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musefull.com/20136097063)
'북한' 하면 떠오르는 여러 이미지들 중 북한군이 퍼레이드하는 모습은 단연 압권입니다. 그 중 부대가 행진하는 모습(열병식)은 세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북한만의 특유한 방식으로 이루어져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냅니다. 절도 있게 척척 맞는 제식, 땅을 울리는 듯한 힘찬 발구름, 거대한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자로 젠 듯이 움직이는 부대의 오(伍)와 열(列) 등의 요소를 갖춘 북한의 열병식은 보는 이의 혼을 쏘옥~ 빼 놓기에 충분합니다.
HD초고화질 북한군 퍼레이드 슬로우모션 |
미국의 한 코미디쇼에서 김정일을 패러디하며 북한군의 열병식 걸음을 빼놓지 않고 언급하여 개그 소재로 사용한 것을 보면, 외국인의 눈에도 꽤나 인상적인 것이 틀림없습니다.
북한 열병식 걸음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숙련된 조교의 시범을 보며 알아볼까요?
한 방송에 출연한 북한 장교 출신의 탈북민이 북한 열병식 걸음의 시범을 보여주었는데, 요령을 몇가지 짚어보면
① 무릎이 굽어지지 않게 펴야한다.
② 걸을 때 양팔은 90도로 굽혀서 내딛는 발과 반대쪽 팔을 가슴까지 올린다.
③ 처음 시작할 때는 평보로 걷다가 '우로 봣' 구령에 맞춰 차렷자세를 유지하며 보행한다. 이 때 구령 후 3보갔을 때 고개를 우측으로 돌려야 한다.
④ 고개를 돌렸다면 왼발에 맞춰서 '일당백'을 외쳐준다.
⑤ 구호를 다 외치면 고개를 다시 정면으로 돌리고 평보로 행진한다.
글로 배우는 것이 어려우시다면 밑에 동영상을 참고하며 따라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습니다.
힘 넘치는 이 북한의 열병식 걸음의 행진시 보폭은 70cm, 발 높이는 60cm입니다. 이런 걸음으로 김일성의 생일 2월 16일을 상징하는 216m의 김일성 광장 주석단을 1분 40초 안에 통과해야 한다고 하니 말로만 들어도 다리가 후덜거리는듯 싶습니다. 이런 고난이도의 열병식을 수 개월간 연습하다보니 영양실조에 걸리는 사람도 많고 너무 힘을 준 나머지 내장이 파열되는 것도 부지기수라고 하는데, 그를 막기 위해 연습할 때 가죽띠를 2~3개씩 찬다고 합니다. 실제로 시범을 보인 탈북민분도 열병식 연습 중 영양실조와 누적된 피로로 죽을 뻔한 위기를 겪었고 지금도 후유증에 시달린다고 합니다.
반면! 한국군에도 열병식 걸음이 있는데 보통 '분열(分列)'이라고 부릅니다.
한국군의 열병식 걸음은 북한과 마찬가지로 군(軍)행사나 지역 축제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한 예로 작년 10월 1일에 있었던 건군 65주년 국군의 날을 기념하는 광화문 시가행진을 들 수 있습니다. 보통은 계룡대 연병장에 육해공군의 부대와 각 사관학교 부대가 모여서 대통령의 사열을 받는 것으로 행사를 진행하지만 5년 단위로 해서 한 번씩 크게 서울에서 시가행진을 합니다. 그래서 5년 단위에 걸쳐서 군복무를 하는 군인들은 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니지만 북한국의 처지와 비교해 본다면 위안이 되겠습니다.
3사관학교 생도들이 건군65주년 시가행진하는 모습
한국군의 열병식 걸음도 북한군의 것처럼 부대의 오와 열을 잘 맞춰서 절도 있게, 하나가 된 듯이 움직이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동영상 하나 보실까요?
한국군 열병식 걸음의 요령으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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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소리에 맞춰 잘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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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폭은 항상 일정하게, 이동 중에 오와 열을 맞추는 것이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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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 중 '분열' 구령이 떨어지면 큰 걸음으로 바꿔 걷는다. 이 때 오른팔에는 무기가 들려있으므로 잘 파지하고(없는 제대도 있음) 왼팔은 바이킹이 움직이듯이 흔들 되 정점에서 힘을 주어 딱 떨어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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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로 봣'하는 구령에 왼발에 '충' 오른발에 '성'을 외치며 우측의 사열대를 보며 경례하며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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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열대에서 멀어지면 기수의 신호에 맞춰서 다시 정면을 보며 걷는다.
http://blog.naver.com/goorum21/100002528692 ☜ 링크를 열면 분열연습과 관련된 희로애락을 엿볼 수 있는 수기를 볼 수 있습니다.
왼쪽 사진은 북한 소년병의 열병식 연습을 담은 것입니다. 각자 가슴팍에 하나씩 번호를 달고 있는데, 한국군도 다르지 않습니다. 한국군은 열과 오에 따라서 번호를 줍니다. 첫째 줄 왼쪽에서 세 번째 사람에게는 '1-3'번을 주는 식입니다. 이런 식으로 번호를 부여받으면 연습할 때 맨 왼쪽에 있는 1-1, 2-1, 3-1 등의 사람들이 '오장(伍長)'이 되어 줄 못 맞추는 사람을 지도해 줍니다. 제 기억 속에는 “3-3 줄 안 맞추지?!”라고 소리 지르던 한 사관생도의 외침이 선명하게 남아있는데요, 이런 걸 보면 한국군도 열병식 때문에 많은 고생을 하는 것 같습니다.
한국군 열병식 걸음은 북한군 열병식 걸음에 비하면 유한 편이지만 제대의 대각선 및 앞·뒤 간격을 완벽하게 일치시켜야 하는 오열 맞추기, 사열대에 들어서서 외치는 구호 '우로~!' 등 열병식 참여 제대의 고생은 남이나 북이나 구분 없이 공통된 점인 것 같습니다.
통일이 되면 어떤 퍼레이드와 열병식이 탄생할지 궁금해지는 가운데 통일 덕분에 더 커진 행사규모 때문에 더 많은 고생을 하게 될 한반도의 모든 군인들에게 위로를 보내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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