로, 우표 상단에는 '제22차 쏘치겨울철올림픽경기대회'라는 한글과 영문 문구가 쓰여져 있습니다. 또한 '봅스레이', '속도빙상', '빙상호케이', '스키' 경기를 이미지로 담고 있는데, 빙상호케이는 하키를, 속도빙상은 스피드스케이팅을 지칭하는 북한 용어랍니다.

▲ 소치 동계올림픽 북한 기념우표 (출처: 연합뉴스)   ▲ 소치 동계올림픽 북한 기념우표 (출처: 연합뉴스)

 지금까지 북한의 동계올림픽 출전 역사에 대해 소개하고, 북한과 관련된 소치 동계올림픽 뒷이야기도 살펴보았습니다. 북한은 '체육강국'이라고 선전하고 있지만, 동계스포츠의 경우에는 스케이트와 스키 등의 장비를 외국에서 수입해야 하고 얼음판 유지에도 비용이 많이 들어서 어려움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북한이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에 참가 의사를 피력하고, 자국에서 '국제 피겨축전'을 개최한 점을 미루어 짐작하건데, 동계스포츠에 대한 북한의 애정은 뜨겁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북한이 미사일과 핵을 앞세운 외교전술이 아닌, 스포츠 종목에 투자함으로써 스포츠 외교를 통해 외교관계의 돌파구를 찾아나가는 것은 어떨까요?

 이번 동계올림픽에는 북한이 불참했지만,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북한 선수들의 속도빙상, 빙상호케이 경기를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4년 후 평창올림픽에서 스키 종목은 북한의 마식령 스키장에서 개최하면 정말 좋겠지만, 올림픽의 경우, 월드컵과는 달리 개최 도시에서 전 경기를 모두 치러야 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남북 공동개최는 조금 힘든 꿈이겠지만,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처럼 남북이 한반도 기를 들고 개막식에 공동입장하기를 기대합니다. 나아가 1991년 '제41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남북이 단일팀을 구성하고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출전한 것처럼, 남북이 단일팀으로 국제스포츠경기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날이 어서 오기를 바랍니다. 한반도 단일팀을 꿈꾸며, 이상 6기 통일부 대학생기자단 한솔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