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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북한 휴대폰의 모든것


2014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다들 New Year Resolution은 잘 세우셨나요? 통꿈이는 통일의 꿈을 더욱 크게, 구체적으로 가질 것을 올해의 목표로 삼았답니다. 그리고 새 스마트폰 장만두요.. 여기서 호기심이 생깁니다. 북한 주민들은 '스마트폰'의 존재를 알고 있을까요? 북한 주민들도 휴대폰을 사용할까요? 이 모든 궁금증을 이란희 기자가 풀어줍니다.


  북한 휴대폰 가입자 240만명에 달한다

북한은 체제 유지를 위해서 정보의 순환을 막는 국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본적인 시스템이 취약한데다가 당국 차원에서 주민들의 전화기, 휴대폰을 감시하기 때문에 정보통신이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북한 체신성과 이집트의 통신회사 오라스콤이 합작으로 운영하는 '고려링크'의 휴대폰 가입자 수는 240만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집니다. 

최근 북한에서 휴대폰 열풍이 불고, 북한 전체 주민의 10분의 1에 해당되는 240만 명이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북한 정보통신 시장의 규제가 조금씩 자유로워진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나라의 경우 초등학생에게도 필수품이 된 것이 휴대폰입니다. 남한에서는 휴대폰이 생활의 모든 부분에서 활용될 정도로 우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데 반해, 북한에서는 어떻게 이용되고 있는지 이란희 기자와 이란희 기자의 Q&A를 통해서 북한 휴대폰의 모든 것을 알아보겠습니다.


▲ 북한의 휴대폰 종류 (사진출처: http://blog.daum.net/byc9744/13390)


Q. 북한에서 휴대폰 산업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나요?

A. 북한에서 손전화라고 부르는 휴대폰 사업을 하기 위해 공식적으로 처음 진출한 기업은 태국의 록슬리퍼시픽 그룹이었습니다. 록슬리사는 2002년, 북한과 손을 잡고 동아시아전화통신회사(NEAT&T)라는 통신회사를 설립한 뒤, 2003년 11월부터 2세대 휴대폰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 사업은 2004년 4월 용천역 폭발사고가 나면서 중단되었습니다. 당시 범행 관련자가 휴대폰을 사용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던 것입니다. 이후 북한에서는 휴대폰 사용이 전면 금지되었지만 경제활성화와 외자유치를 위해서 2008년 12월에 부활했습니다. 현재 북한은 이집트 통신회사 오라스콤과 합작하여 이동통신사 ‘고려링크’를 설립하고 휴대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Q. 휴대폰을 사용하는 북한 주민은 240만 명, 확실한건가요?

A. 사위리스 오라스콤 전 회장의 말에 따르면, 2012년 북한의 휴대폰 사용인구는 150만 명이 넘었고, 2013년 중반에 이미 200만 명이 넘어섰다고 합니다. 통신망도 평양 등 주요 15개 도시와 100여개 중소도시로 확대되어 북한 전체인구의 90%를 망라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렇지만 휴대폰 단말기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북한의 주요 당, 군, 인민부 관료들과 국경지역에 거주하는 무역 상인들이 주로 사용합니다. 북한에서 많은 금액의 달러를 직접 소유하고 있는 고위층 관료, 무역 상인을 제외하면, 아직은 일반주민이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 평양의 '고려링크' 매장을 찾은 평양 시민들이 휴대전화를 고르고 가입하고 있다. (사진출처: 민족21)


Q. 북한에서 휴대폰을 개설하는 절차는 간편한가요?

A. 폐쇄국가인 북한에서 휴대폰을 개설하는 절차는 매우 까다롭다고 합니다. <이동 통신 등록신청서>에는 담당 보안원, 보위원의 사인까지 받아야 합니다. 보위원 등의 사인을 받은 후에야 비로소 각 해당 도 체신관리국에 접수가 가능합니다. 핸드폰을 개설하려는 사람의 신분을 검증하고 난 후에 개설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남한에서의 휴대폰 개설은 이동통신사에 방문하여 핸드폰을 구입하고 몇 장의 신청서만 작성하면 단 10분 만에 이루어지만 북한의 절차는 까다롭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북한 주민들은 다른 사람에게 일정한 대가를 주고 대신 가입하게 하기도 합니다.


Q. 북한의 휴대폰 종류와 가격은 어떻게 되나요?

A. 초기에 북한 주민들이 주로 사용한 휴대폰은 중국산 제품이었습니다. 북한은 휴대폰 단말기를 중국에서 대당 80달러 수준에 수입해 주민들에게는 200~300달러에 판매했습니다. 최근에는 북한에서도 핸드폰을 개발하여 주민들에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북한산 스마트폰인 ‘아리랑’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직접 공장을 방문하여 휴대폰의 성능을 직접 확인할 만큼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아리랑’은 일본에서 부품을 구입하고 인민군 공장에서 조립하여 판매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북한에서 판매하는 휴대폰의 단말기는 가입비와 함께 초기에는 기종에 따라 대당 250~400달러에 팔렸고, 최근에는 100~200달러에 팔리고 있습니다. 사용 요금은 전신전화국이나 우편국에 납부하는데, 선불로 최소한 북한 돈 5,000원 이상을 납입한 뒤 필요할 때 마다 7달러, 14달러씩 충전해서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Q. 북한의 휴대폰 기본요금은 한 달에 얼마인가요?

A.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의하면, 북한 돈 1,000원이면 한 달에 200분 무료통화가 가능합니다. 10월 15일 (2014) 시점 북한에서 환율은 달러당 평균 8200원이었기 때문에, 북한 돈 1,000원은 약 12센트(한국 돈으로 약 129원)입니다. 북한 쌀값이 1Kg당 6000원대에 거래되는 것에 비하면 거의 공짜나 다름없는 금액입니다. 

만약 사용자가 무료통화200분을 모두 소비하게되면 추가 요금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데요, 국내 통신사 요금제와 별반 다를게 없어보이죠? 그런데, 추가요금은 100분당 중국돈 80위안(1만 4000원)으로 뛰기 때문에 다른 사람 명의로 2대를 개통하는 '2대치기'가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휴대폰 요금이 저렴한 이유는 휴대폰을 많이 이용하는 간부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서인데요, 저렴한 요금 및 편리성 덕분인지 북한 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결혼 선물로 각광받고 있다고 알려집니다. ^^ 


Q. 북한 휴대폰도 스마트폰 기능이 탑재되어 있나요?

A. 북한은 올해 들어 스마트폰과 유사한 신형 휴대폰을 출시해 주민들에게 판매하고 있다고 합니다. ‘음성팟기’로 불리는 신형 휴대폰은 국제인터넷 접속 기능을 제외한 TV 시청, 음성 인식, 터치펜, 게임, 외국어 사전 등의 기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만약 북한주민들이 한국산 휴대폰을 구입하여 북한-중국 국경지역에서 사용했을 경우 문자, 사진, 영상 뿐만 아니라 카카오톡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실제 한국산 휴대폰에 중국 계정 칩을 집어넣어 사용하는 방법이 각광받고 있다고 합니다.


▲ 평양 거리에서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여성 (출처: 민족21)


이쯤에서 달러로 구입하는 휴대폰이 북한의 가격으로 얼마가 되는지 의문점이 생깁니다. 북한전문인터넷매체 'Daily NK'의 정보를 참고하면 최근 북한의 달러 당 환율은 8,200원이며, 쌀은 1Kg당 6000원대 거래되고 있죠. 북한 일반 노동자의 월급이 평균 3,000원임을 감안하면 북한의 휴대폰은 고위층을 제외한 일반사람은 구매할 수 없는 고가의 제품입니다. 휴대폰 가격을 생각해볼 때 북한의 일반 주민들에게도 정보가 조금씩 유통될 것이라는 기대는 허무해 보입니다. 

북한의 휴대폰 이용자 수 240만 명! 북한의 고위층 간부와 무역 상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휴대폰이지만 ‘휴대폰 사용’이라는 전 세계적인 흐름을 놓칠 수 없는 북한 당국을 시사하는 것 아닐까요? 한 편으로 북-중 국경지역에서는 중국의 통신망을 이용하여 정보를 주고받고 있다고 하니, 시간은 더디겠지만 북한으로 조금씩 유입되는 정보가 북한 주민들에도 차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