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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로 가는 길

우도에 사는 '평화통일의 소' 이야기

여러분은 '통일'과 '소'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대부분은 현대그룹 故 정주영 회장이 1001마리의 소를 직접 몰고 북한을 방문한 일을 먼저 떠올릴 것입니다. 그런데 아름다운 제주의 섬 우도에 '평화통일'을 상징하는 소가 살고 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 있나요? 대체 그 소는 어떤 사연으로 ‘평화통일의 소’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을까요? 제가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해드리려고 합니다.

 

    우도에 사는 '평화통일 소'의 모습 ▲ 우도에 사는 '평화통일 소'의 모습 (사진출처 : 연합뉴스) 


때는 1996년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집중호우로 인해 경기북부 지역에는 홍수가 났고, 이 때 북한에서 황소 한마리가 한강의 급물살에 떠밀려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내 ‘유도(留島)’라는 작은 섬으로 떠내려 왔습니다. 이 소는 매우 위독한 상태로 그 섬에 머물다가, 이듬해인 1997년 1월에 김포시와 해병2사단에 의해서 구출되었습니다. 그리고 김포시는 이 소에게 ‘평화의 소’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정성스레 보살펴 주었다고 합니다. 


구출된 지 1년 후인 1998년 1월에는 북제주군의 한우 암소인 '통일염원의 소'를 신부로 맞아 결혼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해 11월, '평화의 소'와 '통일염원의 소' 사이에서 듬직한 첫번째 수소가 태어났습니다. 그 후에도 7년동안 어미 소는 총 수송아지 4마리와 암송아지 3마리를 낳았습니다. 그 중 첫째인 ‘평화통일의 소’는 어미 소와 함께 길러지다가 한반도의 평화통일과 민족화합을 염원하는 의미에서 다시 어미 소의 고향인 제주도로 보내졌고, 나머지 소들은 일반 한우 사육농가에 분양되거나 김포 두레놀이의 두레일소로 자라고 있다고 합니다. 


 

(사진출처: 경향신문)          ▲ 당시 신문에 실린 기사 (출처 :한겨레 1998년 11월 10일자)

 

'평화통일의 소'는 2000년 1월 1일, 우도에 정착한 이 후 정성스런 보살핌 속에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라 듬직한 모습으로 '평화통일'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또한 지난 2005년에는 제주도 도민체육대회에서 성화 봉송주자로 나서면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후에도 수 십여 마리의 자손을 낳아 지금은 대가족을 이루었다고 합니다.

 

▲ 제주도민체육대회에 성화 봉송주자로 참여하였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 우도에서 자손들과 함께 살고있는 '평화통일의 소' (사진출처 : 연합뉴스)

 

'평화통일의 소' 이야기를 하니 우리 이산가족의 모습이 연상됩니다. 북한에서 넘어 온 '평화의 소'는 북한에 고향을 두고 피난오신 할아버지, 할머니의 모습이고, 그의 자손인 '평화통일의 소'는 분단된 이 땅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요? 안타깝게도 북한에서 넘어 온 '평화의 소'는 고향 땅을 다시 밟아보지도 못한 채 지난 2006년에 사망했다고 합니다. 이산가족 2세대인 '평화통일의 소'가 '평화통일'을 상징하게 된 것처럼, 앞으로는 우리가 '통일'의 상징이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듬직함과 부지런함으로 오래 전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 온 소처럼 우리도 통일을 위해 부지런히 노력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상 통일부 대학생기자단 안수연이었습니다.