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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평양과 지방의 차이

평양은 북한의 수도이자 북한 최대의 도시입니다. 평양에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는 금수산태양궁전이 있고, 류경호텔, 옥류관과 같은 북한의 유명한 장소들이 모여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평양은 북한의 최대 도시답게 지방과 생활수준 및 배급사정 등이 많이 다르다고 합니다. 평양과 지방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북한의 행정 구역은 1직할시(평양), 2특별시(나선, 남포), 9도(평안남도, 평안북도, 함경남도, 함경북도, 황해남도, 황해북도, 자강도, 양강도, 강원도), 24시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그중 평양직할시에는 대동강이 흐르는 데, 강 좌측에 형성된 중심부를 본평양, 서쪽을 서평양 그리고 강을 건너 동쪽에 형성된 중심부를 동평양으로 나눕니다. 평양시의 중심은 중구역이며, 1950년대 이래 내각청사, 인민대학습당, 조선미술박물관, 평양학생소년궁전을 비롯한 특색 있는 건축물들이 건설되었습니다. 평양의 최대 번화가는 창광거리와 영광거리, 광복거리, 통일거리입니다. 김일성광장과 주체사상탑은 평양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일성종합대학 설립일(10월1일)을 맞아 김정일의 20대 모습을 형상한 동상 (사진=노동신문)


북한은 2010년 2월 평양시 면적을 40% 축소하는 행정 개편을 단행하면서 사실상 농촌에 해당하던 대동강 이남 지역을 황해북도로 편입시켜 평양 인구를 줄입니다. (2008년 약 325만 명에서 2010년 약 250만 명으로 감소) 2012년 행정 구역을 개편할 당시 황해북도로 편입했던 강남군만 다시 평양으로 재편입하였습니다. 이는 과거에 강남군이 평양시의 주요 농업 생산 지역이었다는 점으로 보아 평양시민에게 안정적인 식량을 배급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평양의 인구는 북한 전체인구의 약 10% 수준인 약 250만 명인데, 이중 50만 명이 당·군·정의 핵심계층이라고 합니다.

식량배급에서 평양과 비 평양 지역 간의 차이는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현재 북한은 배급을 받는 평양의 ‘배급제계급’과 각자 알아서 먹고 사는 지방의 ‘자력갱생계급’으로 쪼개져 있습니다. 생활수준의 격차도 큽니다. 2011년 2월 수입품만 판매하는 보통강백화점을 연 것에 이어, 8월에는 ‘북한판 캐리비안베이’로 불리는 만경대 물놀이장을 개장했습니다. 또 북한 당국은 올 해 4월부터 군량미를 풀어 평양 주민들에게 배급해 오다가 10월부터는 당해 수확한 쌀 중 비교적 많은 양을 배급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평양에 잔디꾸리기, 공원과 살림집 및 입체(3D)영화관 건설을 하며 평양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내보였습니다. 이러한 평양시 위주의 시혜정책은 지역 간 생활수준 격차를 더욱 확대하고 있습니다. 작년 북한 언론에 나타난 지역 간 정책 지원을 조사한 결과, 주민의 여가시설 건설 지원은 평양 8건, 기타지역 2건, 경공업 제품 증산을 위한 공장 지원의 경우에는 평양 11건, 기타지역 6건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제한된 자원을 평양에 집중 투입하다 보니 지방주민들의 생존환경은 그동안 갈수록 열악해져 갔습니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4월 15일)을 맞이했던 2012년을 '강성대국 원년'으로 선포하고 평양에서 대대적인 공사를 벌여왔습니다. 평양 중심지역인 만수대지구의 대규모 아파트를 비롯해 만경대 구역의 '광복지구상업중심'(쇼핑센터), 대성구역 안학궁터 주변의 '평양민속공원' 등 지역마다 '맞춤형 개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동평양 지역에 대규모 문화, 체육 시설인 ‘창광원식목욕탕’과 ‘인민야외빙상장’등을 건설하는 등 새 단장에 적지 않은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이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동평양 지역을 개발함으로써 평양 전체의 웅장하고 화려한 변화를 기도, ‘강성대국 건설’의 시각적 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사회는 1990년대 경제난으로 배급제를 비롯한 계획경제시스템이 붕괴하면서 '자생적 시장화'가 북한 전역으로 확산되었고 그 결과 지역·계층 간 소득과 생활수준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습니다. 특히 경제난 속에서 북한 당국은 각종 지원을 평양과 주요시설에만 집중하고 지방이나 관심권 밖의 시설에는 자력갱생을 강요함으로써 사회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2013년 10월에 양강도 대홍단군 감자 수확 때 동원된 주민들에게 매년 배급되던 감자가 교사를 제외하고 배급되지 않았습니다. 2013년 대홍단군과 백암군의 감자 농사는 2012년에 비해 풍년이었지만 이마저도 평양을 제외한 일반 가정에 배급이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옥류관과 청류관 등 평양에 공수할 감자전분 가공에 햇감자 대부분이 소요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단편적인 상황만 보더라도 평양과 지방의 생활수준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이상 유은실 기자였습니다.


참고문헌: 김환석, 북한 사회의 대표적 양극화현상으로서 평양과 지방 격차 현황 및 그 원인, 국가안보전략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